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언니 부자연습]가난한 공주 부자되기 프로젝트

그래, 결심했어! 부자가 되는 거야!

『부자언니 부자특강』을 읽고 부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한 달에 백 얼마버는 평범한 월급쟁이지만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책은 예상보다 큰 호응을 얻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고 네이버 카페 회원도 세배까지 늘었다.


 자기 방에 CCTV를 달아놓은 줄 알았다며 다 자기 이야기 같았다는 독자도 있었고, 쿠팡부터 위메프, 티몬까지 스마트폰에 빽빽이 깔려 있던 쇼핑 앱을 싹 지우고 재테크 관련 앱으로 바꿔 깔았다는 독자도 있었다. 왜 돈을 아껴야 하는지 깨닫고 지름신을 영접하지 않게 됐다는 독자, 언니가 추천해준 책을 읽고 동영상을 보며 경제 공부 시작했다는 독자, 아르바이트를 두 개씩 하면서 1년 동안 1,000만 원을 모았다는 독자도 있었다.


 가끔 길을 가다 젊은 여자들을 보면 마음이 짠할 때가 있다. 힘없는 얼굴, 움츠린 어깨를 꼭 안아주고 싶어진다. 그런 그녀들에게 『부자언니 부자특강』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친 것 같아 기뻤다. 믿고 따라와 준 그녀들이 정말 고마웠다. 언니를 만나기 전과 만나고 난 후의 삶이 달라졌다는 소리를 들으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다.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대한민국 국민을 모두 부자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신이 났다. 대한민국이 부자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은 젊은 여자들을 부자로 만드는 거니까. 젊은 여자들한테 부자되는 법을 제대로 알려주면, 그녀들이 결혼해서 남편에게 이 비법을 잘 가르쳐줄 테고, 아이들도 잘 가르쳐 부자로 만들 테니까. 그래서 내게는 젊은 여자들이 제일 중요하다.

이렇게 소중하고 젊고 예쁜 여자들도 나이를 먹어간다. 그런데 나는 그녀들이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 그냥 나이만 먹는 게 아니라 성장해가기 때문이다. 집안 형편이 어렵고 월급도 적어 저축할 여력이 없던 고객이 나와 인연을 맺으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부자의 길에 다가서는 걸 보는 것만큼 흐뭇한 일도 없다.

 나와 10년째 함께하는 한 고객은 얼마 안 되는 월급을 쪼개 열심히 종잣돈을 만들더니 그 돈으로 투자를 해서 계속 돈을 불려나갔다. 남자친구가 생겼다며 사진을 보여주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아이를 낳고 고급 아파트도 두 채나 샀다.  남자친구의 재무상태도 상담했고 결혼 뒤에는 부부가 함께 재무 상담을 했다. 아이를 낳았을 때는 아이 앞으로 사줄 주식 종목을 고르고 아파트를 구입할 때도 함께 고민했다. 지금도 꾸준히 투자하며 자산을 불려나가는 그녀를 보면 이 일을 하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던데, 그어떤 직업인이 남이 땅 사고 집사는 것을 내 일보다 더 기뻐할 수 있을까? 어떤 직업으로 고객과 인생을 함께할 수 있을까? 어떤 직업으로 고객과 인생을 함께할 수 있을까? 한 고객과 5년, 10년을 함께하면서 부자가 될 그릇으로 커가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보람 있는 일이다. 아이가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아마 아이를 키우는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자산관리는 돈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 재테크는 숫자가 아니라 인생 그 자체니까. 내 고객들이 남자친구가 생기면 사진을 보여주는 것도 재테크와 무관한 일이 아니다. 연애와 결혼은 재테크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인생의 변수 가운데 하나이고, 우리는 이런 거의 모든 변수들을 빼놓지 않고 소통한다. 그러다 보니 어떨 때는 작두를 타는 경지에 이른다.


 " 이 남자, 고집 세지? "

 " 헉! 어떻게 아셨어요? "

 " 사진 보면 딱 나와. 얼굴에 '고집'이라고 쓰여 있네. 이런 관상이 고집이 세. 남의 말 절대 안 들어. "

 " 와, 맞아요! 언니, 관상도 정말 잘 보시네요. "

 " 그런데 걱정하지 마. 고집 센 거 말고 다른 걸로 속 썩이지는 않겠어. 성실하고 가정적일 것 같은데? "

 " 어머, 맞아요. 대박 대박! "

이 언니가 만 12년, 햇수로는 13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하루에 세명만 만나도 12년이면 몇 명인가? 청담보살도 울고 갈 만큼 사람 보는 눈이 생긴다. 남자친구가 아니라 당사자에 관해 말해도 깜짝 놀란다.


 " 자기는 성향이 아주 보수적이네요. 남의 말 안 믿고 내가 다 검증해야 하는 스타일이시죠? "

 " 신기하다, 맞아요. 제 얼굴에 쓰여 있나요? "


 얼굴이 아니라 수입과 지출, 투자 내역에 다 쓰여 있다. 은행에 정기적금만 하는 사람은 당연히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적인 성향이다. 또 몇 마디만 나눠봐도 성격이 나온다. 남의 말 안 듣고 자기가 일일이 다 검증해야 믿는 스타일이 있다. 재테크에서 나쁜 자세는 아니지만 이때는 언니의 조언이 필요 없다. 어차피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 공부하고 선택해서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 스스로 투자하라고 조언하면 침울해져 울먹거린다. 언니가 도와주기 싫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특징을 가진 사람들은 타인의 조언을 받아들이기보다는 그렇게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미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많은 여자들이 『부자언니 부자특강』을 읽고 찾아와서 눈을 반짝이며 상담을 받고 희망에 차서 집에 돌아간다. 이미 가슴에 불은 질러졌다. 결심을 했으니 당장 부자가 될 것만 같다. 언니가 부자가 되려면 금융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으니 추천 도서도 전부 사고, 언니가 매일 쓰라고 한 'Thank You List'와 'To Do List'를 쓰기 위해 다이어리도 한 권 산다. 언니가 싼 옷 여러 벌 사지 말고 질 좋은 기본 아이템을 갖추는 게 현명한 소비라고 했으니 싸구려 옷은 다 버리고 비싼 걸로 블랙과 화이트 상의, 하이를 한 벌씩 구입한다.

