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손흥민의 시대에 살고 있다.

토트넘이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하며 시즌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해리 케인의 4골, 손흥민의 2골을 묶어 6대1로 지난 시즌 챔피언 레스터 시티를 대파했다. 준우승을 확정한 상태였지만 토트넘의 상승세는 멈출 줄 몰랐다. 하지만, 한국 축구팬들은 토트넘의 대승보다는 손흥민의 대기록에 관심을 모았다.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 전까지 EPL 12골, FA컵 6골, UEFA 챔피언스리그 1골을 기록하며 총 19골로 ‘한국 축구의 레전드’ 차범근의 기록과 동률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멀티골을 터뜨리며 깨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차범근의 기록을 경신함으로써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대기록을 달성한 손흥민 출처 : 토트넘 페이스북

# 차범근과 손흥민

차범근은 한국이 축구 변방국에 불과했던 1978년, 홀로 독일로 건너가 분데스리가에 데뷔했다. 1979/80시즌부터 1985/86시즌까지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차범근은 곧 독일 전역에 ‘차붐’ 신드롬을 일으켰다. 차범근이 바이엘 04 레버쿠젠 소속으로 뛰던 1985/86시즌에 기록한 한 시즌 ‘19골’은 아시아 선수의 유럽 4대 빅리그 최다골이었고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아시아 최고’의 자리를 유지했다. 차범근의 자리는 그 누구도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2017년, 그의 기록이 ‘토트넘의 7번’ 손흥민에 의해 드디어 깨졌다. 2010/11시즌 함부르크SV 소속으로 분데스리가에 데뷔한 이후 7시즌 만이다.

차범근의 한 시즌 최다골을 뛰어넘은 손흥민은 이제 대선배가 가지고 있는 2개의 또 다른 대기록에 도전한다. 유럽 무대 리그 통산골, 리그와 컵 대회를 모두 포함한 기록이다. 차범근은 1988/89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리그에서 98골을 기록했고, 컵 대회를 포함해 121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와 EPL을 포함해 정규리그에서만 59골(함부르크 20골, 레버쿠젠 21골, 토트넘 18골), 컵 대회 포함 78골을 기록하며 차범근의 기록까지 각각 39골, 43골을 남겨놓고 있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손흥민은 몇 시즌 이내에 충분히 차범근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고난을 극복한 손흥민

레버쿠젠에서 활약했던 손흥민은 많은 축구팬들의 기대를 안고 역대 아시아 선수 중 최고의 이적료(약 320억 원)로 토트넘에 입단했다. 첫 시즌은 실패에 가까웠다. 토트넘의 전술과 EPL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 손흥민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족저근막염 부상까지 당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시즌 8골만을 기록하며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실패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EPL 첫 시즌의 부진을 잘 극복해냈다. 지난 해 9월 한 달 동안 5골을 터뜨리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 선정 ‘9월 이달의 선수’에 뽑혔다.

이후, 손흥민은 포체티노 감독이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술적 변화를 주면서 출전 시간이 감소하는 등 다시 위기가 닥치는 듯 했지만, 기회가 찾아올 때마다 놓치지 않고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특히, 지난 4월에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손흥민은 차범근의 기록과 동률을 이루는 동시에 ‘4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1994/95 시즌 이 상이 만들어진 뒤 한 시즌에 두 번 수상한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총 16명에 불과하다.

#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다.

손흥민은 이제 EPL에서 주목받는 스타 플레이어로 성장했다. 그 원동력은 기량 발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단점으로 꼽혀왔던 ‘오프 더 볼’ 상황에서의 움직임은 더욱 민첩해졌고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동료의 패스를 받을 수 있는 위치로 적극적으로 이동하면서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가 이전보다 나아졌다. 이번 레스터 시티 전에서 손흥민이 보여줬던 침투 플레이와 ‘라인 브레이킹’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꾼 손흥민은 플레이 스타일이 더욱 다양해지면서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에서 빠질 수 없는 선수로 자리 잡게 되었다.

손흥민이 보여주었던 '라인 브레이킹'은 매우 절묘했다. (SPOTV 영상 캡쳐)


손흥민의 '오프 더 볼' 상황 시 움직임은 이전과 다르게 매우 향상되었다. (SPOTV 영상 캡쳐)



# 손흥민, 토트넘 역사의 한 부분이 되다.


한국 팬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손흥민은 차범근이 1985/86 시즌에 세웠던 대기록을 넘은 선수다. 토트넘 팬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떨까. 그들의 입장에서 손흥민은 새로운 토트넘 역사의 한 부분이다. 이번 시즌 21골을 터뜨린 손흥민의 맹활약 덕에 토트넘은 134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20골 이상 기록한 선수를 세 명이나 가지게 되었다. (손흥민 21골, 델레 알리 21골, 해리 케인 29골) 이는 이번 시즌 EPL 우승팀 첼시도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손흥민은 이제 명실공히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다. 주전 자리를 위협받으며 이적설까지 불러일으켰던 손흥민은 불과 2년 만에 ‘우려’를 ‘기대’로 바꿨다. 오로지 자신의 능력으로 위기를 극복하며 만들어낸 진정한 반전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을 대표했던 선수 1세대인 차범근, 2세대 박지성을 통해서 우리는 그 동안 한국 선수들의 활약에 열광해 왔다. 그리고 그 열광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혹자는 말했다. “우리는 카타르의 소리아 같은 공격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인정할 수 없다. 한때 세계 축구계를 주름잡다시피 했던 차범근을 뛰어넘은 손흥민이 있지 않은가.

'손세이셔널', 우리는 지금 손흥민의 시대에 살고 있다.


추가적인 기록


유럽 빅리그 통합 윙포워드 득점 랭킹


1위 메시 51골

2위 호날두 39골

3위 손흥민 21골

4위 네이마르, 루카스 모우라, 월콧 19골

축구 기자를 꿈꾸는 평범한 대학생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emrechanfoot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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