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스타트업의 꽃 ‘특허’ 확실히 지키는 법

아마존과 이베이. 두 곳 모두 비슷한 시기인 1990년대 중반에 전자상거래 사업을 시작했지만, 아마존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4,000억달러(약 452조원)로 370억달러(42조원) 선인 이베이의 10배에 달한다. 아마존이 이베이를 훌쩍 앞지를 수 있었던 비결 가운데 하나로 전문가들은 ‘특허 경영'을 꼽는다. 음성 인식 서비스, 드론(무인기) 등 자체 신기술을 특허로 등록하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몸값도 높여왔다는 것. 미국의 특허조사업체 ‘IFI’에 따르면 지난해 아마존이 새로 등록한 특허는 총 1,662건으로, 전년 대비 46% 늘어나며 미국 전체 기업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아마존의 사례에서 보듯 특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경영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물인터넷(IoT)·로봇공학 등 신기술이 매일같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경쟁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특허가 활용되고 있는 것. 최근 국내 지적재산권(IP) 전문가 모임인 ‘지식재산네트워크’(IPMS) IP소송분과가 주최한 ‘스타트업을 위한 IP 법률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강력한 특허는 기업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주요 경영 전략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며 “반대로 잘못 관리하면 비즈니스가 올스톱 될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행사 내용을 토대로 IP 전문가들이 전하는 ‘특허 제대로 관리하는 법’을 정리해 보았다. 


테크스타트업의 꽃 ‘특허’


특허권이란 특정 기술을 최초로 발명한 사람이나 기업에 일정 기간 동안 그 기술을 독점할 수 있는 권리다. 산업군에 핵심이 되는 기술을 특허로 보유한 기업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투자 유치, 세제 지원, 기술 담보 대출 등의 금전적 혜택도 얻을 수 있다. ‘특허출원’을 강조해 회사를 홍보하거나 기술 교환·제휴 등을 통한 사업 확장도 꾀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특허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기술적 차별성과 진보성, 산업에서의 활용 가능성, 발명의 어려움 등을 조건으로 꼽았다. 이 요건들만 갖췄다면 기술이 아닌 생산, 유통, 홍보, 판매 방법 등의 사업 요소들도 특허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민성 IPMS 기술연구부장은 “다만 기존에 이미 있던 특허기술을 업그레이드해 신기술을 고안해낸 경우라면 기존 특허보유자에게 먼저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허로 등록하기 전 충실한 ‘사전 조사’는 필수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처럼 아무리 특출난 아이디어·기술이라도 누군가가 먼저 생각해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매년 전 세계적으로 400만건이 넘는 특허가 새로 출원되고 있고, 이 수치는 해마다 50%씩 늘어나는 추세다. 창업 전 내가 준비 중인 기술과 관련된 특허가 없는지 미리 확인해야 헛수고를 줄일 수 있다. 기존에 등록된 특허는 특허청 홈페이지에서 특허분류코드로 조회하거나 특허 정보 서비스 ‘키프리스’(kipris.or.kr), 구글의 특허검색 서비스에서 검색할 수 있으며 특허청의 특허전자도서관이나 지역지식재산센터에서도 조회가 가능하다.    


투자 유치∙대기업 제휴 전 특허출원 완료해야 안전


사전 등록된 특허가 없고 등록필요 요건을 갖춘 기술이라면 정식으로 특허출원을 할 수 있다. 핵심은 제품∙서비스를 외부에 공개하기 전 출원을 완료하는 것이다.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일수록 투자 유치나 대기업과의 업무 제휴 등의 과정에서 자신이 가진 능력을 최대로 보여주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 핵심 기술을 섣불리 공개했다가 기술 유출로 고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업상 ‘갑’의 위치에 있는 투자자나 대기업에 비밀유지 조건을 먼저 제안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사전에 특허출원을 완료해 ‘내 것’으로 확보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마다 특허 시스템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만큼 어느 나라에서 출원할 것인가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강 부장은 “최근엔 미국과 중국에 출원하는 게 일반적인 흐름”이라면서도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주력 국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내 제품∙서비스를 판매할 나라에서 특허를 출원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산학연구 등 외부 기관과 공동발명한 기술일 경우 출원 전 권리관계를 명확히 따져 향후 분쟁을 방지하는 게 좋다. 


자금이 부족하거나 특허출원 과정이 처음인 스타트업이라면 정부지원사업을 활용해볼 수 있다. 한국발명진흥회(kipa.org)는 시제품 제작지원과 융자∙IP사업화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공익변리사 특허상담센터(pcc.or.kr)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는 무료 특허교육 상담과 출원지원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해외 출원을 고민하고 있다면 코트라(KOTRA)와 지역별 지식재산센터에 도움을 청해보는 것도 좋다. 


공개하기 싫은 기술이라면 ‘영업비밀’로 부쳐라


내가 가진 기술을 외부에 절대 공개하고 싶지 않은 경우라면 ‘영업 비밀’로 보호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영업비밀이란 ‘합리적인 노력에 의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 생산방법, 판매방법, 영업활동 등의 기술상∙경영상 정보’를 뜻한다. 특허는 출원 후 1년 6개월이 지나면 관련 내용이 일반에 공개된다. 이렇게 공개된 아이디어∙기술을 바탕으로 경쟁업체가 더 나은 기술 개발에 성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외부 공개를 원천적으로 막고 싶다면 영업비밀로 보호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실제 코카콜라는 자사 콜라의 원액 배합비율을 영업비밀로 관리 중인데, 지난 130여년간 단 한 번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정보 유출 등으로 분쟁이 발생했을 때 해당 내용을 영업비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유출을 막기 위한 노력이 충분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법률이 규정하고 있기 때문. 즉 확실한 영업비밀 유지를 위해선 관련 비밀 관리 규정이 담긴 공식 문건을 미리 만들고 이를 지속적으로 점검·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직원에게는 해당 내용이 영업비밀임을 미리 알려 줘야 한다. 김웅 해움특허법인 변리사는 “최근엔 직원들과 스마트폰 메신저나 이메일 등으로 정보를 공유했다가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근로계약서에 미리 비밀유지 조항을 넣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IP 계약 시에는 상대방 검증부터 확실히


기술 제휴 등으로 외부와 IP 계약을 맺을 땐 상대방을 확실하게 검증하는 게 중요하다. 내 핵심 기술을 공개해도 안전한 사람인지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우선 기본정보와 관련해선 정부민원포털인 ‘민원24’에서 계약당사자의 주민등록증∙인감증명서 등의 발급사실과 위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계약 상대가 법인일 경우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등기부 등본과 부동산 정보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실제 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이가 반드시 업체의 ‘대표’여야 한다는 점이다. 실무자가 대신 서명할 경우 차후 분쟁 과정에서 대표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려워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상대측 실무자가 대신 계약 자리에 나왔을 경우 따로 내용증명서를 작성해 대표에게 보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계약 상대가 해외 법인이라면 무역보험공사의 국외기업신용조사서비스에서 기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최윤경 IPMS IP소송분과장은 “특히 중국 기업과 계약할 때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계약서를 작성할 때 영문본과 중국어본을 함께 작성한 뒤 분쟁 시 영문본이 우선시된다는 점을 반드시 기재해두라”고 조언했다. 분쟁이 발생할 경우 중국 내 법원보다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제3의 국가에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법적 요건을 마련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 변호사를 구할 여유가 없다면 법무부의 중소기업법률지원단(9988law.com)이나 무역협회의 무역정보 국제계약사례(kita.net)에서 계약서 작성에 관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기사∙인포그래픽= 비즈업 조가연 기자 gyjo@bzu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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