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뤽 멜랑숑은 누구인가?


기사 링크



2017년 프랑스 대선의 주인공은 당연히 에마뉘엘 마크롱과 마린 르펜이었다. 하지만 알랭 쥐페와 니콜라 사르코지를 무찌르고 우파(공화당)의 대선 후보에 올랐지만 가족사랑(…) 스캔들로 결선에 못 올라간 프랑수아 피용과 함께, 역시 결선에 못 올라간 극좌파 후보, 장뤽 멜랑숑도 있었다. 게다가 그들의 득표율은 거의 동일(대략 20%).


기존 정당이 표를 못 얻은 것인가, 극단파 후보들이 표를 잘 얻은 것인가? 사실 장뤽 멜랑숑의 경우는 2012년에도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당시는 좌파당 대선후보로 나왔으나 이번에는 불복종 프랑스당 대선후보로 나왔다. 이번 결선 투표 때 마크롱을 지지하지 않았던, 그렇다고 해서 마린 르펜을 지지하지 않았던 SF 매니아(참조 1)이자 프리메이슨 멜랑숑은 대관절 어떤 인물일까?


일단 난 멜랑숑을 극좌파도 극좌파이되, 허황된 정책을 갖고 있는 후보라 생각한다. 마린 르펜과 별다를 일이 없다는 쪽인데, EU 탈퇴, NATO 탈퇴, UN 강화, 볼리바르 동맹 가입, 부유층 100% 부유세 부과, 더 말이 필요한가? 마린 르펜의 공약이라고 봐도 겹치는 부분이 꽤 있다. 마린 르펜을 극우파라 부르기는 하지만 사실 그녀에게도 좌파 프로그램이 매우 많이 있었다.


원래 68세대에 속했던 장뤽 멜랑숑은 유식한 말로 랑베르티스트(참조 2), 쉬운(?) 말로 트로츠키 주의자였다. 리오넬 조스팡과 함께 좌파 운동을 벌이던 그는 정말 프랑스 내 좌파를 집대성했던 미테랑 휘하, 사회당으로 들어갔었다. 사회당적으로 1986년, 상원의원에 당선.


사회당 내 좌파를 그때부터 대표했던 그는 1997년 프랑수아 올랑드와의 사회당 제1서기 선출 대결에서 패배했지만, 리오넬 조스팡의 좌우 동거정부 때 교육부장관을 지냈었다. 2007년 사회당의 대선 실패 이후는, 다시금 사회당 내에서 세골렌 루아얄에게 도전했다가 패했다. 그리고는 탈당하여 좌파당을 세우는데…


2012년 대선은 당연히 올랑드와 사르코지의 대선이었다. 그후 2017년 대선을 앞두고는 좌파전선을 규합하여 (극)좌파 단일후보로 나서려 하지만 그게 좌절되고, 그에 따라 불복종프랑스당(FI)을 창당하여 대선후보로 나섰다. 세계 어디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극”의 꼬리표가 붙으면 당연히 안 좋게 보게 마련이다.


그래서 이번 대선 때 그가 선보인 것은 뭣보다 디지털 전략. 버니 샌더스의 경선 및 스페인 포데모스의 선거활동에 참여했다가 돌아온 Sophia Chikirou라는 멜랑숑의 전략가는 “홀로그램” 아이디어를 낸다. 유세를 할 때 홀로그램을 이용해서 동시에 여러 곳에서 유세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건 정말 신선한 아이디어. 그리고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활발하게 유세 활동을 개시했다. 페이스북만 보면 마크롱과 결선 투표 해야 할 인물이 멜랑숑이었다.


거대 언론은 멜랑숑을 더이상 무시할 수 없었다. 그 결과는 2012년의 11%에서 2017년의 19.6%. 그가 2022년에도 또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그러나 그가 제일 문제가 됐던 부분은 결선 투표 때였다. 마크롱 vs. 르펜이라는 세기의 대결(!)에서 그는 마크롱도 아니고 르펜도 아닌, ni-ni였던 것으로 비판을 많이 받았다.


게다가 위의 멜랑숑의 공약사항을 보시라. 르펜의 지지층과 많이 겹칠 수 밖에 없는 노릇. 멜랑숑을 택했던 20%에 이르는 유권자들 중 어느 정도가 르펜을 지지할까? 사실 멜랑숑은 르펜을 좋아하는 사람이 전혀 아니다. 2012년 총선 때에는 일부러 르펜 지역구에 가서 “르펜을 떨어뜨리려 출마했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기도 했었다.


당시 실제로 르펜은 총선에서 낙선했다. 이게 정말 멜랑숑 때문인가 하면 그건 좀 복잡하긴 한데, 당시 그는 다른 누구도 아닌 프랑수아 올랑드로부터 직접 르펜 저격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받았었다고 한다(참조 3). 멜랑숑은 자신의 입장이 ni-ni가 아니라 르펜만 아니면 된다는 쪽으로 해석한다. 투표 불참을 하든, 백지 투표를 내든, 르펜만 아니면 된다. 마크롱을 택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냥 나르시스트일까? 그의 인생 궤적이나 하는 말을 들어 보면, EU 탈퇴나 개헌 운운하는 그도 별 수 없는 시스템의 산물이자 시스템을 구성하는 일부(참조 3)라는 해석이다. 물론 르펜 또한 마크롱이 직접 말한 “시스템의 기생충”이지만 말이다(참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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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기사에서 멜랑숑을 이해하려면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을 읽어야 한다는 언급이 나온다. 실제로 SF 소설 팬이라고 한다.


2. “랑베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트로츠키주의자 피에르 부셀(Pierre Boussel)의 세력이라고 보면 된다. 스탈린주의에 대항했기 때문에 공산당에서 축출된 사회주의자들이다. 즉, 프랑스 공산당(PCF)과는 좀 다른 결을 갖는 좌파다. 물론 프랑스 공산당이 스탈린주의의 결과냐, 하면 그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3. « Mélenchon fait partie du système qu’il dénonce »: http://www.lemonde.fr/idees/article/2017/03/16/melenchon-fait-partie-du-systeme-qu-il-denonce_5095281_3232.html


4. 미테랑 vs. 시락 대선토론(2017년 5월 5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10155178964889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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