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푸치의 모닝레터_0212. 변모한 미술관, 성숙한 관람에티켓 요구돼

새해 초 현대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 특별전'을 다녀오면서 관람객들의 사진 촬영이 르 코르뷔지에가 말년에 '주거 실험'을 위해 여생을 보내던 4평 남짓한 오두막(카바농) 별장의 체험관에 한정돼 전시관 내에서 두 시간여 동안 거장의 철학과 생애를 담담하게 사유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전시회 뿐아니라 예술가들의 저작권 침해나 타 관람객을 방해해선 안된다는 취지에서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는 촬영을 엄격히 제한해왔는데요,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시대에 장소 추천이나 정보라기보다 관람객들이 SNS 상에 인증샷을 남기기 위한 이런 트렌드는 거스릴 수 없나 봅니다. 해외에선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이 국내에선 국립중앙박물관과 대림미술관 등이 지난 2015년부터 이러한 방침을 바꿔 SNS 인증샷을 문화예술 공간의 홍보·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면서 부터라고 해요. 5년 전만 하더라도 카메라만 손에 들면 스탭이나 보안요원들이 나타나 제지하곤 했는데,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주최 측이 물리적으로 전체 관람객을 통제하기 어려울뿐 아니라, 플래시를 끈 상대에선 작품 훼손 가능성이 미미하다는 의견들이 나오면서부터였죠. 6일, 다음소프트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게시된 블로그(6억9000건), 트위터(104억건) 미술관 관련 빅데이터 분석 결과, 소셜미디어에서 언급된 ‘미술관’은 한 해 평균 28만 건에 달했네요. 특히, 미술관 관련 빅데이터 분석에서 저작권, 작품 훼손 문제로 그 동안 절대 불가능했던 미술품 촬영이 최근에 허용되면서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관람한 뒤 인증샷을 남겼다고 해요. 미술관이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에서 먹고, 놀고, 배우고, 기념품을 사는 것까지 아우르는 일상 속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소셜거머스 등을 통해 다양한 할인혜택을 챙기는 젊은 층들이 가성비 있는 데이트장소로도 미술관을 찾기 때문일 거 같아요.

국내에서도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 리움 등은 원칙적으로 촬영을 금하고 있으나 서울시립미술관의 경우, 지난 2013년부터 '예술가의 런치박스’라는 코너를 통해 관람객들의 인증샷 욕구를 채워주는 한편, 평일 점심에 함께 작가와 식사를 하며 작품에 대한 대화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코너에 참여하는 관람객들은 식사를 마친 후 미술관에서 작가의 작품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릴 수 있다고 해요. 매회 다른 주제로 관람객을 초대하고 있는 예술가의 런치박스 2월 주제는 필자도 흥미를 가질만한 '인증샷의 공간이 된 미술관에서 대중과 관객은 어떠한 존재로서 기능 하는가'입니다. 참가비는 10,000원으로 서울시공공예약시스템이나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문화예술공간의 입장료가 반값이니 이럴 때, 우리 일상 속에 들어온 미술관을 들러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번 제주여행 때 르 코르뷔지에의 빌라 사보아의 보이드한 공간을 만든 중정이 있는 경사로를 떠올리게 하는 제주도립 김창렬미술관을 방문해 물방울의 화가 김창렬 화백의 작품을 감상했는데요, 개관한지 얼마 안돼 무료 입장해서 좋았는데 옆에서 연신 눌러대는 스마트폰의 촬영알람 때문에 작품에 집중하기가 어려웠어요. 영화관에서 엔딩크레딧은 관객이 사유할 수 있는 권리인 것처럼, 미술관의 SNS 인증샷이나 인생사진도 좋지만 타인의 관람과 사유의 시간이 방해받지 않도록 하는 성숙한 관람에티켓이 요구되는 때 같아요. From Morningman.

Social Film/Healing Qurator,Reporter,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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