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현대인에게 주말은 쉬라고 있는 날입니다. 평일 내내 일하고 지친 몸과 마음에 안식을 주는 귀중한 시간이죠. 믿지 못하시겠지만 예전에는 이런 주말에 데이트란 것을 하며 쉬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허허허, 허허허허................. 물론,프로야구와 무한도전을 시청해야 하고 집안 청소도 해야 하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어른이라면 가고 싶지 않은 곳도 가야합니다. 바로 돌잔치나 결혼식이죠. 예전에는 갈비탕 한 그릇이었는데 요즘은 대부분 뷔페를 대접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뷔페 음식은 형편없죠. 그래도 황금 같은 주말에 귀차니즘과 싸우며 옷도 갖춰 입고 외출했으니 알차게, 제대로, 확실히, 100% 즐기는 게 좋겠죠. 사전에는 여러 가지 음식을 큰 식탁에 차려 놓고 손님이 스스로 선택하여 덜어 먹도록 한 식당을 뷔페라고 정의합니다. 영어 발음은 ‘부페이’가 맞지만 프랑스어니까 뷔페로 쓰는 게 올바른 표기죠. 갖가지 음식이 준비되어 있고 손님이 마음대로 접시에 덜어서 먹는 방식의 식사 방식이 우리가 아는 뷔페입니다. 주로 결혼식에 참석하거나 호텔에 숙박하며 아침 식사 때 이용하죠.
뷔페의 장점은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것이죠. 각 음식을 주문하여 먹는 것에 비하면 아주 낮은 가격으로 제법 근사한 한 끼를 즐길 수 있습니다. 뷔페하면 특급호텔의 고급 뷔페가 먼저 떠오릅니다. 그 외에도 고기 뷔페, 야채 뷔페, 시푸드 뷔페, 스시 뷔페, 한식 뷔페, 분식 뷔페, 와인 뷔페 등 뷔페란 이름을 단 식당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랍스터, 디저트, 스테이크만 전문으로 하는 원 포인트 뷔페도 있죠. 한국 사람들은 뷔페보다 '부페'라고 발음하는 게 더 편하고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어감상 ‘부패’와 발음이 비슷해서 썩은 것을 먹는 거냐는 아재개그도 있었죠. 그런데 실제로 뷔페식당에는 상온에 오래 노출된 음식이 많아 횟집과 함께 식중독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 봄 식약처는 뷔페식당을 점검해서 위반업소 90곳을 적발했습니다.
한국의 뷔페 역사는 1958년에 시작합니다. 6.25 전쟁 당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이탈리아, 인도가 한국에 의료지원단을 파견했습니다. 이 중 스칸디나비아 3국의 의료지원단은 현재 국립의료원인 메디컬 센터를 설립했죠. 이곳의 식당인 '스칸디나비안 클럽'이 최초의 뷔페입니다. 동대문 한복판에 있는 국립중앙의료원 안에 있었죠. 전쟁의 폐허였던 당시 한국에 북유럽에서 온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식당은 없었겠죠. 게다가 세 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의 각기 다른 입맛에 맞춰야하면서도 조리시간은 짧아야 하니 뷔페가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1980년까지 회원제 클럽이었던 이 식당은 연어 요리 뷔페를 포함해 북유럽과 한식이 혼합된 정통 뷔페식당이었죠.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경영악화가 심해졌습니다. 그래서 2012년 5월에 운영을 그만두게 됩니다. 다행히 명동역 세종호텔 근처로 이전하여 영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배인이 운영권을 가져와서 재오픈 했는데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한국인이 특히 뷔페를 좋아하는 이유로 외식전문가들은 가성비를 첫째로 꼽습니다. 서울보다 지방으로 갈수록 선호 현상이 더하다고 하는군요. 아이러니하게 서양식인 뷔페는 중국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서양에서 뷔페는 주로 가정에서 파티할 때 접하게 됩니다. 그래서 식사를 마칠 때까지 접시 하나로 여러 번 퍼서 먹습니다.
무엇이든 거침없이 대충 정리해서 배달해 드리는 내 손안의 지식인, 총정리! 이번 59화의 주제는 ‘뷔페 이용법’입니다.
- 대한민국뷔페의역사부터시작하는건총정리의기본이죠.- 뷔페음식은별로다? 그이유는무엇일까요?- 특급호텔셰프는뷔페식당을가지않습니다.- 그래도이용할때는 100% 본전을뽑아야죠, 팁을알려드립니다.- 먹지말아야할음식도알려드립니다.
“잘 알려졌다시피 나는 샐러드 바를 혐오한다. 뷔페도 싫어하기는 마찬가지다. (손님일 경우에 그렇다는 얘기다. 원가를 꼼꼼히 따지는 주방장입장에서 보면 뷔페는 불로소득이나 다름없으니까.) 상온에 몇 시간씩 노출된 음식은 죽어 가는 거나 다름없다. 손님들이 지나가면서 연방 기침을 해대고 침 묻은 손가락으로 주물럭거리는 뷔페 테이블은 뚜껑을 열어 놓은 세균 배양 접시나 마찬가지다.”
