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취업하기①/ 취업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취준생,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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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1호 업무 지시’는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그만큼 한국 청년들의 취업이 절박하다는 얘기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1.2%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역대 최고치(4월 기준)를 기록했다. ▲한국 청년들의 구직난이 심각한 것과는 반대로 일본은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지난해 일본의 대졸, 고졸 취업률은 97%를 웃돌았다.(2016년 5월 20일 아사히신문) ▲졸업하면 곧바로 취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한국 청년들도 늘고 있다. ▲‘2017 글로벌 취업상담회’에 참가한 일본 기업이 91곳으로 늘어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이중 도쿄증권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만 25곳에 달한다. ▲알짜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많아진 셈이다.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은 12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7 글로벌 취업상담회를 시작으로 ‘일본 기업에 취업하기’ 시리즈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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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명의 남녀 취준생들이 서성거렸다.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흰 종이에 눈을 고정시킨 남자 취준생도 있었고, 뭔가를 끊임없이 중얼거리는 여자 취준생도 있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모두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취업상담회 현장 분위기: 면접 앞둔 취준생들 긴장한 모습


“일본 회사에 지원하려는 사람은 모두 일관되게 정장을 갖춰 입어야 합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여기서 정장을 입은 분들은 십중팔구 면접을 보러 오신 분들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2017 글로벌 취업상담회’의 진행을 맡은 한국산업인력공단 최초이 대리(해외취업알선팀)의 말이다. 산업인력공단과 코트라(KOTRA)가 주관하고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이번 상담회는 11~12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은 12일 오전, 취준생들의 취업 희망 열기로 가득한 현장을 찾았다.


글로벌 취업상담회는 올해로 8회 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총 18개국의 해외 기업 200여 곳이 참가했다. 505개 직종에 걸쳐 1400명 정도를 뽑는 자리로,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일본의 채용규모가 가장 컸다. 이번에 참가한 일본 기업은 91곳으로, 전체 참가기업의 절반에 가깝다. 코트라측은 “이틀에 걸친 취업상담회에 총 8802명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1.2%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역대 최고치(4월 기준)를 기록했다. 한국 청년들의 구직난이 심각한 것과는 반대로 일본은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지난해 일본의 대졸, 고졸 취업률은 모두 97%를 웃돌았다.


2016년 5월 20일, 아사히신문은 일본 문부과학성을 인용 “올해 졸업한 대학생의 취직률은 97.3%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6%포인트 높아졌다”며 “이는 조사를 실시한 1997년 이후 최고치”(今春卒業した大?生の就職率は97?3%で、前年同期から0?6ポイント?え、調査を始めた1997年以?最高となった)라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또 “고교생의 취직률은 97.7%”라며 “6년 연속 개선됐다”고 했다. 고졸, 대졸 취직률이 97%를 넘는 다는 것은 ‘졸업하면 곧바로 취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한국 청년들도 늘고 있다.




참가 일본 기업: 91개 기업 부스 마련…도쿄증권 거래소 상장기업 25곳


고용노동부는 올해 3월 “고용노동부 지원사업을 통해 일본에 취업한 사람은 2014년 338명, 2015년 632명, 2016년 1103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해마다 2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취업상담회를 살펴보면, 지원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기업의 폭도 넓어졌다. 2013년 상담회에 참가한 일본 기업은 22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2014년 53곳, 2015년 96곳 등으로 매년 크게 늘어났다.


코트라 글로벌일자리사업단 이효봉 대리는 팩트올에 “이번 상담회는 올해 상반기 행사로, 하반기 상담회 때는 일본 기업들이 추가로 더 참가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반기 상담회는 9월 28~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릴 예정이다.


참가 기업의 ‘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이효봉 대리는 “한국 인재를 찾기 위해 상담회에 등록하는 업체들 중에는 대기업을 포함해 우수 해외기업들이 많다”면서 “이번에 참가한 일본 기업 가운데 도쿄증권 거래소 상장기업만 25곳”이라고 했다. 소프트뱅크(금융), 닛산(자동차), 로손(편의점), 쿠보타(농기계) 등이 그 예다. 일본의 알짜 기업들이 한국의 취준생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 기업 취업 루트: 일본 고용사이트 이용하거나 취업상담회 참여


