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취업하기③/ “취준생과 일본기업 연결해 주고 싶어요”…카스가이 모에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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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성 카스가이 모에(春日井 萌, 27)씨는 취업컨설팅 민간단체 ‘런스 캐리어(RUNS CAREER)’의 대표다.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후 한국으로 유학 온 그는 연세대 국제학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베트남에서 1년 동안 일하고 다시 우리나라로 왔다.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일본유학&취업박람회’에서 만난 모에씨는 “일본 기업에 취업하려면 스펙과 학벌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며 “굳이 대기업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일본은 한국보다 좋은 일자리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기업과 한국 지원자들의 다리를 놓아주고 싶다”며 “페이스북이나 메일을 통해 개인상담도 해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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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의 한 남성이 여성 상담자에게 끊임없이 뭔가를 질문하고 있었다. 대화는 모두 일본어였다.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난 후 조심스럽게 이 여성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무슨 일로 오셨어요?” 여성 상담자가 유창한 한국말로 먼저 인사를 건넸다. 취업컨설팅 민간단체 ‘런스 캐리어(RUNS CAREER)’의 대표인 일본 여성 카스가이 모에(春日井 萌‧27)씨다.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은 1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7 글로벌 취업상담회’에서 취업 컨설팅 관계자들을 만나 일본 취업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들었다. 일주일 뒤인 20일에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일본유학&취업박람회’를 취재했다. 이날 만난 카스가이 모에씨는 앳된 얼굴로, 인상이 밝았다.


모에씨의 고향은 일본 혼슈 치바현(千葉県)이다. 도쿄에 있는 쇼에이(頌栄) 여고를 졸업한 뒤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연세대 국제학부 정치외교학과에서 공부한 후 졸업했다. 한국어가 유창한 것도 이 때문이다. 모에씨는 졸업 후에는 베트남으로 건너가 일본 IT기업 ‘후람지아(Framgia)’의 현지법인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이 기업은 IT사업 외에 채용 컨설팅과 마케팅 등도 맡고 있다.




일본에서 고교 졸업하고 대학은 한국에서 나와


그런데 모에씨는 입사한 지 약 1년만에 회사를 그만뒀다고 한다. 그는 “한일 외교와 문화 교류에 관심이 많아 다시 한국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모에씨는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일본 사람들을 위한 부동산 중개업체에 근무하고 있다.


모에씨는 “한국은 취업이 굉장히 힘든데 반해 일본은 아직 여유가 있다”면서 “한국 학생들의 일본 취업을 돕고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서 올해 1월 취업컨설팅 민간단체 ‘런스 캐리어’(RUNS CAREER)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런스 캐리어의 직원 수는 모에씨를 포함해 총 3명이다. 변변한 사무실도 없다. 그래도 설립 이후 지금까지 런스 캐리어를 통해 상담을 받은 우리나라 학생들은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모에씨는 “상담은 모두 무료”라며 “지금 당장은 따로 수익을 낼 계획이 없다”고 했다.


일본 취업 원하는 한국 학생들 위해 무료로 취업상담


일본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단연 일본어 실력이 중요하다. 모에씨의 생각은 어떨까.


“사실 지금까지 상담하면서 가장 자주 받은 질문도 바로 그거에요. ‘일본어는 얼마나 해야 돼요?’ 또는 ‘지원하려는 직무가 전공과 상관없는데 괜찮나요?’라는 것이었죠. 우선 일본어는 기본이에요. N1(일본어 자격증 JLPT 1급)이 있으면 좋지만, 스피킹이 훨씬 더 중요해요. 그리고 이과의 경우는 전공이 중요하겠지만, 문과는 상관없다고 말씀드릴게요.”


하지만 모에씨는 “일본 기업은 한국만큼 스펙을 따지지 않는다”면서 “학벌도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그가 말을 이었다.


“일본 기업들은 한국의 대학에 대해 잘 모릅니다”


“일본 기업들이 일본인을 뽑을 때는 출신 대학을 따지는 경우가 있어요. 특히 대기업이 그렇죠. ‘MARCH’라고 아세요? 메이지대(M), 아오야마 가쿠인대(A), 릿쿄대(R), 츄오대(C), 호세이대(H) 등 도쿄에 있는 5개 명문대의 앞글자를 딴 거에요. 한국의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처럼 말이죠. MARCH 출신까지는 괜찮다고 봐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 일본 기준이고, 외국인은 학벌보다 일본어가 더 중요해요. 무엇보다 일본 기업 관계자들은 한국 대학을 잘 모릅니다. 심지어 제가 졸업한 연세대도 어떤 곳인지 모르더라고요.”


