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명사

상당히 좋은 글, 이래서 내가 어지간하면 철학/미학 관련 책을 안 읽는다는 건 안자랑.(음?) 오역이야 인간이 하는 이상 어쩔 수 없이 일어난다. 돈 안 받고 하는 번역도 마찬가지. 초벌만으로도 수많은 오역이 일어나고 그것을 끝없이 고쳐 나아가는 것은 시간과 비용을 수반한다. 다만 고유명사에 대한 무신경은 나의 미감을 (상당히) 거스르기 때문에, 지난번과 이어지는 글을 다시 쓴다. 사실 잘 알려진 외국인 명칭 말고는 모두가 다 생소하며, 보통의 한국인들은 외국어로 대부분 영어만 알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영어 고유명사를 그런대로 잘 읽어내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지만 그 얘기는 지난번에 했으니 넘어가겠다. 특히 미국인들 이름의 경우, 성씨를 보고 저 양반은 어느나라 계열이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대부분 맞고, 그 체계 하에서 이름을 읽으면 된다. 하지만 영어가 아니면 어떡할까? 여기서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대륙(…)의 언어를 한 두 가지 이상 익혀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물론 영어 말고 아는 언어가 더 생긴다면 그만큼 풍부한 생활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절대 말리지 않고 권장한다. 어떻게 보면 저번 글과 이어지는데, 아무리 자기가 안다고 생각하더라도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가령 최근,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올라와서 번역했던 아이폰 탄생 비화에 Bucher라는 안 유명한 인물이 나온다. 이 Bucher라는 인물의 이름을 한글로 표기해야 한다고 해 보자. 저걸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부처"라고 표현한다면 … 뭐 그렇다고 세상이 무너지기야 하겠냐만은 별로 아름답지가 않다. 저 이름이 독일어 Buch의 복수형이 아닌가(이게 정답이다. 정확한 발음 표기는 /부커/), 혹은 불어식인 /부셔/로 읽으려면 그 스펠링이 보통은 bucher가 아니라 boucher라고 해야 하잖나, /부처/로 읽으려면 스페인/남미식이어야 할 텐데, 스페인어에 저런 스펠링이 흔할까라는 생각까지 해달라는 것은 무리한 부탁이겠다. 하지만 지금은 유튜브도 있고, 이름 발음 알려주는 사이트도 많고, 위키피디어도 있다. 단, 이게 비단 고유명사 얘기만은 아니다. 알면 알수록 알 수 없는 것이, 뻔히 안다고 생각했던 단어들을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르게 번역해야 하는 일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건 하다 보면 항상 머리 속에 경고음이 울릴 때가 있다. 어김 없다. 뜻을 알고 있지만, 찾아 봐야 하는 경우다. 항상 사전과 위키피디어, 그리고 구글을 끼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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