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en Camino #68. 드디어, 산티아고 길을 완주하다.

27/06/2014 Santa Irene -> Santiago De Compostela (Day 31)


이른 아침에도 사람들은 분주했다. 새벽에 일어났는데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콤포스텔라를 향해 부지런히 걷고 있었다.


잠이 덜 깬 게슴츠레한 눈으로 문을 열고 나섰더니 다들 초롱초롱한 눈과 기대에 가득 부푼 표정으로 걷고 있었다.

날씨는 매우 좋았다. 비가 그치고 숲에는 생기가 났고, 사람들은 그런 공기를 머금고 더 활기차게 걷고 있었다.

어떤 순례자는 목 좋은 곳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 묵어간 것 같다.

걷다보면 나오는 마을 Monte do Gozo. 400명이 넘는 순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알베르게가 있는 마을이다. 여기서부터 콤포스텔라는 순식간에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은 다음날 컨디션도 있고, 도착하자 마자 성당의 세레모니를 받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라 이곳에 머문다고 한다.


나와 기봉이의 경우에는 바로 돌아가지 않아도 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조금은 천천히 쉬어가고자 Saint Irene에 머물었던 것이다.


"뭔가 이상해 분명 끝이긴 끝인데 뭔가 끝난거 같지가 않아!"


프란체스카가 낮게 읊조렸다. 갑자기 목표를 달성하게 되서 그런건지 아님 내 노력이 부족한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분명 콤포스텔라가 그렇게 가고 싶었고 내가 목표로 했던 곳이었는데


막상 오게 되니까

참 아쉽고 어색하다.


갑자기 목표가 사라져서 그런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분명 새로운 목표를 찾아야만 했던 것 같다.

Monte do Gozo에 들어서니 확연히 많은 순례객들이 보인다. 이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어 이 까미노를 걸었고


그리고 이제 그 여정을 마무리 지려고 한다.


속으로 반문해본다.


'니가 생각한 만큼 답을 얻어 가는거야?'

아무 생각없이 걸어가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길을 가던 도중 페드로 아저씨를 비롯한 패밀리를 모두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너무 반가운 나머지 포옹을 하며 함께 까페콘레체를 한잔 했다. 다들 잘 지냈냐며 안부를 묻는다. 데니스 아줌마도 있고 보고 싶던 모든 사람들이 다 있다.


서로 고민을 나눈 사람들이 곁에 있고 그들이랑 함께 걷게 되서 참 든든하다.


다시 생각해보면,


이 까미노에서는 모든 진리를 깨우칠 수 없다.

인생을 길게 놓고 그에 대한 답을 단 30일 정도에 찾는 다는것은 사실 욕심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얻어가는 게 있다면 다음과 같다.


1. 나의 고민은 모두의 고민이라는 걸 깨달았다.

많은 순례자들과 고민을 나누며 우리는 공감할만한 고민들을 함께 지녔고 그걸 각자의 방법으로 찾고 풀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2. 비로소 비워낼 수 있었다.

길에서 나는 충분히 혼자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복잡하게 생각하고 해결을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할 수 있었고 몇개는 해결 할 수 있었다.


3.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길에서 숱하게 고생하고 도움을 받았다. 우울한 마음이 들때면 옆에 풀어놓을 사람이 있어 정말 행복했다. 그게 알던 사람이든 아니든,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간에 나는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4. 내 삶의 속도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걸 알았다.

길에서 사람마다 페이스가 있다. 각자의 속도를 무시하고 다른 사람들의 속도를 따라가다보면 분명 몸에서 신호가 왔다. 나는 내 속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걸 남과 비교해서 굳이 서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5. 공감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길에서 만났고 그들의 삶을 들었다. 일방적으로 내 고민만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내 경험을 비추어 다른 사람의 아픔을 듣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나는 공감을 통해 비슷한 패턴의 문제가 있을때 어떻게 풀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까미노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격려를 하고 있다>


Monte do Gozo에 들어서면 누구나 사진이 찍고 싶어지는 탑이 하나 있다. 우린 이 탑 근방에서 반가운 사람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서로 잘 지냈냐며 안부를 묻고 마지막 여정이니만큼 모두가 함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자 이제 우리 지금까지 고생했으니 마지막 맥주 한잔하자. 프란체스카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초리쏘를 꺼내 안주를 준비했다.


"야 우리 이제 거의 해냈구나!"

<신난 사람들은 내리막에서 이렇게 세레모니를! >

<마지막 알베르게>


Monte do Gozo는 콤포스텔라에 이르기까지 만나는 언덕 중 마지막 언덕으로 이제는 계속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그리고 다리 하나를 건널때쯤 우리는 콤포스텔라의 초입에서 간판 하나를 만나게 된다. 찍지 않고서는 못배기도록 만들어놓은 간판. 드디어 콤포스텔라에 도착했다.

도시 초입은 성당하나 보이지 않아 제대로 도착했는지 갸우뚱했다. 곧 구도심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구도심으로 연결되는 골목을 지나자 중세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드디어, 산티아고 대성당에 입성했다.


다음에 계속

(전)빙글 관광청장입니다. 청정 클린 여행커뮤니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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