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청와대, “실업·양극화 재난수준” 규정하며 야 3당 압박


▲ 장하성 정책실장이 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소득분배 및 양극화 해소, 일자리 추경에 대한 모두발언을 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투데이

장하성 靑정책실장 “현 상황 재난 수준” 발언…밀접하게 연관된 3가지 배경은?

청와대가 고착화되고 있는 실업 및 분배 악화 상황을 ‘재난’으로 규정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4일 청와대 임명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재난에 가까운 실업 상태와 분배 악화 상황을 방치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장 실장의 강도높은 발언의 목표는 명확해 보인다. 11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조기 편성을 위한 여론조성용이면서 동시에 야 3당의 협조를 압박하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장 실장은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는 등 실업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정부가 가만히 있는 것은 책임 회피”라며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개혁과 함께 단기적인 대응(추경)도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장 실장이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사회의 일자리 상황을 특별히 ‘재난 수준’이라고 언급한 것에는 3가지의 밀접하게 연관된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자료=뉴스투데이]

저소득층은 지속적인 근로소득 감소, 고소득층은 증가

우선 장하성 정책실장의 발언에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정작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소득 양극화가 이제 임계점에 달했다는 위기의식이 전제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 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달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소득분배지표’ 자료를 인용해 소득 하위계층의 소득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소득 상위계층은 소득이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을 지적했다. 

장 실장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 계층인 1분위의 2016년 근로소득은 9.8%가 감소했으며 지난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했다. 특히 1분위 소득은 지난해 이후 5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해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소득 상위계층의 근로소득은 증가했다. 장 실장은 “저소득층의 근로 소득은 크게 감소한 반면 고소득층의 근로 소득 증가세는 그대로 유지됐다는 사실이 특히 걱정되는 부분”이라며 나날이 벌어지고 있는 소득 양극화에 대해 우려했다.

결국 소득 하위계층의 지속적인 소득 감소 현상을 미루어 볼 때 이는 결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며, 이처럼 상위계층의 소득은 증가하는 가운데 하위계층의 소득만 계속 감소한다면 종래에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갈등구조의 원인이 될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현실인식을 전달한 것이다. 

장 실장이  “추경 예산은 소득 하위 40% 이하인 1·2분위 계층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에 집중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 또한 이 같은 문제의식의 발로이다.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간 임금 격차 확대

장 실장은 소득 양극화의 원인으로 대-중소기업 및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 등을 꼽기도 했다. 재난에 가까운 소득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임금 격차를 적극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장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격차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임금격차 이면에 자리 잡은 대-중소기업 격차를 줄이고 시장 공정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양극화를 해소하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장 실장의 지적대로 현재 우리나라의 대-중소기업 및 정규직-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심각하다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사실이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지난해 임금총액은 대기업의 62.9%에 불과했으며, 고용노동부에 따른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 역시 비정규직이 정규직의 41%에 그칠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임금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소비가 감소되고, 이것이 저소득층의 주요 일자리인 서비스직과 자영업의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궁극적으로 저소득층 일자리의 양과 질이 모두 후퇴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6월 임시국회 추경통과 위한 여론 포석…야 3당, ‘일자리 추경’은 부적절 입장 고수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4월 실업률 11.2%로 역대 최고치라 추경요건 충족” 주장

따라서 장하성 정책실장의 ‘재난’ 발언은 앞으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제출을 앞두고 통과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포석의 성격이 강하다.

현행 국가재정법 상 추경편성요건은 경기침체나 대량실업, 전쟁 등 대규모 재해, 대내외 여건변화에 따른 중대한 위기 발생 등으로 규정돼 있다. 이 조항을 근거로 삼아 자유한국당 등 야 3당은 정부의 이번 일자리 추경이 편성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장 실장이 일자리 문제에 관한 우리 사회의 현 상황을 굳이 ‘재난’으로 표현한 것은 이번 일자리 추경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이다.

장 실장이 기자간담회를 직접 자청한 4일은 기획재정부의 추경안이 발표된 전날이다. 추경안은 7일 국회에 제출된다. 문재인 정부가 추경안 통과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5일 “국가제정법 89조 2호를 보면, 대량 실업의 경우에는 추가 경정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지난 4월 실업률이 4.2%로 17년 만에 최고 수준이고 같은 달 청년 실업률은 11.2%로 통계 작성 이례 최고수준이므로 (저는) 추경편성 요건을 만족시킨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용섭 부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 ‘박진호의 SBS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사실상 청년 실업자 수가 3개월 연속 120만 명이 넘어가고 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진정성을 가지고 잘 설명하면, 야당도 실업으로 고통 받고 있는 시민들의 아픔을 매일매일 접하고 있기 때문에 협조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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