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마크맨' 25시] '엎드려 쏴! 개머리판 잘 댔나?' 군부대 체험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안보현장 방문 일환으로 7일 인천광역시 부평구 17사단 신병교육대를 방문해 영점사격(위) 시범을 하고 있다. /인천=문병희 기자

[더팩트 | 서민지 기자] 오늘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안보' '교육' 현장에 동행했다. 안 후보는 7일 오전 인천 부평구에 있는 육군 17사단 신병교육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했고, 오후엔 사립대 총장들과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자강안보'와 '교육혁명'을 강조하며 중도보수층을 끌어안으려는 행보다.


대선주자들이 군부대를 찾는 건 안보이슈 선점을 위한 통과의례인 만큼 특별한 그림(기삿거리)이 없을 텐데, 기사를 어떻게 쓸까 걱정하며 오전 9시 50분 군부대로 이동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 안에서 동료 기자들과 오늘 자 취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속 안 후보 오늘 보나요~?"

안철수 후보의 군인 시절 사진. 안 후보는 군의관 출신으로 경북 영천의 3사관학교에서 3개월 간 훈련을 받았다. /안철수 캠프 제공

◆ 김경진의 "엎드려 쏴!" 주문에 당황…일단 엎드린다


군화 닦는 안 후보는 보지 못했지만, '엎드려 쏴!' 훈련을 받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버스에서 내린 안 후보는 군복으로 갈아입은 후 김정유 사단장으로부터 군 현황을 청취하며 사격술 예비훈련 현장에 도착했다. '엎드려 쏴' 자세로 영점사격 훈련을 받는 병사들 곁에 다가가 의례적인 말을 쏟아냈다. "네네, 고생들이 많아요. 야간 사격도 하시죠? 할 만한가요?"


바짝 긴장한 훈련병은 대답하랴, 사격훈련을 하랴 바빠 보였다. 총부리에 바둑돌을 올려놓는데 자꾸 떨어지자, 바둑돌을 올려놓는 상대 훈련병의 손이 떨렸다. 어색한 그림에 보다 못한 김경진 의원이 나섰다.('쓰까요정' 김 의원은 지난 5일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임명됐다.)

"아니, 그러지 말고 안 후보님이 직접 엎드려서 한 번 해보세요."


사실 필자는 사격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어 잘하는지 못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일단 자세는 그럴듯했다. 군필자 기자들은 "자세 괜찮다. 개머리판을 어디에 대느냐가 관건"이라며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했다. '개머리판'을 검색했다. 총의 아랫부분을 어깨에 받치면 맞단다. 잘한 것 같다. 1분간 자세를 취한 안 후보는 "이 정도면 되지 않나요? 예정에 없이 해서…"라며 멋쩍은 표정으로 일어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안보현장 방문 일환으로 7일 인천시 부평구 17사단 신병교육대를 방문하고 있다. 걸음이 빠른 안 후보를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움직였다. /문병희 기자

◆ "나도 다녀왔다" '군필부심'으로 공감대 형성하기


경험은 공감을 낳는다. 아파본 사람만이 아픔에 공감한다지 않나. 11시 20분께. 안보교육장으로 이동했다. 산을 깎아놓은 형태라, 곱지 않은 길을 뛰어다녀야 했다. 평소 발걸음이 빠른 안 후보는 이날도 어찌나 빠른지 따라다니기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사뿐사뿐 걷지만, 속도가 LTE 수준이라 별명이 '날다람쥐'다.) 거의 포기상태였지만, 일단 들리는 대로 받아적었다. 적어놓고 보니, 대부분 본인의 군인 시절 이야기였다. 안 후보는 경북 영천의 3사관학교에서 3개월간 훈련을 받았다.


"이 정도 날씨면 훈련하기 나쁘진 않겠네요. 저는 2~3월에 훈련받았는데, 추워서 혼났어요. 네, 영천에서요." 관련 이야기는 사단 보유 장비와 군용품을 소개받는 자리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군 통신 장비나 텐트, 군복 내피 설명을 들으며 "옛날보다 많이 좋아졌네요. 저 때는 옛날이라"고 말했다. 군의관 출신인 안 후보는 "부대 내 군의관은 많은가. 수도통합병원이 제일 가깝죠?" 등 군부대 내 의무실 관련 이야기를 묻기도 했다.


