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무원 채용과정 최장 8개월, 대기업의 3.4배 소요


▲ 공무원 필기시험에 대비해 공부하고 있는 '공시족'(좌)과 취업박람회에서 면접컨설팅을 기다리고 있는 '취준생'들 ⓒ뉴스투데이

원서접수부터 최종 합격자발표까지 서울시는 8개월, 삼성그룹은 3개월도 안 걸려


9급 및 7급 국가직 공무원 채용과정도 각각 6개월과 5개월 소요


‘일자리 창출’을 1호 정책으로 내걸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우선 '공무원 일자리' 늘리기에 시동을 걸고 있다. 그러나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의 현행 공무원 채용과정이 삼성, 현대기아차등과 같은 민간 대기업에 비해 지나치게 길어 사회적 낭비를 부추기는 중대한 요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7급 및 9급 국가직, 지방직, 서울시, 소방관, 경찰, 군무원 등 7개 부문의 대표적 공무원 직종의 2017년도 '채용과정'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가 원서접수부터 최종합격자 발표일까지 8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나 가장 긴 채용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에 본지가 삼성그룹, 현대자동차, LG그룹 등 국내 대표적인 대기업의 채용과정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3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공무원 채용과정은 삼성그룹등에 비해 최장 3배 정도가 걸리는 셈이다. 


'공시족(공무원시험준비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9급과 7급 국가직 공무의 채용과정도 각각 6개월과 5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단시간에 선발하는 부문은 소방관으로 3.5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정부와 지자체, 공무원 채용과정 장기화 방치해 공시족의 경제적 낭비 조장 


이처럼 채용과정이 장기화되는 구조가 공시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모 대기업의 인사팀 관계자 K씨는 23일 기자와 만나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현 상태에서 사회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몫"이라면서 "공무원 채용과정을 단축시킬 경우  청년들의 돈과 시간 낭비를 막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청년의 경우, 2월 초에 원서접수를 해놓고 2개월 후에야 필기시험을 보게된다"면서 "공무원 시험의 경우 대기업과는 달리 서류전형단계가 없기 때문에 원서접수 이후 필기시험까지 그토록 오랜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요 대기업 중 채용과정이 가장 짧은 삼성그룹의 경우 올해 서류접수 기간이 3월 15~22일이었고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는 4월 7일, 인·적성검사(필기시험)는 4월 16일, 인·적성검사 발표는 4월 26일이다. 서류접수에서 필기시험발표까지 1개월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5월 18일 면접을 실시했고, 5월 말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게 된다.


반면에 서울시 공무원 채용 과정의 경우 원서접수 기간은 3월 13~16일이지만 필기시험은 6월 24일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그룹과 비슷한 시기에 원서접수를 했지만 삼성그룹이 최종합격자를 발표한 지 1개월이 지나야 비로서 필기시험을 실시하는 것이다. 


서울시 공무원 준비생은 필기시험을 치르고 나서도 합격자 발표일인 8월 23일까지는 2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삼성그룹이 필기시험을 본지 열흘만에 합격자를 발표하는 것과 천지차이인 셈이다. 필기시험에 붙어도 면접일인 10월 16~27일까지 다시 1.5개월 정도를 기다려야 하고, 다시 11월 15일 최종합격자 발표가 날 때까지 1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서울시 공개채용팀 관계자는 "원서접수와 필기시험 사이 3개월 동안에는 응시료 면제자 등 확인과 장소 협의를 하느라, 필기시험을 치고 발표하기까지 2개월이 걸리는 이유은 OMR카드 오류가 없는지 확인하고, 정답 이의신청이 있을 경우 전문가들과 논의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이라며 "수험생 입장에선 과정이 길게 느껴져도 서울시 입장에선 빡빡한 일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차이는 응시생 규모의 차이로 설명하기 어렵다. 삼성은 공채 지원자 규모나 경쟁률 등 채용에 관한 사항을 공개하지 않지만, 이례적으로 발표한 2013년 하반기 3급 공채 당시 서류심사에만 10만여 명이 지원해 약 18.2대 1(5500명 채용)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2017년 서울시 지방공무원 원서접수 현황을 살펴보면 약 14만명 가까이 지원했다. 선발 예정인원은 1613명으로 경재률은 86대 1 정도다. 


