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위장전입' 처벌 어려운 이유는...검찰도 무시하는 법


▲ 이낙연 국무총리. 이 총리는 아내의 위장전입 의혹으로 비난을 받아왔다. /연합뉴스
▲ 지난 2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지명자. 김 지명자는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아내의 치료를 위해 실제 거주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권의 내각에 있어 '위장전입'이 최대 난제로 떠올랐다. 위장전입은 주민등록법상 형사처벌 규정을 둔 행정법규임에도 국민은 물론 사법권 내에서도 중대한 위법사항으로 보지 않아 실질적인 처벌도 없는 상황이다. 일부 법조계에서는 위장전입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처벌않는 죄…위장전입


위장전입은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재산증식, 부동산투기, 자녀진학, 임용 등을 목적으로 주소만 옮겨놓는 행위를 말한다


주민등록법 제37조는 '주민등록 또는 주민등록증에 관하여 거짓의 사실을 신고 또는 신청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행정법규지만 그 처벌은 형사처벌로 규정하고 있다.


4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2000년 6월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후, 위장전입으로 낙마한 경우는 20차례 정도다. 하지만 이들 중 실질적인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17년 동안 300여명의 고위공직자가 인사청문회 대상이었지만 위장전입으로 문제가 된 경우는 전체 10%도 안되는 수치다.


앞서 낙마한 사례도 단순한 위장전입보다는 그 목적이 부동산 투기나 재산 증식일 경우만 문제로 삼았다.

한 검찰 관계자는 "사실상 위장전입 같은 경우는 고발이 들어오는 경우에만 수사를 한다. 그마저도 수사력 낭비라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않는다"며 "행정의 편의성을 위한 법에 형사처벌 조항을 달아논 경우다. 징역 등의 조항이 있지만 벌금을 내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에만 해당되며 고위공직자의 경우는 가벼운 벌금형으로 끝나는 게 보통"이라고 말했다.


고위공직자의 경우도 도덕적 문제는 되더라도 중대한 위법사항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이 공약한 '사법개혁' 사항 중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도 위장전입에 대해서는 무시할 가능성이 높다. 뇌물 등에 중점을 둘 뿐 위장전입과 같은 사건은 관심 밖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입장이다.


법무법인 통인의 한명섭 변호사는 "사회 인식 자체가 위장전입이 중죄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수사기관에서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위장전입의 경우는 형사처벌을 최소화하고 행정처분에 중점을 두는 것이 맞다. 재수없는 사람만 걸리는 죄"라고 지적했다.


위장전입 자체가 유신독재 시절 주민 통제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처벌조항을 없애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당초에는 2중으로 전입신고를 한 경우에만 처벌을 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선포 이후인 1975년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통해 형사처벌 조항이 추가됐다.


반대 의견도 나온다. 위장전입 자체를 중대하게 보지 않는다면 일부 특권층의 재산증식에 적극 사용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지금도 부동산투기 등에 사용되고 있는데 이를 가볍게 본다면 더욱 문제가 커질 것"이라며 "전부 잡을 수없다고 처벌을 최소화 시키기보다는 인식개선으로 인해 위장전입 자체를 중죄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의 '위장전입'


역대 청문회에서는 위장전입보다는 그 사유에 무게를 뒀다. 단순한 자녀진학, 입원치료 등을 위한 전입신고일 경우에는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 목적에 따라 후보에서 낙마한 경우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국무총리, 장관, 검찰총장, 대법관에 이르기까지 총 18명의 지명자와, 공직자에게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됐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역대 최고 수치인 9명이 후보자·지명자에서 철회됐지만 이 중 위장전입이 주 사유인 사람은 없었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는 이 총리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위장전입 의혹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이 총리의 경우는 문 대통령이 '양해'를 구하며 통과했으며 김 지명자에 대해선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명이 있었다"는 것이 청와대의 입장이다.


남은 것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다. 강 후보자는 딸의 입학을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고 해명한 상태다. 야당에서는 2번은 봐줘도 3명째는 안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 강행이 문 대통령이 강조하는 '협치'가 깨지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들은 문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발표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국민들의 표를 받는 국회가 문 대통령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한다면 완강한 반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도 대통령께서 직접 이번 일에 대한 사과문 형식의 발표를 하기 바란다"며 "위장전입은 이유가 어떻든지 간에 위법이다. 이를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충분한 입장발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트로미디어=김성현 기자


기사출처= https://goo.gl/FzSX7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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