신병교육대대에서 식사할 때도 어김없이 나왔다. "제가 왜 신교대에 왔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저도 해군 장교 출신입니다. 기초군사훈련 때가 저는 가장 힘들었습니다. 장교라 3개월 동안 훈련을 받았습니다. 아무리 해도 3개월이 끝나지 않아서 정말 오래오래 훈련받았던 느낌, 그런 경험 가지고 있습니다."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공감대를 충분히 산 것 같았다. 훈련병들의 시선은 안 후보를 올곧이 향했다. 순간 본론이 나왔다. "저는 안보가 국가의 가장 근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보가 구멍이 뚫리면 그때부턴 아무런 다른 일도 할 수가 없습니다. 튼튼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해서 우리나라 스스로 힘을 지키자는 것"이라며 안보 관련 대선 공약의 기조를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안보현장 방문 일환으로 7일 인천시 부평구 17사단 신병교육대를 장병들과 식사하고 있다. 노란테두리 안 사진은 필자의 식판. 식단은 비빔밥과 계란국이었다. /문병희 기자

◆ "군인 체질?" 짬밥 체험하며 '수다 본능' 나오다


마크맨으로 활동하니 '짬밥(잔반에서 변한 말로 군대에서 먹는 밥을 이르는 말)'을 먹는 날도 왔다. 처음으로 '짬밥'을 먹었다. '고추장→김 가루→맛살 튀김→알 수 없는 나물고기반찬→달걀 감잣국' 순으로 담아 자리에 앉았다. 따로 먹는 건줄 알고, 밥에 김을 묻혀 콩나물과 먹었다. 어째 밍밍한 맛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엇, 군필자들은 비빔밥을 먹고 있었다. 일단 말아 먹고, 비벼 먹고, 섞고 보는 게 짬밥이란다. 그래서 비볐다.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다.


처음 먹는 짬밥도 짬밥이지만, 취재는 놓칠 수 없는 법. 군부대 방문 본연의 목적에 따라 안 후보 쪽으로 레이더망을 열었다. 멀리서 안 후보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 평소 기자들과 식사에선 묻지 않으면 먼저 말을 안 하던 분이 아들뻘의 청년들과 함께 있으니 '수다맨'이 된 듯했다. 편할 때 나오는 특유의 "아하하" 웃음소리도 계속 울려 퍼졌다.


무슨 재밌는 이야기를 하길래 웃음꽃이 폈나, 잔반은 다 비웠을까 궁금해서 한 번 가 봤다. 이미 잔반은 깨끗하게 비운 지 오래였다.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제대할 때까지 얼마나 남았어요? 살 좀 쪘어요? 군대 와서 살찌는 사람이 있지만, 살 빠지는 사람도 있고. 살찌고 있다니까 좋네요. 하하, 군대 체질인가 봐~ 살 빠진 친구도 파이팅!"


왼편에 있던 훈련병에겐 기념으로 '엄마 전화 찬스'도 줬다. 전화통화를 건네받아 "아드님이 잘생겼습니다. 얼마나 걱정이 많으십니까. 아드님이 군대 체질인가 봅니다. 살이 쪘다고 하니, 많이 걱정하지 마십쇼"라고 인사를 건넸다. 훈련병에게 "나가서 어머니와 더 통화하다 오라"고 배려했고, 3분도 채 안 돼 훈련병이 돌아오자, "왜 이렇게 빨리 끊어요?"라며 다정하게 묻기도 했다. 식사를 끝내고 나가는 길엔 "너무 맛있었습니다. 우리 집보다 낫습니다"라며 크게 웃었다. '수다맨'에서 '후보'로 다시 돌아왔지만, 여전히 표정은 밝았다.

식사 후 훈련병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안 후보. 잔반을 싹 비웠다. 표정이 밝다. /서민지 기자

우여곡절 끝에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군부대 취재를 끝냈다. 생각(?)보다 괜찮은 그림을 많이 건진 것 같았다. 대부분의 그림은 안 후보가 자발적으로 그리기도 했지만, 사실 밀착 보좌를 하는 김 의원 덕도 컸다. 이후 일정인 서울 숙명대학교 '사립대 총장 초청간담회'에서 김 의원과 마주쳤다. "군부대에서 안 후보를 왜 이렇게 굴렸냐. 우리는 그림 만들어주셔서 고마웠다"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아이고 적성에도 안 맞는 일을 해서 힘들어 죽겠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내일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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