삼성그룹 응시생들과 서울시 공무원 시험 응시생들의 지원자 수가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서울시가 공무원 채용과정을 관리하는 능력이 삼성그룹보다 부족하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뉴스투데이 조사에서 드러나듯이 이러한 '채용과정의 장기화' 비단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7,9급 국가직 공무원 등도 마찬가지이다. 공시족들로서는 매년 기다리다 지치는 상황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공시족의 경제적 손실액 21조원 추산


공무원 '채용과정 단축'해야 공무원 일자리 17만개 신설해도 부작용 최소화


문제는 문 대통령은 임기 중 81만개의 공공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공무원 채용과정의 장기화로 인한 부작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7,9급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족만 지난 해 기준으로 25만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공시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을 총 21조 7689억원으로 추정된다. 공시족들이 경제활동을 할 경우 거둘 수 있는 생산효과 15조 4441억원과 이들의 예상되는 가계소비지출액 6조 3249억원을 합친 금액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채용과정을 단축시켜준다면 사회경제적 낭비는 대폭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공시족을 선택하는 청년층의 세태를 비판하기에 앞서 낭비구조를 최소화해주는 것이 정부와 기성세대의 책무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뉴스투데이의 취재에 따르면, 그동안 공시족으로 인한 사회적 낭비를 줄이지 못한 1차적인 책임은 채용과정의 장기화를 방치해온 정부와 지자체에게 있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 공시족의 관심을 모으는 공무원 일자리만 17만 4000개가 추가로 생겨날 예정이다. 정부가 직접 월급을 주는 소방관 경찰 교사 군인 등이 연평균 3만4800개 정도씩 신설된다.


고용절벽에 직면한 한국청년들이 정부의 공무원 일자리 늘리기 정책에 호응해 대거 '공시족'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럴 경우 장기화된 채용과정이 개선되지 못한다면 공시족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낭비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위험이 크다.

뉴스투데이는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해 노량진 학원가에서 공시족 청년들을 만나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9급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A씨는 “국가직 필기시험을 4월 8일에 쳤는데 발표가 5월 말에야 난다”며 “그때 붙게 되면 면접이 두 달 후인 7월에 보기 때문에 그 사이 지방직과 서울시 공무원을 대비하느라 쉬지 않고 공부해야한다”고 말했다.


9급 교육행정직을 준비하고 있는 B씨도 “6월에 시험을 치고 생기는 공백기에 놀러 다니는 사람들도 있지만 떨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쉬지 않고 계속 공부할 예정이고 대체로 그런 분위기가 더 많다”고 답했다.


워낙 경쟁률이 높다보니 ‘공시족’들은 합격·불합격 여부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다음 전형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청년들의 목소리인 것이다. 공시생들은 매일 7시부터 11시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세븐일레븐’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빡빡한 스케줄을 보내고 있는데, 이러한 기간이 1년 가까이 지속되면 심리적 압박감이 극심해질 수 있다.


합격과 불합격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1년 내내 학원을 수강하고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 잘못된 구조를 정부와 지자체의 인사담당자들이 방치해온 셈이다.  


공시족들은 장시간 공무원 시험에 집중했기 때문에 불합격 된 후에는 사기업 채용 시즌도 놓쳐 다른 기회를 노려볼 수도 없다. 서울시청년활동제원센터가 공동작업해 발표한‘2017진입경로별 공시준비 청년층 현황 및 특성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7·9급 국가공무원 시험 합격률은 1.8%에 불과하다. 그 중 불합격할 경우 구체적 대안이 있는 사람은 10명 중 2명에 불과했다.


일자리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채용 소요 시간을 단축시켜 공시족들에게 생기는 사회적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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