이 요리사만 그런 게 아니라 유명 쉐프나 요리 전문가의 대부분은 뷔페를 좋아하지 않고 심지어 혐오합니다. 저도 지인이 운영하는 뷔페에서 일을 도와준 적이 있는데 비위생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고급 뷔페식당의 조리 과정이나 음식이 준비된 이후의 관리, 식재료 역시 문제가 많다고 언론에 여러 번 보도되었죠.
이런 이유로 서양에서는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이용하거나 많은 수의 사람들이 간편하게 먹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의 인식처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지 않죠. 고급 뷔페는 아주 부자거나 왕실의 귀족들이 아니면 다른 세상 얘기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뷔페식당 하면 특급 호텔의 이미지가 함께 떠오릅니다.
원래 한국 음식은 뷔페하고 거리가 멀었죠. 귀족이나 왕실에서도 서양처럼 고급 뷔페를 준비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일품요리를 직접 서빙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뷔페식당이 한국에 여러 개 생긴 이후에도 일반 가정에서는 먹고 살기도 힘들었기 때문에 외식을 하기 힘들었죠. 그러니까 타겟 고객이 확실한 소수 고급 호텔의 뷔페식당만 살아남은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저도 뷔페를 드물게 이용하기는 하는데 특급호텔의 뷔페에는 만족한 기억이 없습니다. 게다가 식사량도 적어서 10만 원 이상 하는 뷔페라면 무조건 손해죠. 줄 서는 것도 싫어하는데 매너가 없는 사람들이 유독 뷔페식당에 많더군요. 저 같은 성향의 사람이 맛과 분위기를 추구한다면 뷔페식당 대신 다른 선택을 할 것입니다. 뷔페에서 준비한 음식의 맛뿐 아니라 신뢰성도 문제가 됩니다. 고급 뷔페의 즉석 코너가 아니라면 언제 만들었는지, 고기나 해산물이 언제 잡은 것인지,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는 아닌지 먹는 사람 입장에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죠. 게다가 밑지는 장사를 하는 사람이 없다는 건 누구나 압니다.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뷔페를 이용하는 분들도 있는데 싼 만큼 그 이유가 있겠죠. 그래서 어지간히 많이 먹는 사람이 아니라면 여러 가지 이유로 뷔페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더 저렴한 일반 식당에 가서 좋아하는 음식 한두 가지를 주문해 집중해서 천천히 먹는 걸 좋아하는 분들도 많죠. 그럼에도 뷔페식당은 결혼식처럼 손님대접을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는 강력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 돈 내고 먹는 게 아니라면 뷔페에서 하는 식사도 은근히 기대가 됩니다. 일상적인 게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미리 많이 먹을 준비와 함께 어떤 순서로 공략할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뷔페식당은 기본적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이용할만한 곳이 못됩니다. 그리고 뷔페 음식의 대부분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고 살찌기 좋은 음식이니 몸에 좋게 먹는 방법 따위는 없습니다. 과식해서 탈이 나지 않게 조심하는 건 상식적으로 알아서 할 일이죠. 여기서는 뷔페를 이용하면서 살찔까봐 걱정하거나 몸에 안 좋을까봐 걱정하는 양식 없는 분들은 배제하고 본전을 뽑을 수 있는 뷔페이용 팁을 설명하겠습니다. 누구나 뷔페식당 입장료 혹은 축의금의 본전을 뽑을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식사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두 접시 만에 배가 부르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죠. 그리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자신의 빌드오더를 반성하며 다음에는 잘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다음번에도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죠. 이유는 단순합니다. 식당 측에서 그렇게 설계를 했습니다. 뷔페식당의 빌드오더에 대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조언입니다. 먼저 전략적인 테크트리를 타야하는데, 찬 것부터 뜨거운 음식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온도가 높을수록 포만감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스프나 샐러드 같은 애피타이저를 조금 먹어주면서 시작해야 나중에 헤비하고 기름진 음식을 쳐묵쳐묵할 수 있습니다.
