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낮춰라 | 프레임 안에서

인간의 기대감이 우리가 보는 것에 대한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면, 그와 마찬가지로 기대감은 우리가 무엇을 촬영하고 촬영하지 않을지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


▶ Canon 5D, 21mm, 1/320초, f/10, ISO 200 | 바라나시, 인도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은 잘 알려진 인간의 특성이다. 인간의 기대감이 우리가 보는 것에 대한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면, 그와 마찬가지로 기대감은 우리가 무엇을 촬영하고 촬영하지 않을지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새로운 장소를 촬영할 때, 특히 유명한 관광지의 경우 수많은 엽서사진들과 전형적인 여행사진들에 의해 그 장소에 대한 생각과 느낌이 정립된다. 거주지나 익숙한 장소에서 촬영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기대감은 그 장소를 완전히 인지하는데 방해가 된다.

▶ Canon 5D, 135mm, 1/800초, f/5.6, ISO 400


자신이 가진 비전에 얽매일수록 그 장소를 제대로 보거나, 느끼거나 혹은 경험할 수 없다. 필자가 첫 인도 여행에서 타지마할을 촬영할 때, 전형적인 사진들을 먼저 촬영한 후 그곳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고 그 순간이 필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찾는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설득력 있는 사진은 사진가 자신이 그 장소에서 받은 느낌을 전달하는 사진이며, 진부함을 넘어 자신만의 느낌을 표현하려면 속도를 늦춰 시간을 들여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닌 통찰력을 가지고 인지해야 한다. 어디에선가 그것을 모델의 촬영과 인물의 촬영 사이의 차이점으로 비교한 적이 있다. 모델의 사진은 일반적으로 제품 사진의 한 종류로 한 사람을 묘사한 사진이고, 인물사진은 그 사람에 대한 사진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과, 장소들 혹은 문화들의 사진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 Canon 5D, 33mm, 1/320초, f/10, ISO 200


게다가 기대감은 다른 방식으로도 작용한다. 종종 무엇을 보고 경험하고 촬영할 것이라는 기대는 장비의 선택을 결정한다. 근접한 인물사진 촬영을 기대했던 장소에 도착한 필자가 인도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 장소에 대한 원래의 생각과 다른 느낌을 받고 기대와 다른 상황에 적합한 도구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 결과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사진을 만들고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에 제한이 생긴다. 창의력은 항상 제한된 장비를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제약조건하에서 발휘된다는 점은 알지만 무의식적으로 기대감을 기반으로 장비를 선택하는 사진가는 자신을 불필요한 제약조건에 노출시키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진정 강렬한 사진을 촬영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어렵다. 더 어렵게 만들 필요는 없다.

▶ Canon 5D, 135mm, 1/125초, f/2.8, ISO 400


필자는 첫 인도여행에 17-40mm 렌즈를 가지고 가지 않으려 했다. 주로 인물사진을 촬영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고 그에 맞춰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렌즈를 가방에 넣었다. 일주일 동안 촬영한 바라나시에서의 사진들 중 마음에 드는 사진들은 17-40mm 렌즈로 촬영한 것들이다. 초점거리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 이후로 17-40mm 렌즈를 항상 챙긴다.


자신이 가진 기대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며, 실제 상황은 기대를 능가하거나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하자. 필자의 삼각대가 그 예이다. 필자의 Gitzo 삼각대는 부피도 크지 않고 가볍지만 가져가지 않을 뻔했다. 그 여행에 삼각대가 없었다면 전혀 다른 사진들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을 것이다. 충분한 여분의 배터리와 메모리 카드를 챙긴다. 필자는 대용량의 메모리 카드를 사용한다. 현재 64GB 카드를 사용하는데 항상 필요 이상이라고 생각되는 여분의 메모리 카드를 가지고 간다.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이 기대감을 위험요소로 만든다. 기대감은 결국 추측일 뿐이며, 추측을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잠깐 나가서 걷다가 한 시간 안에 돌아올 계획으로 나갔을 때 기대하지 않던 멋진 일이 우연히 일어나 하루 종일 촬영을 하게 된다. 여분의 배터리와 충분한 SD 카드와 에너지바를 가지고 있다면 게스트하우스로 필요한 도구를 가지러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 가설을 세울 당시에는 빈틈이 없는 것처럼 여겨진다. 바로 그것이 가설이 골칫거리가 되는 이유이며, 가설의 논리에 넘어가게 된다. 그러나 그 논리는 예기치 않았던 전개와 즉흥성에 맞설 수 없다 .


프레임 안에서 2

작가 | 데이비드 두쉬민

출판 | 정보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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