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8개 달린 초대형 괴물뱀과 일본 항공모함 ‘이즈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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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자위대의 최대 호위함 ‘이즈모’(出雲)가 5월 1일 미군 해군 보급함 보호 임무에 들어갔다. 새 안보법제에 따른 후속 조치에 따른 것이다. ▲이즈모는 단순한 호위함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군사 정보지 ‘제인 연감’은 이즈모를 항공모함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즈모에 대한 새 임무는 한반도의 위기설을 부추겨온 일본이 본격적으로 군사대국화에 나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머리 8개 달린 초대형 괴물뱀을 로고에 담은 이즈모의 등장 배경과 제원에 대해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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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이 해상자위대에 ‘미국 군함 보호 명령’을 내린 건 4월 30일이다. 이는 아베 내각이 2016년 3월, 새 안보법제에 ‘무기 등 방호 규정’을 포함시킨 지 1년 만에 나온 조치다. 이 규정은 전시가 아닌 평시에도 일본 방위에 공헌하는 미군 장비 등 보호를 위해 자위대가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出雲) 첫 미국 군함 보호 임무


방위상이 명령을 내린 다음 날인 5월 1일, 해상자위대 호위함인 ‘이즈모’(出雲)가 미군 해군 보급함 보호 임무에 들어갔다. 이즈모는 해상자위대가 갖고 있는 호위함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이름만 호위함이지, 사실상 항공모함(경항공모함)에 가깝다. 일본 최대의 호위함이 사실상첫 실전에 투입된 것이다.


이즈모는 이날 오전 가나가와현 요코스카(橫須賀) 기지를 출항, 도쿄만을 나온 뒤 오후에 미군 해군 보급함과 합류했다. 우려스럽게도, 이로써 해상자위대의 활동은 탄력을 받게 됐고, 일본 군국화의 속도 역시 더 빨라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70년대 취역한 ‘하루나’-‘시라네’형 호위함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호위함의 본격적인 시초는 1970년대 취역한 헬리콥터 탑재 호위함(DDH) ‘하루나’형과 ‘시라네’형이다. 미군식 함선 기호인 DD는 구축함(Destroyer)을, H는 헬리콥터(Helicopter)를 뜻한다. 하루나와 시라네형은 모두 5000톤급으로, 헬리콥터 3대를 탑재할 수 있었다.


일본 군사 역사 권위자인 야마다 아키라(山田朗) 메이지 대학 교수는 ‘전쟁국가의 부활’이라는 책에서 “당시 구축함급 군함에 헬리콥터를 3대나 탑재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일이었다”며 “일본 헌법 9조 2항에는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공격형 항공모함은 보유할 수 없다’고 돼 있기 때문에 헬리콥터 항공모함도 보유할 수 있는지는 애매모호한 부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야마다 교수는 “DDH라는 군함은 미국이 할당해 준 전략적 역할, 즉 구소련 잠수함전과 헌법 9조 사이의 줄다리기 속에서 생겨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973년 취역한 하루나형 1번 군함은 30년 후 노후화를 이유로, 새로운 군함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이 군함이 2007년 8월 취역한 휴우가(日向)다. 휴우가는 1918년 일본 구해군이 건조한 전함의 명칭으로, 이 이름을 이어 받은 것이다.




2007년 취역한 호위함 휴우가(日向)의 특징은


휴우가는 길이 195미터, 기준 배수량 1만3500톤(만재 배수량 1만8000톤)이다. 동시에 이착륙이 가능한 헬리콥터가 4대, 탑재 가능한 헬기의 총수는 10대에 달한다. 월간조선 오동룡 기자는 ‘일본인도 모르는 일본 자위대’라는 책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휴우가가 주변국의 이목을 끄는 점은 무엇보다 항공모함인지 여부 때문이다. 방위성은 공식적으로 헬기탑재 호위함으로 부르며, 결코 경항공모함이나 헬기탑재 항공모함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이 휴우가를 경항공모함으로 주목하는 이유는 이탈리아의 경항모 주세페 가리발디가 만재 배수량 1만3500톤인데, 수직 이착륙 전투기 또는 대잠 헬기를 무려 16~17대나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경항공모함보다 조금 작은 태국의 항공모함 차크리 나루에벳도 수직 이착륙기 헤리어기와 헬기를 무려 12대나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의 신형 DDH는 경항공모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5년 3월 이즈모 투입…영국 ‘제인연감’은 항공모함으로 분류


해상자위대는 ‘휴우가’형에 이어 2015년 3월 새로운 대체함으로 ‘이즈모’(出雲)를 취역시켰다. 5월 1일 ‘미국 군함 보호 명령’에 투입된 그 호위함이다. 산케이신문은 2016년 7월 12일 ‘이즈모 철저해부’라는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해상자위대는 지금까지 이즈모를 헬기탑재 호위함이라고 부르지만, 세계 군사 데이터를 취급하는 영국의 ‘제인 연감’은 항공모함으로 분류하고 있다. 게다가 구해군의 주력 항모였던 쇼카쿠(翔鶴)의 길이가 258미터였기 때문에 규모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즈모는 길이가 248미터로 휴가(195미터)보다 50미터나 더 길다.”


제인 연감(Jane's Yearbooks)은 영국의 제인스 인포메이션에서 발행하는 권위있는 군사·무기 정보지다.


산케이는 이즈모의 규모에 대해 “건물 높이로 따지면 도쿄청사(243m)보다 조금 크고, 오사카부 사키시마 청사(256m)보다 조금 작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즈모는 요코스카항을 모항으로 하며, 기준 배수량은 1만9500톤, 속력은 30노트(시속 50킬로)다.


산케이는 “이즈모의 가장 큰 특징은 뱃머리부터 꼬리까지 이어지는 ‘전통갑판’(全通甲板)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함장이 지휘를 하는 함교 아래로 갑판이 넓게 펼쳐져 있다. 함교는 갑판을 넓게 운용하기 위해 갑판의 우현쪽에 바짝 붙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즈모의 갑판 폭은 38미터다. 헬기 이착륙 장소가 5곳이며, 헬기 격납고와 연결된 헬기승강기가 2개 있다. 갑판 아래에 설치된 격납고는 길이 175미터로, 헬기 9대가 배치될 수 있는 공간이다. 도합, 헬기 14대를 탑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로고에는 머리 8개 달린 초대형 괴물뱀


그런데 왜 이즈모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호위함은 자연현상, 산이름, 지명 등에서 이름을 빌려온다고 한다. 이즈모는 이즈모(出雲)시에 있는 옛 지명(시마네현 이즈모국)에서 따왔다고 한다. 산케이는 “옛지명을 함정 이름에 붙인 것은 해상자위대 최초의 ‘전통갑판(全通甲板)형’ 호위함 휴우가(日向)가 최초”라고 덧붙였다.


이즈모의 통로 벽면에는 로고마크와 함대의 이력, 역대 함장의 이름 등이 기록돼 있다. 이즈모 로고는 야마타노오로치(ヤマタノオロチ)를 배경으로 하고, 쿠사나기노쓰루기(草薙の剣)가 새겨져 있다. 야마타노오로치는 일본 신화에 나오는 머리 8개 달린 초대형 괴물뱀이다. 시마네현의 마을에 찾아와 노부부의 딸들을 잡아갔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쿠사나기노쓰루기는 일본 왕실의 세 가지 신기(神器)중 하나인 검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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