“삼성 이재용 구속되면 국가 신인도 하락” 보도에 대한 경실련의 반박

Fact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 미국 부패방지법(FCPA)의 적용을 받아 삼성전자의 경쟁력 약화, 국가 신인도 하락 등이 우려된다”는 기사가 18일 보도됐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사건은 국내 행위이기 때문에 미국 FCPA의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뇌물 사건의 공정한 처리는 오히려 국가 신인도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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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뇌물죄 적용땐 삼성전자, 美 해외부패방지법 직격탄 맞을수도”(1월16일자 매일경제)

“뇌물죄 인정되면 美 해외부패방지법 타깃될 수도”(1월17일자 문화일보)

“삼성 앞에 ‘美 부패방지법’ 리스크”(1월18일자 조선일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뇌물 공여, 횡령, 위증 등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자 국내 언론은 이같은 기사를 잇달아 보도했다.


내용은 ①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삼성전자는 ‘해외부패방지법’(FCPA·Foreign Corrupt Practices Act)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고, ②‘해외부패방지법’(FCPA·Foreign Corrupt Practices Act)이 적용되면 삼성 기업 경쟁력 약화, 국가 신인도 하락 등 부정적 파장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정말 FCPA의 적용 대상이 될까. FCPA는 1977년 미국 내 기업의 해외에서의 부패관련 행위를 규제하고 처벌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다. 제재 권한은 미국 법무부(DOJ, Department of Justice)와 증권거래위원회(SEC, Security and Exchange Commission)가 갖고 있다.


워터게이트-록히드 사건으로 제정


FCPA가 제정된 배경은 워터게이트 사건과 록히드(Lockheed) 뇌물 공여 사건이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는 1970년대 초반, 워터게이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미국 공기업들이 불법적으로 선거자금을 조성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록히드 사건에서는 400개 이상의 미국기업들이 외국공무원과 정치인들이 총 3억 달러에 달하는 불법 뇌물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내 여론이 들끓고, ‘반부패운동’이 거세지자, 당시 카터 행정부가 FCPA를 제정하게 됐다. 이후 FCPA는 1988년과 1998년 두 차례 개정을 거쳐 현재의 골격을 갖췄다.


삼성전자, 미국 상장기업 아니라 적용 가능성 낮아


FCPA는 크게 뇌물공여 금지와 회계장부 투명성이라는 두 부문으로 나뉜다. FCPA의 뇌물공여 금지 위반은 ①미국과 연관된 개인이나 사업체가 ②사업을 획득, 유지하거나 부적절한 이익을 선점하기 위해 ③해외의 관리에게 ④가치있는 무엇을 제공하려 하는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FCPA의 적용 대상은 다음과 같다.


1. 미국 시민권자 미국 국적자 또는 미국 거주 외국인

2. 미국 증권거래소 및 장외시장 상장기업 및 임직원

3. 미국에 본사 또는 지사를 둔 기업 및 임직원

4. 미국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이나 외국기업이 ‘미국 영토 내에 있는 동안’ 직접적으로 또는 대행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뇌물을 제공한 경우


그렇다면 이재용 부회장이 사법 처리될 경우, 미국 사법당국은 어떤 요건으로 삼성전자를 제재할 수 있을까.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있는 삼성전자는 미국 상장기업이 아니다. 미국에서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한 주식예탁증서(ADR)을 발행한 적도 없다. 따라서 가능한 요건은 ‘미국에 본사 또는 지사를 둔 기업 및 임직원’이나 ‘미국 영토 내에 있는 동안’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대행사를 통해 뇌물을 제공한 경우다.


경실련 금융개혁위원회 위원장인 정미화 변호사는 18일 팩트올과의 통화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더라도 삼성전자가 FCPA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특검에서 밝힌 이재용 부회장의 범죄 사실은 국내행위에 해당하는 만큼 직접적으로 FCPA에 해당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미국 은행 등을 통해 뇌물 줬다면 FCPA 적용 대상


정 변호사는 다만 ‘미국 영토 내’라는 문구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 사법당국에서도 국내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삼성전자의 금융거래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정유라의 말 구입대금을 미국에서 받은 대금 일부로 지급했다면, FCPA 관련 조사를 받을 수 있다. ‘미국 영토 내’라는 것은 미국 통신망, 은행 전산망, 메일 시스템, 전화, 전신 등도 포함되기 때문에 이를 조금이라도 사용했다면 FCPA 적용을 받게 된다.”


미국 FCPA 연구를 진행한 문형구 고려대 교수도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에 “개인적으로 미국 사정당국이 FCPA에 의거해 삼성을 조사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삼성이 뇌물죄로 처벌을 받는다면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을 근거로 처벌이 가능한데, 이 조항을 원칙대로 적용하면, 미국에서 사업을 많이 하는 기업도 해당돼, 미국이 전 세계 기업을 다 뇌물 방지법으로 처벌하는 것이 된다. 그렇게 되면 관할권 논란이 불거진다”고 말했다.


경실련 “오히려 국가 신인도 높아질 것”


FCPA 규정을 어긴 사실이 미국 법무부에 적발되면, 해당 기업은 최대 200만달러에 이르는 과징금을 물게 된다. 개인은 최대 10만 달러의 벌금과 5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해당 기업은 수출 면허 박탈, 미국 내 공공사업 입찰 금지, 증권 거래 정지 등의 제재도 받을 수 있다.


국내 일부 언론은 이를 이유로 “삼성이 FCPA로 처벌을 받을 경우, 기업 경쟁력 약화는 물론 국가 신인도 하락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FCPA 규정을 어긴 기업이 고강도 제재를 피할 목적으로 미국 사법 당국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합의금이 천문학적 수준으로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독일 지멘스의 경우 지난 2008년 8억 달러(약 9474억원)를 벌금으로 냈고, 프랑스 알스톰이 2014년 7억7000만달러의 벌금을 냈다. 미국에 이어 비슷한 법을 가진 독일 등 다른 나라들이 잇따라 유사한 제재를 내릴 경우 삼성그룹 이미지와 국가 신인도가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실련은 “국가 신인도 하락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투명성 확보’로 인애 해외 투자자들에게 국가 신인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경실련 권오인 경제팀장은 팩트올에 “조선일보에서 언급한 사례는 모두 미국 상장기업이거나 미국 내 은행을 통해 뇌물을 제공한 경우”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알스톰의 경우는 미국 메릴랜드에 있는 은행을 통해 뇌물을 제공하다 적발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2010년 3월에는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한국IBM-Korea와 LG-IBM이 한국정부로부터 5000만 달러 규모의 컴퓨터 조달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한국 내 16개 정부기관 주요공무원에게 20만 달러 이상의 현금을 쇼핑백에 넣어 뇌물로 지급한 것이 적발됐다. 그래서 IBM 본사가 미화 1000만 달러 상당의 부당이득금 및 제재금 부과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주식거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미국 은행을 통해 뇌물을 준 부분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기업 경쟁력 약화 등을 거론하는 것은 ‘본질을 흐트러 뜨리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권 팀장은 “해외 투자자들은 남북관계의 위험성, 정경유착 등 기업의 불투명성을 한국 투자의 걸림돌로 본다”면서 “공정하고 신속하게 이재용 부회장 뇌물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투명성을 높여 해외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줄 것이고, 이것은 국가 신인도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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