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질문할 것인가』해답보다 질문을!

곰곰이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난다. 아무리 기억해 보아도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겠다고 단 한 번도 동의하거나 허락해 준 적이 없으니 말이다. 어느 날 그냥 눈을 떠 봤더니 지구, 대한민국, 우리 집에 태어나 있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동의 없이 태어난 세상에 살아야 하는 것도 서러운데, 게다가 이 세상, 대한민국, 가족의 모든 규칙과 조건은 먼저 태어난 사람들을 통해 이미 정해져 있었다. 


아직 뇌가 발달하지 않고 교육도 받지 못한 상태였기에, 우리는 선택하지도 않은 단순한 우연의 결과인 전통과 규칙을 필연이라 착각한다. 우리는 이렇게 한국인, 미국인, 일본인으로 열심히 살기 위해 바둥거릴 뿐이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conditio humana’ 즉 인간의 조건이겠다.

 ―김대식,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에서

말도 안 되는, 믿고 싶지도 않은 조건 속에서 삶을 시작하는 인간. 그렇기에 우리는 언제나 질문해 왔다. 나는 누구이고,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종교, 철학, 예술, 과학, 모두 학문은 이 코미디 같은 인간의 조건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노력일 뿐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삶, 우주 그리고 이 모든 것에 대한 대답”은 과연 무엇일까? 


질문이 있으면 구글을 검색하는 것이 21세기의 진리다. 왜? '구글신'은 모든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구글에게 물어보자.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대답(the answer to 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은 무엇이냐고." 엔터키를 누르자마자 화면에 답이 뜬다. 답은 바로 “42”라고. 구글신을 믿지 못한다면, 이번엔 애플의 '시리(Siri)', 마이크로소프트의 ‘코르타나(Cortana)' 아니면 아마존의 '에코(Echo)'에게 물어보자. 도대체 “삶에 의미는 무엇이냐고?(what’s the meaning of life?)” 역시 답은 매번 동일하다. 42가 삶의 의미이며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대답이란다. 

―김대식,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에서

“지구인들이여, 주목하라.” 어떤 목소리가 말했다. 멋진 목소리였다. 용감한 남자도 울게 만들 정도로 소리의 일그러짐이 거의 없는 멋들어지고 완벽한 사방입체 음향이었다.  

“나는 은하계초공간개방위원회의 프로스테트닉 보곤 옐츠다.” 그 목소리가 말을 이었다. “모두들 분명 잘 알고 있겠지만, 은하계 변두리지역 개발계획에 따라 너희 행성은 철거 예정 행성 목록에 들어 있다. 이 과정은 너희 지구 시간으로 2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경청해 줘서 고맙다.” 

확성 장치가 잠잠해졌다. 

이를 지켜보는 지구인들의 마음에는 이해할 수 없는 공포가 내려앉았다.  

―더글러스 애덤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영국 방송작가이자 소설가였던 더슬러스 애덤스의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미국과 유럽의 과학기술자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책 가운데 하나다. 공상과학이자 철학이고 코미디인 이 소설은 우주 고속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파괴된 지구를 탈출한 평범한 주인공이 은하수를 히치하이킹하며 경험하는 이야기들이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스토리가 바로 '42'의 진실이다. 

―김대식,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에서

우주의 모든 존재들은 언제나 우리와 같은 질문은 해 왔다는 사실을 지구인은 알게 된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도대체 왜 살아야 하는가? 이 모든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끝없는 논쟁과 질문에 진저리가 난 똑똑한 외계인들은 먼 과거에 '깊은 생각(Deep Thought)'이라는 거대한 컴퓨터를 설계해 드디어 답을 얻으려 한다. (1989년 세계 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IBM 컴퓨터 'Deep thought'의 이름 역시 이 책에서 나왔다.)


“이제 다시는, 이제 다시는, 아침에 일어나 ‘나는 누구지? 내 삶의 의미는 뭐지? 우주적으로 말해서, 오늘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일하러 가지 않으면 정말 문제가 뭘까?’ 따위의 질문들을 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오늘로서 우리는 마침내 삶과 우주의 모든 것에 대한 이 성가신 질문에 대한 명백하면서도 단순한 해답을 구하게 될 것입니다.”


드디어, 750만 년 만에 계산을 끝낸 ‘깊은 생각’은 말한다. 답은 '42'라고. 삶의 의미가 42라고?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답이 42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 ‘깊은 생각’은 설명한다. 우주의 모든 것에 대한 답은 분명히 42지만, 그 모든 것에 대한 질문 역시 찾아야 한다고. 

―김대식,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에서

하지만 그 계산은 너무나도 어렵기에, 자신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하고, 그 대신 '지구'라고 불리는 새로운 컴퓨터를 설계해 주겠다고. 결국 인간을 포함한 모든 지구 생명체의 인생 그 자체는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추구하는 계산 과정이었던 것이다.

“저는 제 다음에 올 바로 그 컴퓨터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겁니다. (…) 저 같은 것은 그것의 일개 작동 변수조차 계산할 수 없는 그 컴퓨터 말입니다. 하지만 그 컴퓨터의 설계는 제가 해 드리죠. 궁극적인 해답에 대한 질문을 계산할 수 있는 컴퓨터, 무한하고도 미묘하게 복잡해서 유기체 그 자체가 작동 행렬의 일부가 될 그런 컴퓨터를요. 그리고 여러분 스스로가 새로운 형상을 취하고 컴퓨터 안으로 들어가서 천만 년짜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그 컴퓨터를 여러분께 설계해 드리지요. 그리고 그 이름도 제가 부여하겠습니다. 그 컴퓨터는…… 지구라 불리게 될 것입니다.” 

웃으면서 생각하게 되고, 울다가 다시 웃게 되는 애덤스의 책을, 미래를 걱정하고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하는 대한민국 모든 청소년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김대식,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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