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보이는 마음에 화살 날리기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인 마음의 거리를 재는 일은 이 세상에 내리는 빗물을 한데 모아 측우기에 담는 일처럼 밑도 끝도 없으며, 어젯밤 내린 눈의 양을 다음 주에 측정해야 하는 일처럼 시도 때도 맞지 않는 작업이다.


마음은 시시때때로 변한다. 지난주 금요일까지는 좋았던 사람이 이번 주 화요일에는 조금 싫어질 수도 있고, 베스트 피플이라고 생각했던 A가 B를 만난 후엔 뒤로 밀려날 수도 있다. 마음을 읽는다는 건 파도를 헤아려 보겠다는 말처럼 무모한 도전이며 사람의 마음은 파도 밑의 바다처럼 그 속을 알 수 없는 세계다.


관계가 어려운 건 사람 속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타인의 마음을 읽기란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반대로, 상대의 마음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한들 관계라는 게 더 쉬워질까? 정 떨어져 남남 되기 십상이지. 사람 곁에 사람을 남겨두기 위해 신은 서로의 마음을 읽지 못하도록 적절한 선에서 능력을 제한해 둔 것 같다.


보이는 과녁에 화살을 맞히는 일도 잘하면 올림픽 금메달을 줄 정도로 어려운 법인데 안 보이는 사람의 마음에 내 마음이 명중하려면 눈치라는 걸 얼마나 단련해야 하는 것인지.


이젠 좀 친해진 줄 알고 섣부르게 친한 척했다 무안당할 때면, 난 그냥 좋은 뜻으로 한 말인데 상대가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 때면, 그만 다 때려치우고 방구석에서 혼자 티비나 보고 싶어 진다. 메소드 연기를 선보이건, 기막힌 애드리브로 웃게 만들건, 장단 맞춰줄 필요 없고 아무렇게나 욕해도 듣지 못하는 연예인이나 마주하고 싶어 지는 것이다.

섭섭하다. 내 마음 같지 않은 사람 마음이, 상대 마음 하나 제대로 못 읽는 나 자신이.


사랑이 힘든 이유도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의 마음이 헷갈리기 때문일 것이다.


날 좋아하는 건지,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는 그의 마음을 염탐하는 일은 괴롭다. 깜깜한 동굴 속에서 잔뜩 굶주린 채 어디선가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만 맡는 기분이다. 먹고 싶어 미치겠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더듬더듬, 기어가다 배고픔이 지나치면 헛것이 집히기도 한다. 해골에 든 물이 달고 썩은 고기도 맛있게 느껴진다. 그의 가벼운 선의가 뜻깊은 사심으로 다가오고 우연히 마주친 눈빛이 애절한 고백으로 해석되는 건 사랑에 고파 해골물이 단물로 느껴지는 현상인지도 모른다.


딸각, 불이 켜지면 어둠 속의 착각이 딸각, 실체를 드러내고 또각또각또각또각 미친년처럼 도망가고 싶어 진다. 차라리 동굴 속의 굶주림이 더 나았다. 그 기나긴 터널 속에서 어둠은 축복이었고 빛은 저주였다. 희망 없는 짝사랑의 종말이 드러난 바깥세상은 ‘나는 전설이다’의 좀비에게 내리쬐는 햇살처럼 치명적으로 밝다.


고 고고 고어 우우 어우어


오늘도 수많은 사랑이 어두운 동굴 속에 잠들어 있다. 해골 물로 연명하며 착각을 희망 삼아 버티고 있다. 받아줄 수신자 없이 발신자만 가득한 이 마음들은 매연 속에 가려진 별처럼 있어도 있는 게 아닌 것으로, 사랑이나 사랑이 아닌 것으로 저 우주를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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