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 계속 까칠해질 때 읽으면 좋을 소설 한 권

가게 주인이 뜨거운 수건 위로 두피를 꾹꾹 누른다. 뜨겁 다. 아 뜨거, 하는 소리가 입에서 새어 나올 뻔했다. 하지만 불쾌하지는 않다. 그랬지, 모공 하나하나에 파고드는 이 뜨거운 수건의 열기가 이발소의 참맛이었다. 오래도록 잊고 있었던 그리운 감촉이다. 뜨거운 수건에서 희미하게 토닉 향이 났다. 이 냄새도 정말 오랜만이다. 어른의 냄새다. 어린 시절에는 이발소에 갈 때마다 자신이 모르는 낯선 세계의 실마리라도 되는 것처럼 맡았던 냄새다. 어른이 된 남자의 냄새. (...) 많은 사람을 만나고, 갖가지 다양한 얘기를 들으면서 인격을 갈고닦은 것처럼 말씀드렸지만, 사실은 조금도 갈고 닦지 못했어요. 이용 의자가 아니라, 자신이 앉을 의자가 필요 해서 예술가인 척 했던 철부지 시절에서 조금도 변한 게 없었던 것이죠. 아마 제가 모든 것을 거울 너머로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똑바로 마주하면 괴로우니까 말이죠. 오기와라 히로시 소설,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중에서 -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

.

.


유명 배우와 저명인사들만 관리했던 소문의 이발사는 이제 인적 드문 바닷가에서 작은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커다란 거울에 푸른 바다가 가득 비치고, 손님을 위한 자리는 단 하나뿐. 이 특별한 이발소에 어느 날 한 청년이 찾아온다. 표제작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에서는 신비로운 이발소를 배경으로 나이 든 이발사와 청년의 한때가 그려진다. 정겨운 이발소 풍경이 후각과 촉각으로 느껴질 듯 생생하게 묘사되고, 두 사람의 대화를 따라 과거의 나날들이 되살아난다. 중요한 날을 앞두고 멀리서 찾아온 청년과 화려한 과거를 뒤로 한 이발사가 간직하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담담하기에 더욱 가슴 아린 진실과 함께,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눈물이 울컥 나올 만큼 먹먹한 울림을 남긴다. 실제로 많은 독자들이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는 감상을 표해 화제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가슴속에 안고 있던 가족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건드렸기 때문이리라.


(...)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의 여섯 가지 단편은 각기 다른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린 딸을 잃고 죽은 듯 살다가 어떤 계기로 딸을 대신해 성인식에 참가하기로 결심한 부부,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엄마의 억압으로부터 도망쳐 살다 16년 만에 재회하게 된 딸,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반발해 친정에 갔다가 매일 밤 기묘한 문자를 받기 시작한 여자, 집을 나와 바다를 찾아 모험을 떠난 초등학생 소녀와 비닐봉투를 쓴 기묘한 소년, 아버지의 유품을 수리하기 위해 시계방을 찾아간 남자. 티격태격 다투는 평범한 가족부터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멀어진 가족, 사랑하지만 만날 수 없게 된 가족까지. 무게는 다를지언정 누구에게나 쉽고 평탄하기만 한 인생은 없다. 특히 일생을 함께하는 가족과의 관계는 인생의 그러한 면모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이야기 속 인물들은 절망하고 끝나지 않는다. 이 작품은 과거의 추억과 함께 앞으로의 희망을 보여준다. 그들의 일상 속에 찾아든 작은 마법 같은 순간 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다.

책 ・ 경제/비즈니스 ・ 사회적책임 ・ 정치
책 굽는 남자, 북티셰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