테크트리에 따라 종류별로 조금씩 먹다보면 어느새 세 접시 정도는 해치웠습니다. 여기서 배가 부르다면 뷔페를 이용할 자격이 없습니다. 뷔페는 육류와 해산물, 그리고 디저트를 먹고 살찌기 위해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 접시부터는 메인 음식들을 공략하는데 육류를 먹을 때 채소도 함께 먹어야합니다. 고기만 먹어도 배부른데 아깝게 채소를 왜 먹느냐는 말은 배부른 소리죠. 채소를 먹어야 고기를 더 먹을 수 있습니다. 자, 네 번째 혹은 다섯 번째 접시를 먹고 그만두어도 충분히 성공한 게임입니다. 저는 여기까지 오기도 힘듭니다. 하지만 아직 본전을 뽑은 것은 아니죠. 소화를 시키고 재무장할 시점입니다. 과일이 효과가 있는데 뷔페에는 여기에 딱인 파인애플이 있죠. 물론 많이 먹으면 배가 부릅니다. 이때 수다를 더욱 더 치열하게 많이 떠는 게 소화에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다시 메인 음식을 공략! 후, 이 글을 쓰고 있는 제가 배가 부르네요. 음식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더 이상 먹을 수 없을 상태가 됐겠죠. 끝날 때까지 끝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참아왔던 디저트를 먹어야죠. 단 음식을 중간에 먹으면 우리의 뇌가 배가 부르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최종 테크트리의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평소에도 먹을 수 있고 음료수를 부르는 쿠키 대신 케이크를 먹는 게 현명합니다. 튀김 종류는 되도록 먹지 말라고 합니다. 이유는 기름기가 많고 열량이 풍부한데 영양가가 없기 때문이라네요. 하지만 저는 무시하겠습니다. 영양학적으로 접근해서 뷔페를 이용하면 본전은커녕 빚지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샐러드바를 이용할 때 드레싱을 추가하지 말라는 것도 마찬가지로 패스합니다.
다만 회는 의심하며 먹어야합니다. 고급 뷔페가 아닌 동네의 웨딩홀 같은 경우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한국의 뷔페식당에서는 오래도록 틸라피아 같은 저질 생선을 도미회라고 속여 팔았죠. 특히 참치회는 전문점이 아닌 뷔페에서 먹을 만한 음식은 아닙니다. 굴 같은 어패류 역시 신선도를 잘 확인해야 합니다. 샐러드 바의 필수품인 신선한 새싹채소 역시 건강에 좋아보이지만 위험할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씻기 쉽지 않은데 그 많은 양을 엄마가 해주듯 씻지는 못할 것입니다. 새싹채소는 다른 채소류와 마찬가지로 감염에 노출되어있습니다. 게다가 자라는 환경이 습기 찬 곳이고 물기를 잘 씻지 않으면 박테리아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식중독 위험이 있습니다. 대신 건조한 곳에서 자라는 피망이나 오이, 당근을 추천합니다. 유제품이 들어간 요리 역시 고민이 필요합니다. 상온에서 오래 방치된 유제품은 상하기 쉽죠. 크림이 들어간 요리, 즉 파스타나 스프 대신 토마토소스가 낫습니다. 하얀 것보다 빨간 게 낫다는 거죠. 물론 어느 정도의 위생과 품질이 검증된 뷔페식당이라면 이런 거 다 필요 없이 자기 입에 맛있는 거 먹는 게 장땡입니다. 떡이나 케이크도 질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메뉴라고 합니다. 대부분 같은 공장에서 나온 제품을 받아서 쓰는데 시내에 있는 떡집이나 제과점의 반도 안 되는 가격에 납품이 된다고 하네요. 원재료의 품질이 반으로 떨어진다는 얘기고 이를 커버하기 위해 식품첨가물을 엄청나게 넣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온에 둬도 잘 안 썩는다나요. 고기가 진리라는 것은 총정리 51화 삼겹살에서 말씀드렸습니다. 뷔페식당에서 먹는 달과 오리는 수입 인스턴트 제품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닭다리, 닭날개, 훈제오리가 그런데 냉동 닭을 쓰는 경우 냄새를 없애기 위해 몸에 좋지 않은 첨가물도 넣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양념한 소갈비보다는 스테이크가 낫습니다. 아까 회가 위험할 있다고 했는데 해산물 중에서 장어와 문어요리 역시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양념장어의 경우 양념이 첨가된 냉동 제품을 수입해 오는데 첨가물 덩어리라고 하고, 문어 역시 질기고 맛없는 종류를 수입해온다고 하는군요. 탕수육과 미트볼은 뷔페식당에서 가장 단가가 싼 메뉴라고 합니다. 인스턴트 제품을 조리해서 내놓는 것이기 때문에 주인 입장에서 이걸 많이 먹어주면 고마워한다나요. 그 외데 사람들이 잘 안 먹는 음식 역시 피할 대상입니다. 잘 안 먹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잘 안 먹어서 오랫동안 방치된 음식이 좋을 리 없죠. 작년 초, 태국 치앙마이의 한 호텔 뷔페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식사를 하러 모였습니다. 조용하던 식당 안에는 긴장감이 흘렀겠죠. 이들은 뷔페 메뉴 중 새우를 발견하자 대륙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새우를 집게로 집은 게 아니라 커다란 접시 째로 담아가기 시작한 것이죠. 나중에는 몸싸움을 벌이며 동을 내놓았는데 이들이 가고 난 자리마다 반도 먹지 않는 아까운 새우가 남아있었습니다. 이 모습이 SNS와 언론을 통해 화제가 되었죠.
- 이글은전체방송의일부분만다루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2078https://itunes.apple.com/kr/podcast/chongjeongli/id1130129527?mt=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