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지역(?)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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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면 유럽 어디에서나 극우파가 활개를 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주요 국가치고 유독 스페인에는 극우파가 없다시피 하다. 없다시피, 라고 한 이유는, 그런 정당이 있기는 있어서다. 기사에 나오는 Vox라는 정당이다. PP(Partido Popular)에서 갈라져 나온 이 정당은 의석도 없고, 오로지 “생존”이 목표다.


왜냐? 2016년 총선에서 Vox의 득표(라고 쓰고 사표라고 읽는다)는 0.2%에 불과했다. 트럼프를 본따서 만든 슬로건, “Hacer España grande otra vez”도 소용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도 스페인은 PIGS의 일원이었다. 그만큼 어려운 이들이 많을 텐데도, Vox는 이들에게 힘을 못 쓰고 있다. 왜죠?


첫째, 프랑코 독재가 그리 멀지 않은 시절이었다. 지금도 스페인 전 인구의 절반 가량은 프랑코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이다. 프랑코 통치 36년 동안 프랑코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스페인에게 국수주의나 외국인혐오주의에 대한 백신을 놓은 셈이었다. 1970년대 말, 스페인에 (드디어) 민주주의가 도입됐을 때, 스페인 정당들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국수주의를 배격했다. 여전히 영향이 큰 천주교도 한 몫 하고 있고 말이다.


둘째, 스페인은 연방국가가 아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여러 나라가 연합한 하나의 왕국을 구성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지금도 독립하려 노력하고 있는 카탈루니아는 말할 것도 없고, 바스크와 갈리시아, 안달루시아 등의 존재 때문에, “스페인”이라는 정체성은 없다시피하다. (서로 언어도 다르잖나, 우리가 흔히 아는 스페인어는 그냥 카스떼야노일 뿐이다. 카스티야에서 쓰이는 언어다.)


통일된 정체성이 없으니, 그만큼 극우파가 발붙일 기반도 부족하다는 의미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여기서 셋째, 이민자들이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에 몰려 있지 않다. 정체성이 서로 다른 지역마다 다 흩어져 있다. 마드리드의 중앙 정치 논쟁에 이민이 등장하는 경우가 그만큼 드물다. 안 보이니까 말이다.


결론은, 그토록 힘들었던 시기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내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스페인 내 극우파는 힘을 못 쓰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 결론을, (1) 민주주의 역사가 오래됐고, (2) 정체성이 통일된, (3) 이민이 대도시에 몰려 있는 나라에 반드시 극우파가 창궐한다는 식으로… 가만, 이거 맞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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