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의 언론 다루는 방법

기사 링크


올랑드 전 대통령이 몰래 애인 만나러 헬멧 쓰고 오토바이 타고 다니던(경호원들은 얼마나 고생했을까?) 사진 혹시 기억하시나 모르겠다. 프랑수아 올랑드는 타블로이드 신문의 희생자에 가까웠다. 하지만 에마뉘엘 마크롱은 다르다. 마크롱 대통령은 타블로이드를 능수능란하게 이용하는 쪽에 가깝다.


(러시아에서 퍼뜨린 것으로 추정되는) 마크롱-동성연애자 루머가 떠돌 때였다. 저녁 식사에서 신세를 한탄하던 마크롱 부부에게 자비에르 니엘(참조 1)이 파파라치의 여왕에게 자문을 구하라 말한다. 그녀의 이름은 미셸 마르셩(Michèle Marchand, 참조 2).


바로 그녀의 제안으로 나온, “파리 마치”지의 마크롱 부부가 해변을 걸어가는 사진이다. 폴로 셔츠에 반바지 차림의 남편과 하와이풍 수영복을 입은 부인의 행복한 모습(참조 3). 이 사진이 마크롱 부부에 대한 이미지를 상당히 개선시켰다(고 평가 받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마크롱이 중딩 때 연극하던 영상이나 결혼식 영상같은 것도 등장했었는데 누가 제공했겠는가? 본인이다.




그런데 이제 대통령에 당선됐네? 언론에 대한 마크롱의 태도도 돌변한다. 기사의 표현처럼 가니메데스에서 유피테르가 됐다(참조 4). 그토록 살갑게 언론에 협조하던 마크롱측은 입을 싹 닫는다. 마크롱에 비하면 프랑수아 올랑드는 언론에게 있어서 천사에 가깝다. 심지어 기자의 문자 메시지에도 올랑드가 답해줄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들의 불만이 많아졌다. 그런데 이게 웬 걸? 말리의 프랑스 주둔군 부대를 방문할 때 마크롱은 “외교 및 군사에 밝은 기자들”만 동행하도록 했고, 실제로 대통령궁에서 데려갈 기자를 선별했다. 엘리제궁 출입 기자라고 다 데려간 게 아니었다. 말리만이 아니다. 유럽이면 유럽, 독일이면 독일, G7이면 G7 등, 해당 전문 기자들만을 대동했다.


국내 첫 방문지였던 STX(!) 조선소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선언했다. “정부는 통치를 해야 하고, 언론은 자기 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독립 사법기관이 있죠. 각 역할을 섞어선 안 됩니다.”


정보를 전달하는 자기 할 일을 똑바로 하라는 주문이다. 난데 없이 “독립 사법기관”을 언급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언론보고 사법기관 노릇하지 말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 칼럼의 저자도 저널리스트인데 어떤 기분일까?


이 저자는 마크롱에게 동의한다. 자기 할 일을 하라는 건 너무나 명확한 주문이라서 반박의 여지가 없다. (마크롱에게 감탄하는 느낌도 알 수 있다.) 다만 대우 좀 잘 받아야 훌륭한 저널리스트가 되지 않겠느냐고 푸념하고, 마크롱이 혹시 보나파르티즘을 받아들이는 것 아니냐고도 걱정한다. 그래도 그녀는 자기 할 일을 하는 의미로 마지막에 말한다.


“언론은 먼저 외칠 것이다. '동시에' 틀릴 수도 맞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


참조


1. 프랑스의 통신 재벌이며, 르몽드지의 공동 소유주다. 참고로 부인이 LVMH의 수석 부사장인 델핀 아르노. 이름 보면 아시겠지만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의 장녀다. (음모론스럽게 말하자면) 마크롱이 괜히 떴겠나?


2. "Mimi", l'étonnante prêtresse des paparazzis qui conseille les Macron(2017년 3월 24일): http://tempsreel.nouvelobs.com/presidentielle-2017/20170324.OBS7068/mimi-l-etonnante-pretresse-des-paparazzis-qui-conseille-les-macron.html


3. Exclusif : Emmanuel et Brigitte Macron, vacances en amoureux avant l'offensive(2016년 8월 10일): http://www.parismatch.com/People/Politique/Exclusif-Emmanuel-et-Brigitte-Macron-vacances-en-amoureux-avant-l-offensive-1036417


4. 가니메데스는 신들에게 술을 따르는 트로이 출신의 미소년이다. 다만 기사가 제우스가 아닌 유피테르를 쓴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