모에씨는 취준생들의 가치관을 강조했다. 그는 “대외활동 경험이 많으면 좋다”며 “일본 기업은 지원자의 가치관을 가장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대외활동은 가치관을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일 뿐, 스펙을 쌓기 위한 활동이 아니죠. 가치관을 알아보기 위해 일본 기업은 1시간 넘게 면접을 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왜 그렇게 면접을 짧게 보는지 모르겠어요. 취준생의 가치관을 보려면 그 사람과 얘기를 오래 나눠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면접을 잘 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까. 모에씨는 스마트폰을 들어보이며 ‘팁’을 줬다.

“이 폰을 팔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폰의 사양과 기능 등을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합니다. 취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지원자가 스스로의 장점이나 가치관이 무엇인지 모르면, 기업은 지원자를 선택하지 않아요. 자기분석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가치관 뚜렷하게 말하고, 특히 인재상 강조해야”


모에씨는 구체적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고 했다. “모든 기업이 같은 인재상을 원하지는 않죠. 각 기업의 홈페이지에서 인재상을 확인한 뒤, 본인이 그 인재상에 부합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면접이나 이력서에 강조해야 합니다.”


일본에서는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궁금한 게 있으면 질문을 해보라’며 역질문을 요구할 때도 있다고 한다. 이 때 면접관이 ‘이 지원자는 우리 회사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많구나’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질문을 준비해가면 유리하다고 한다.


모에씨는 “기업에 대한 정보와 면접 팁을 실질적으로 얻고 싶다면 ‘OBOG’라고 불리는 자리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OBOG란 ‘Old Boy Old Girl’의 약자로, 우리나라의 졸업생 모임과 비슷한 뜻이다.


모에씨는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OBOG를 통해 대학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경우가 있다”며 “미쓰비시상사(미쓰비스 그룹의 종합상사)는 회사가 OBOG 자리를 마련하라며 담당자에게 돈을 주기도 한다”고 했다.






“일본 기업과 한국 지원자들 다리 놓아주고 싶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대학을 나온 취업 준비생들은 OBOG에 참석할 기회를 갖기 힘들다. 개인적 요청에 따라 비공식적으로 열리고, 무엇보다 인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모에씨는 “그래서 우리가 일본 기업과 한국 지원자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모에씨는 “솔직히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소니나 도요타 등의 대기업에 지원자들이 많이 몰린다”면서 “대기업은 높은 토익점수와 좋은 학벌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복지나 임금 측면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 기업의 다른 점이다.


“대기업 고집하지 않으면 일본은 한국보다 좋은 일자리 많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연구원이 3월 22일 발표한 ‘중소기업 임금 격차 완화 및 성과공유제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일본 중소기업(사원 100명 미만)의 평균임금은 대기업(100명 이상)의 77.9%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62.9%보다 15% 포인트 높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월 20일 “중소기업(사원 100명 미만)의 2016년 임금 상승률은 0.9%, 대기업(500명 이상)은 0.6%”라고 보도했다. 중소기업의 임금 상승률이 대기업을 앞지른 것이다.


모에씨는 “일본에서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지원자의 가치관을 가장 중시하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도 대기업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굳이 대기업만 고집하지 않고 넓게 본다면 일본은 한국보다 좋은 일자리가 많다”고 했다.


“페이스북이나 메일 통해 개인상담도 해드립니다”


모에씨는 취업상담회가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상담을 해도 좋다고 말했다. 런스 캐리어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runscareer), 이메일(runscareer@gmail.com), 카카오톡 아이디(moe0625)를 이용하면 된다는 것.


모에씨는 “취준생들은 실질적인 취업 팁을 얻고, 우리는 우리대로 런스 캐리어를 알리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IT기업 라쿠텐이 운영하는 ‘모두의 취직활동일기(みんなの就職活動日記, www.nikki.ne.jp)’에는 지원자들의 합격수기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통하면 어드바이스를 좀 더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일본취업 정복하기(cafe.daum.net/globaltouch)’ △‘워크 인 재팬(cafe.naver.com/workinjapan)’ △‘인텔리전스 코리아(blog.naver.com/tempgroup)’ 등의 사이트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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