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소’ 밀어낸 ‘다이소’, 지적재산권의 힘

단순 권리 보호 넘어 핵심 경영 수단으로 떠오른 지적재산권, 어떻게 지킬까 

32억 달러(약 3조3,800억원). 지난 2014년 구글이 자동 온도조절장치 제조업체 ‘네스트랩스’를 인수·합병(M&A)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이다. 구글이 창업 3년도 안 된 스타트업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돈을 주고 인수한 까닭은 바로 ‘지적재산권’(IP) 때문이었다. 스마트홈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던 구글로선 네스트랩스가 보유 중이던 150건의 원천 특허기술을 사들이는 게 자체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낫겠다고 판단한 것. 덕분에 네스트랩스는 당시 연매출 10배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회사를 매각할 수 있었다.


네스트랩스 사례에서처럼 IP는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이 미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21세기 주요 경영 전략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잘 짜놓은 IP 전략은 대기업과의 M&A를 유리하게 끌어내기도 하고, 시장 진입장벽을 높여 경쟁업체의 등장을 원천 봉쇄시킬 수도 있다. 반대로 IP 관리에 실패하면 후발주자들의 이른바 ‘카피캣’(모방제품)에 노출돼 어렵게 일군 사업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 최근 국내 최대 IP 전문가 모임인 ‘지식재산네트워크’(IPMS) IP소송분과가 주최한 ‘스타트업을 위한 IP 법률포럼’에선 기업을 살리는 IP 관리법에 대한 조언이 쏟아졌다. 이를 토대로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는 IP 보호·활용 전략은 무엇이 있는지 2회에 걸쳐 살펴본다. 


지적재산권, 왜 중요할까


지적재산권(IP)이란 인간의 지적 창작물에 부여되는 모든 권리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상업적으로는 기업이 개발한 기술·디자인 등에 대한 진입 장벽을 세우고 시장에서 그 권리를 보호받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정보기술(IT) 산업이 발전하고 기술 분야가 복잡·다양해짐에 따라 IP 자체가 기업가치를 높이는 주요 수단으로 부상했다. 미국의 대기업에 해당하는 S&P500 기업(S&P500 지수에 포함되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1985년 전체 시장가치의 32%에 불과했던 무형자산(상표권·영업권·브랜드 가치 등) 비중은 2005년 80%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IP 비중은 같은 기간 10%대에서 40%까지 늘어나며 무형자산 시장가치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실제 IP는 단순한 권리 보호 차원을 넘어 회사 매출이나 마케팅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원천 기술의 특허권만으로 이익을 내기도 하고, IP의 가치 평가를 토대로 기술 금융 등 추가 자금 조달 및 투자 유치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홍보·마케팅 측면에서도 특허 획득 자체를 대언론 홍보자료로 삼거나 상표·디자인에 사용된 캐릭터·글씨체 등을 마케팅의 도구로 활용하는 기업이 갈수록 늘고 있다. 포럼 발표자로 나선 김웅 해움특허법인 변리사는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IP가 당장 돈을 가져다주는 수단이 아니란 생각에 관리에 소홀해지곤 한다”며 “IP는 활용 가능성이 높고 부가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만큼 사업 초기부터 전략적으로 바라보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본 중의 기본, 상표권과 디자인


IP는 크게 산업재산권(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권, 상표권)과 저작권(저작인격권, 저작재산권, 저작인접권), 신지식재산권(컴퓨터 프로그램, 영업비밀, 반도체 배치설계)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상표권과 디자인권은 일반 서비스업부터 기술기반 스타트업까지 모든 창업가가 반드시 챙겨야 할 ‘핵심 IP’다. 


생활용품 매장 ‘다이소’(DAISO)의 사례를 살펴보자. 다이소를 운영하는 ‘다이소아성산업’은 지난 2012년 또다른 생활용품점 ‘다사소’(DASASO)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냈다. 다사소의 한글 및 영문 표장과 취급 상품의 품목, 매장 판매방식이 흡사해 일반 소비자들이 두 업체를 오인·혼동할 수 있다는 게 소송의 이유였다. 대법원은 “유사상표를 동일한 서비스업에 사용한 행위에 해당해 등록서비스표권에 대한 침해행위가 된다”며 다이소의 손을 들어줬다. 


상표권이란 자기의 상품을 타인의 것과 구분 짓도록 하는 기호·문자·도형·색체·홀로그램·동작 등을 포괄적으로 보호하는 권리다. 상표권을 출원해 얻은 등록상표는 지정된 상품에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이소와 다사소의 사례처럼 타인이 내 등록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를 동일·유사한 지정상품에 사용할 경우 ‘상표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디자인권은 제품의 모양·색채 등 시각을 통해 미적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대한 권리로, 상표권과 유사하게 활용된다. 디자인권을 획득하면 등록된 디자인과 그와 유사한 디자인을 독점적으로 생산·사용·양도·대여·수출·수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타인이 내 상표권이나 디자인권을 침해했다고 의심될 경우 민·형사상 또는 행정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수단은 민사상 침해금지청구권과 손해배상청구권이다. 침해금지청구권은 해당 상표·디자인의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며 손해배상청구권은 자신이 침해행위로 입은 피해를 배상받기 위해 취하는 절차다. IP 소송분과 우동혁 변호사는 “형사상 침해죄로 고소할 경우 ‘양벌규정’에 따라 침해 행위를 한 기업이 벌금을 내는 것은 물론 기업 대표도 처벌 받을 수 있다”며 “창업 전 자신의 상표나 디자인이 다른 기업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변호사나 변리사의 도움을 얻어 미리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간단한 IP 검색은 특허 정보 서비스 ‘키프리스’(kipris.or.kr)에서 진행할 수 있다. 


스타트업·중소기업이라면 지원사업 노릴 수도


상표와 디자인권을 얻기 위해선 특허청을 통해 출원·등록해야 한다. 상표 출원은 출원료(6~7만원), 심판청구료(24만원), 등록료(21만원)을 부담해야 하며 갱신(10년 주기)의 경우엔 31만원의 갱신등록료를 추가부담해야 한다. 디자인 출원 시에는 출원료(9~10만원)와 심판청구료(24~26만원)를 내야 하며 매년 등록료가 추가 청구된다. 


자금 여유가 없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해당 비용을 감면·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여럿 있다. 공익변리사 특허상담센터(pcc.or.kr)는 소기업이나 영세사업자를 위한 디자인 출원을 무료로 지원하며, 지역지식재산센터의 ‘중소기업 IP경영 지원단’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상표와 디자인 개발 전반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30%의 자체 부담금을 내야 하는 ‘IP경영 지원단’ 프로그램은 현금(20%)과 현물(10%)로 나눠낼 수 있다.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한국지식재산보호원과 코트라(KOTRA)의 ‘IP-DESK 사업’에 지원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해외 출원 시 필요한 비용(최대 50%)과 진행절차에 대한 도움을 업체당 8건 이내로 받을 수 있다. 진출 국가에서 IP 침해 행위가 발생할 경우 현지 조사 및 법률검토에 대한 지원도 가능하다. 


/기사∙인포그래픽= 비즈업 조가연 기자 gyjo@bzu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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