그럼, 일본 기업에 취업하려면 어떤 루트를 통해야 할까. 이번처럼 취업상담회가 일본 기업에 취직하기 위한 유일한 창구는 아니다. 취준생 개인이 기업에 직접 지원할 수도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고용알선 사이트인 ‘마이나비(www.mynavi.jp)’나 ‘리쿠나비(job.rikunabi.com)’ 등을 이용하면 된다. 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이 이곳에 채용공고를 올리기 때문에 선택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왜 취업상담회에 사람이 몰리는 것일까. 일단 지원자가 개인적으로 일본 기업에 취직하려면, 한국 채용 일정이 있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면접이나 시험을 보기 위해 매번 일본으로 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반면 취업상담회를 통하면 그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우선 지원자는 상담회에 참가하는 일본 기업에 미리 지원서류를 제출한다. 해당 기업의 목록과 서류작성 방법 등은 산업인력공단이 운영하는 해외취업사이트 ‘월드잡(www.worldjob.or.kr)’에 나와 있다. 보통 매년 3월부터 모집이 시작된다. 서류심사에서 합격한 지원자는 상담회에서 현장면접을 보게 된다. 서류전형부터 1차 면접까지 모두 상담회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산업인력공단 최초이 대리는 “취업상담회가 도움을 주는 과정은 1차 면접까지”라며 “면접에서 통과한 지원자들은 이후 각 기업의 채용절차에 따라 개인적으로 면접이나 시험을 보게 된다”고 했다. 채용절차는 기업마다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면, 일본 IT업체 크루즈(CROOZ)의 채용절차는 까다롭다. △1차 면접 △2차 스카이프(인터넷 전화) 화상면접 △3차 기업 과제 △4차 면접 △최종 면접 등으로 이뤄져 있다. 면접만 4번을 보는 셈이다.


크루즈는 2001년에 설립된 IT업체다. 모바일 게임과 전자상거래 서비스가 주력 사업이다. 연평균 매출액은 2770억엔(2조 7550억원), 사원수는 219명 정도다.





일본기업 인사 담당자: “지원자의 가치관-조직에 대한 친밀감 들을 본다”


바로 최종면접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일본 농기계 제조업체 쿠보타(久保田)의 인사담당자 황선민씨는 12일 팩트올에 “우리는 1차 면접 뒤에 SPI(일본의 인성/적성 검사)와 최종면접을 순서대로 본다”면서 “SPI는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황씨는 취업상담회를 통해 2013년 쿠보타에 입사했다고 한다. 황씨는 “우리 회사가 강조하는 부분은 지원자의 가치관과 조직에 대한 친밀감, 성장 가능성 등”이라고 했다.


쿠보타는 12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제조업체다. 1890년 설립된 이 기업은 농기계, 수처리시설, 철관 등을 만든다. 연 평균 매출액이 1조 5900억엔(15조 8400억원)에 달하고 사원 수는 3만 8000명이 넘는다.


상담회 참가 취준생: “압박면접이 아니라 최대한 지원자 배려”


취업상담회에서 현장면접은 대개 일대일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면접 전에 상기돼있던 지원자들의 표정은 막상 면접이 시작되자 조금씩 부드러워지는 듯했다.


서른 살을 눈앞에 둔 지원자 윤모(29)씨는 “4곳의 기업에 지원했는데 매번 평균 30~60분 정도 면접을 봤다”면서 “일본 기업은 압박면접이 아니라 최대한 지원자를 배려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일반 기업 면접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이날 상담회에서는 컨설팅업체의 멘트도 눈에 띄었다. 영국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Interbrand)의 일본 지사에서 근무하는 장인영(29, 여)씨다. 인터브랜드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포함, 전 세계 17개국에 24곳의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인터브랜드가 매년 발표하는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100’은 미국의 기업 경영자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브랜드 순위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일본 지사 관계자: “실패 경험도 중요하게 여긴다”


2014년 일본에 취직한 장씨는 면접의 특징에 대해 “일본 기업은 대부분 인성면접을 본다. 기업마다 질문 유형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지원동기와 개인의 장단점, 실패 경험 등을 물어봅니다. 이런 질문에 대해 말하고 싶은 내용의 70~80%까지 유창하게 전달할 수 있으면 합격할 수 있습니다. 미사여구를 자제하면서 직접적이고 간결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죠.”


취업상담회는 오후 5시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취준생들은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인사담당자에게 한마디의 조언이라도 더 듣기 위해서였다. 한모(28)씨가 그런 경우다. 한씨는 부스를 정리하던 쿠보타의 인사담당자 황선민씨에게 다가갔다.


상담회 참가 취준생: “올해 떨어지더라도 내년에 다시 도전”


그는 “어제(11일) 상담회에서 쿠보타와 면접을 봤다”면서 “내 면접태도가 어땠는지, 고쳐야 할 점은 없는지 궁금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번 상담회에서 취업 기회를 얻지 못하더라도 다음에는 비슷한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보였다.


한씨는 인사 담당자 황선민씨와 10분 정도 개인적으로 얘기를 나눴다. 한씨는 밝은 얼굴로 돌아서면서 이렇게 말했다.


“너무 가고 싶은 기업입니다. 혹시 이번에 제가 부족해서 떨어진다면, 내년에 꼭 다시 지원할거에요. 그리고 반드시 붙을 겁니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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