 지금 하는 일 열심히 하고 가슴 뛰는 일은 취미에서 찾으라고 해서 카메라도 한 대 사고, 매일 마시는 커피값만 아껴도 연 15퍼센트 수익을 내는 것과 같다니 커피 머신도 사고,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니려고 쿠션 좋은 운동화도 산다. 내일부터는 허리띠 바짝 졸라매고 종잣돈을 모아야 하니 마지막으로 신상 가방 하나를 산다. 명품 백 안 들어도 나는 그 자체로 명품이니 소가죽 가방치곤 저렴한 14만 9,000원짜리다.

 이제부터는 진자 아껴야 한다. 나같이 부자 되려는 여자들만 모였다는 카페에 가입해 게시판에 글도 쓰고 매일 출석 체크를 한다. 언니 말대로 적자의 원흉인 신용카드도 과감히 잘라버리고 매일 가계부도 쓰고 야식도 줄인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더니 오, 정말 지출이 줄었다. 두 달이 지나자 종잣돈 모으는 통장에 80만 원이 모였다. 목표했던 100만 원에는 못 미치지만 뿌듯하다. 그렇게 석 달째 접어든 어느 날, 베프가 전화를 한다.


" 야, 너 휴가 때같이 보라카이 가기로 한 거 안 잊었지? 위메프에 3박 5일 패키지 나왔는데 겁나 싸. 이 가격엔 절대 못 가. 지금 잔여 수량 세 개야. 매진되지 전에 일단 내가 결제할게 나중에 내 계좌로 쏴줘. "


1년 전부터 한 약속이라 못 간다고 할 수도 없고, 다음은 없는 정말 싼 가격이라니 이번 한 번만 눈 딱 감고 다녀오기로 한다. 다녀와서 허리띠 더 졸라매면 되지, 뭐.

 대학교 때 갔던 일본 말고 해외여행은 처음이라 준비할 게 많다. 종잣돈 통장에서 친구한테 계좌 이체를 하고, 챙 모자랑 선글라스랑 샌들이랑 원피스는 핸드폰 소액 결제로 산다. '너무 돈을 많이 쓰나?' 싶지만 후회는 잠깐, 택배 아저씨 언제 오시나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그렇게 다녀온 보라카이는 바다도 예쁘고 음식도 괜찮고 남자들도 친절하고 환상적이었다. 우기라서 걱정했는데 날씨도 좋았고 사진도 잘 나와서 화보가 따로 없었다. SNS에 올렸더니 다들 난리가 났다. 아, 이 맛에 해외여행 가는구나.

 빨리 부자가 돼서 해외여행을 가야겠다고 다짐하고 긴축 재정에 들어간다. 지출을 만회하기 위해 아끼고 또 아낀다. 그런데 쓴 것을 다 갚고 나니 통장에 돈이 없다. 이렇게 해서 언제 종잣돈 모으나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길어봐야 100년뿐인 인생,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지지리 궁상을 떨어야 하나? 이제는 하루에 몇 번씩 들어가던 카페에도 발길을 뚝 끊는다. 늙어서 부자 되면 뭐 해? 젊을 때 행복해야지. 부자가 되기로 결심한 지 넉 달째, 결국 원위치로 돌아간다.

 언니 말대로 꾸준히 따라와 주는 사랑스러운 그녀들이 있다면 이렇게 몇 달 잘하다가 그만둬 버리는 안타까운 그녀들도 있다. 주식 투자해서 100만 원 벌면 뭐 하나, 여행 한 번 갔다 오면 말짱 도루묵인데.




내가 성장해야 돈도 커나간다. 모든 부자가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부자가 되어가는 과정은 인격을 수양하는 과정이다. 결국 부자가 되는 것은 인간이 성숙해가는 것이다.

 절제하지 않으면, 인내하지 않으면, 마음을 다스리지 않으면, 자존감을 키우지 않으면, 단단한 자아를 만들지 않으면 돈은 내게 머무르지 ㅇ낳는다. "주인님은 나를 가질 자격이 없어" 하고 떠나버린다. 나는 성장하지 않고 돈만 자라기를 바라는 한,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썼다. 『부자언니 부자특강』을 쓸 때보다 더 바빠졌고 여전히 하루에 대여섯 시간 자면 많이 자는 편이지만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앞선 책이 부자가 되겠다는 동기를 부여하는 책이라면, 이 책은 그 첫 마음을 잃지 않고 10년, 20년 꾸준히 갈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을 길러주는 책이다. 

 중도에 포기한, 도는 책을 덮은 후 시작도 안 한 그녀들을 위해서 언니가 다시 나섰다. 여자들을 부자 되게 하는 일을 어니가 포기할 줄 아는가? 천만의 말씀! 언니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고, 의리로 먹고사는 여자다.

 씩씩하게 다시 한 번 시작해보자.

유수진의 『부자언니 부자연습』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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