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호시절은 오지 않을지도 몰라 - <프란시스 하>

으슬으슬 추운 겨울, 저와 제 친구들은 또 카페에 모여 지나간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크리스마스까지도 블랙 스완을 볼 정도로 극악한 취향을 가진 저와 친구들이었지만 이번 만큼은 덜 날이선 영화를 보기로 했어요. 친구 중 하나가 고향을 떠나 서울살이를 시작한 날이었거든요. 그래서 집을 떠나 타지 생활을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보기로 했어요. 바로 <프란시스 하>죠.

이 영화는 댄서가 되기 위해 뉴욕으로 건너온 아가씨 프란시스 할러웨이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초반에는 룸메이트이자 베스트 프랜드와 보내는 좌충우돌 시간들이 펼쳐지고, 중반부터는 비싼 집을 떠나 뉴욕을 전전하는 프란시스의 이야기를 다루죠. 그렇다고 영화의 분위기가 우중충 해지는 건 아니지만, 타지에서 꿈을 이루려는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 담담하고 사실적으로 보여준 영화도 드문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은 빠질 수 없는 음주샷!)

영화를 본 저와 친구들은 소주 한 잔을 마시러 갔지요. 영화가 꿀꿀해선 아니었어요. 영화 속에서 프란시스는 댄서의 꿈을 유예하고 연출과 극단 관리의 업무를 하기 시작해요. 나름 타협을 한거죠. 그리고 자기만의 조그만한 방도 마련하구요. 초짜 서울인에서 직장인이 된 저와 친구들도 그랬어요.

다들 바라던 꿈, 원하던 일을 하는 건 아니지만, 세상과 조금씩은 타협하긴 했지만, 어쨌든 저와 친구들은 무언가를 하고 나름 집에 손 벌리지 않고(그렇다고 챙겨드리지는 못하지만) 홀로 서울 살기를 잘 실천 중이니까요. 그리고 얼마 전에서야,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난 내가 꿈꾸던 사람은 되지 못했지만, 어른이랑 비슷한 것은 되었구나... 그 생각을 하며 서로를 보듬는 마음으로 소주를 들이켰답니다.

어쩌면 호시절은 오지 않을 지도 몰라요. 그래도 어쨌든 세상은 살아지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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