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푸치의 모닝레터_0614. 인지 왜곡을 경계하는 인간 탐구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대체로 복잡하게 나쁜 사람이다.” 


최근 스크린에는 <불한당><악녀> 등 인간의 본성을 성찰하는 작품들이 잇따라 개봉하고 있는데요, 지난 10일 자 중앙일보의 '삶의 향기' 코너에 송인한 연세대 교수가 기고한 칼럼에서 인용한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에세이 『정확한 사랑의 실험』 속 한 문장입니다. 


송 교수는 최근, 새 정부의 내각 구성과 관련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공직 후보자를 소개하는 언론이나 정치인들의 표현이나 수식어에 대해 타인에게는 인생에서의 가장 낮은 순간을, 자신에게는 가장 높은 순간을 기준으로 보고 싶은 것만 선택해 받아들이는 존재론적인 인간의 면모가 '인지 왜곡'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요.


그는 실례로 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경우, 미국의 명문 미시간 대학 정책학 박사로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국무조정실장 등 풍부한 국정 경험 등 삶에서 성취한 많은 일에도 불구하고 '고졸 출신'이라는 수식어로 공직 후보자의 삶을 규정하는 것은 '사회적 고착'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인지 왜곡으로 인한 이중 잣대는 우리가 공동체나 조직에서 생활하는 일상 속에서도 흔히 경험할 수 있는데요, 자신의 긍정적인 면은 확대하고 타인의 것은 축소하는 특징을 갖는다고 해요. 반대로 자신의 약점이나 부정적인 것은 상황과 환경에 원인을 돌리며 축소하고, 타인의 것은 도덕성이나 인격 등 내적인 원인 때문이라고 확대하기도 한답니다. 


그는 또 자신의 잘못은 삶의 한 부분이라며 범위를 좁히는 성향은 같은 집단에 속한 이의 잘못에 대해 너그럽게 대하는 태도를 보이게 하지만, 타인의 과실을 삶 전체로 확대하는 성향으로 인해 집단에 속하지 않은 이의 잘못에는 단호하게 이분법적인 사고로 대처한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자신보다 뛰어난 타인에 대한 경쟁심 때문에 시기·질투를 가지는 현상으로 사회적 비교 편향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습니다. 


<설국열차><피에타><아무르> 등 27편의 영화에서 사랑, 욕망, 윤리, 성장이란 담론을 제기하는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평론 에세이 『정확한 사랑의 실험』은 영화평론가 이동진이나 허지웅이 쓴 책을 읽어본 적이 있던 필자에게 인간의 내면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쓴 영화평론 입문서 같아요. 


지난 2015년까지 영화주간지 씨네21에도 고정 칼럼을 게재해 읽어본 적이 있는데요, 그는 '사랑의 논리'라는 주제로 ‘정확한’이라는 형용사를 ‘사랑’ 앞에 세워두게 되면 어떠한 깊이에 도달하게 되는지 <러스트 앤 본><케빈에 대하여><아무르> 등 작품을 소개하고, '욕망의 병리'라는 주제로 <피에타><다른 나라에서><우리 선희> 등 김기덕과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서 드러나는 욕망의 문제, 불안과 우울의 정서로 드러나는 종말의 서사를 이야기합니다. 


또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와 <더 헌트><설국열차> 등의 작품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제기하면서 <스토커><머드><노예 12년> 등 살인과도 같은 성장 의미와 희망 없이 살아가야 하는 삶의 의미를 풀어내는 등 비전문가인 필자가 관심을 가져온 '인간에 관한 탐구 생활'처럼 다가옵니다.


이 책에서는 문학평론가로서의 전문성을 발휘해 기존 영화평론서와 달리, 같은 영화를 5~ 6회 반복해 보며 어두운 극장에서 깨알 메모를 하면서 영화적인 미장셴이나 완성도 등을 비평하기보다 12일 자 모닝레터에서 소개한 바 있는 이동진 평론가가 전한 작품 비평의 기준이 되기도 했듯, 감독이 그럴듯하게 시작을 해서 자기가 던진 주제를 잘 표현해내는지, 이야기의 구성에 집중해 영화 속의 캐릭터를 통해 인생과 삶의 의미를 성찰할 수 있게 하는 것 같아요.


신형철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문학 작품을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가장 구체적인 상황과 생생한 인간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바로 문학 속에서다"라며 영화나 드라마와 차별화된 특징으로 "인간을 공부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인데, 언어라는 수단이 거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20년 가까이 공직 후보자의 능력, 자질, 도덕성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가 자기 편향적인 인지 왜곡 없이 본래의 목적과 기능에 충실하길 바란다"는 송인한 교수의 바람이 실현되려면, 송 교수가 인용한 책이자 문학평론가가 쓴 영화평론서 『정확한 사랑의 실험』에서 전하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탐구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From Mornin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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