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무더운 여름의 도쿄에서 어느 날 평범한 부부가 무참히 살해된다. 피로 쓰여진 “분노”라는 글자만이 현장에 남은 유일한 단서다. 그리고 1년 후, 연고를 알 수 없는 세 명의 남자가 나타나고, 이들의 주변인들은 옆에 있는 이가 혹시 범인일까 불안에 휩싸인다."


0.

살인 사건을 접할 땐 대개의 사람들은 시청자의 입장이다. 끔찍한 사건을 드라이한 상태의 것으로 접하게 된다. 그래서 시청자들에게 그런 일들은 이미 일어났을 뿐이다. 끝은 중요치 않다. 다만 범인이 잡혔느냐에만 집중한다.


1.

범인이 잡히면 사건은 종결된다. 사람들은 서둘러 그 일을 갈무리 한다. 하지만 당사자들의 삶은 계속되기에, 그런 류의 일에 끝이란 없다. 좋든 싫든 그렇다.

사실 살인 같은 그런 특별한 사건이 아니더라도 그런 일들이 많다. 딱히 끝이 정해지지 않은 채 희미한, 지지부진한, 지리멸렬한, 그런 일들 말이다.

그리고 그런 일들에서 비롯된 감정들 역시 희끄무리하고, 지지부진하며, 지리멸렬하다. 분노처럼.


3.

영화에서 그린 분노는 억압과 무시에서 비롯된다. 반복된 억압과 무시, 그로 인한 자아성장 기회의 박탈 등은 등장인물 각자의 가슴에 참을 인을 새기게 한다. 종래에는 단념케 하고, 시야와 운신의 폭을 좁힌다. 자못 왕따 피해의 양상과 유사하다.

수없이 당한 무시가 부른 자기혐오는 곧 분노로 가슴에 쌓인다. 누구에게나 크고작게 존재한다. 차곡차곡 쌓인 분노는 하나의 폭탄으로 조립되어 터지기 마련이다.


4.

영화에서의 폭탄이 터지는 계기는 사소하고 또 소소해서 더욱 비극적이다.

민감한 폭발물은 사소한 자극으로 터지게 되고, 거기서 튄 불티는 사람들의 마음에 분노와 불신에 옮겨 붙는다.

전이된 불길이 남긴 건 재를 보는 듯한 허무 뿐이다.


분노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영화 안에서 아무도 모른다. 영화 밖에서도 모르겠다. 종잡을 수 없는 들불 같은 분노의 감정은 어떻게 추스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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