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의 승리? ‘레스터 시티’의 성공 비법


안녕하세요. 마케팅 영웅전입니다.


현재 수많은 디지털상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그 안에 숨어있는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이를 활용하여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과정은 비즈니스와 브랜드의 생존 및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데이터 분석과 활용’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즌을 운영해나가고 있는 한 축구 클럽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마케팅 관련 사이트에서 웬 축구 이야기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글을 읽고 나면 이 클럽의 이야기가 마치 비즈니스 세계에서 첫발을 내딛는 스타트업의 생존기와 유사하다는 점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데이터 분석과 활용을 통해 성공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는 클럽은 바로 2015~16시즌 프리미어 리그 우승 클럽인 ‘레스터 시티 FC (Leicester City Football Club)’입니다.


(휘날리는 레스터 시티 깃발 / 사진 = 허핑턴포스트)



레스터 시티는 2014~15시즌 처음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을 했습니다. 마치 유니콘이 되기 위해 본격적으로 비즈니스 세계에 뛰어든 수많은 스타트업과 같은 위치였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해 레스터 시티는 20개 팀 중 14위를 기록하며 첫 승격팀으로 예상과 다르게 강등을 피했으나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다음 시즌인 2015~16시즌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우승을 이루어냈습니다. 이를 스타트업에 비유하면 2년 차에 소위 말하는 대박 유니콘 기업의 반열에 오른 것이었습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에서 강등 후보로 거론되던 레스터 시티의 기적적인 우승 스토리에는 흥미로운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영국의 도박 업체인 윌리엄 힐 (William Hill)은 레스터 시티의 우승 확률을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이 2020년 도널드 트럼프에 이어 미국 대통령이 될 확률보다 낮다고 예측했습니다.


그렇다면 전 시즌 14위로 강등 위기까지 처했던 레스터 시티의 우승 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일부 사람들은 명장 라니에리 감독의 부임과 우승 시즌 11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총 22골을 기록한 제이미 바디, 2015-16시즌 PFA 선정 ‘올해의 선수’에 빛나는 리야드 마레즈와 같은 선수들의 예상치 못한 대활약, 그리고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 등 우승 후보의 내부 스캔들 및 부진에 따른 반사적 이익이었다고 주장했으며 심지어 2012년 레스터 시내에서 발견된 리처드 3세의 유골을, 530년만인 지난해 3월 성대하게 장례식을 치른 덕분에 그 유령이 레스터 시티의 우승을 도왔다는 ‘왕가의 도움’이라는 속설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레스터 시티의 우승에는 위와 같은 요인 외에 ‘데이터 분석과 활용’이라는 그들만의 무기가 있었습니다.


(레스터 시티 데이터 분석팀 / 사진 = optasportspro.com)



사실 축구계에도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인 독일 대표팀의 선전 비결 중 하나가 ‘데이터 분석’으로 알려졌을 정도로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데이터 분석과 활용이 이미 보편화 되어 가고 있는 시점이었지만 레스터 시티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어낸 그들의 인사이트를 실제 훈련과 경기에 적재적소로 활용하여 전력상 우위에 있는 강팀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격파하기 시작했습니다.


※ 독일은 메모리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기반으로 한 ‘SAP 매치 인사이트 솔루션’을 훈련과 실제 경기에 도입하여 선수들의 무릎과 어깨에 센서를 부착하면, 순간속도나 심박 수, 슈팅 동작, 방향 등에 대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태블릿PC를 통해 감독과 코치진에게 전송되어 이를 통해 독일 대표팀은 실시간 전략의 수정과 선수들 컨디션에 맞는 맞춤형 훈련을 했다고 합니다.


레스터 시티에서는 2명의 퍼포먼스 분석가가 데이터 분석 작업을 수행하며, 이들의 가장 핵심적인 작업은 앞으로 다가올 경기에 대한 분석과 경기 데이터를 수집해 경기 후 그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레스터 시티 데이터 분석팀의 작업 과정입니다.


이들은 축구에서 데이터에 중점을 둔 분석을 시도할 때, 간단한 결론일지라도 그것을 듣는 사람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기란 쉬운 게 아니므로 분석을 들어주는 사람의 태도 역시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왠지 에이전시와 광고주, 디지털 마케터 OR 데이터 애널리스트와 직속 상사 간의 Communication에도 상당히 필요한 태도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레스터 시티의 데이터 분석 과정은 경기 시작 전/경기 중/경기 후로 나뉩니다. 


먼저 경기 시작 전 레스터 시티가 다음에 상대할 팀의 최근 3경기 영상을 시청하고 그 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전반적인 평가, 상대 팀의 최근 경기력 수준, 예상 라인업, 경기 스타일과 전술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감독과 코치에게 정보를 제공하는데 코칭 스태프에 빠르게 데이터가 넘어갈수록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 수월해집니다. 제공된 보고서에는 주로 “상대가 어떻게 빌드업을 시도하는가? 공수 전환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가? 수비 조직 형성법과 세트피스 전술에 대한 이야기”와 같은 정보가 포함됩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감독과 코칭 스태프는 “상대가 어떻게 빌드업을 시도하는가, 상대가 어떤 순간에 압박을 들어가는가”를 확인하고 레스터 시티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역습을 활용하기 위한 전술을 준비합니다.


이밖에 모든 트레이닝 세션을 녹화하고 경기 역시 마찬가지로 녹화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수집한 데이터 역시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에 포함하며 특히 선수들이 이러한 보고서와 비디오 영상에 쉽게 접근하도록 만들어 경기를 준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소한 사항들도 리뷰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러한 트레이닝 세션의 분석을 통해 실제 경기뿐만 아니라 훈련 영상에서도 정보를 분석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에게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레스터 시티 선수들 자신의 플레이를 더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기 전날 이렇게 축적된 팀 내외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더욱 요약적이면서 구체적인 분석을 제공합니다.


레스터 시티의 데이터 분석은 경기 중에도 계속됩니다.


레스터 시티는 홈구장인 킹파워 스타디움에 데이터 분석 전문가룸을 만들었는데 이곳은 바로 라커룸과 연결되어 있어 하프타임에 선수단은 즉각적으로 전반전에 대한 데이터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들은 데이터를 현장에서 즉시 활용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 여겨 전반전이 종료된 하프타임 15분 동안 감독에게 방대한 정보를 제공해주기보다는 몇 가지 중요한 특정 데이터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만약 한 선수가 1:1 싸움에서 계속 지고 있다면 그에 대한 기록을 증거로 감독에게 제공해주거나 상대가 비슷한 상황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낸다면 그것 역시 감독에게 보고하여 하프타임 동안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경기 중 레스터 시티 데이터 분석팀의 모습 / 사진 = optasportspro.com)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부터 데이터 분석은 또다시 시작됩니다.


그 날의 경기는 Opta의 실시간 데이터와 부가적인 수학적 기법 등을 통해서 코드화되고 이렇게 변환된 코드에는 공이 없는 순간에 상대를 어떻게 압박했는지, 공격 상황에서 어떻게 공격 작업을 진행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종료 휘슬은 데이터 분석팀에게 경기가 끝난 시점부터 분석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경기 하이라이트와 분석해야 할 주요 장면들은 월요일 아침에 있을 경기 브리핑에 반드시 포함되어야만 합니다.


보통 다음 경기는 7일 후에야 돌아오지만, 시간은 항상 빡빡합니다. 보고서 작성은 감독과 코치가 팀의 전술과 훈련을 준비하는 것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보고서 작성이 가장 먼저 처리되어야 할 사항이며 보고서에 대한 명확한 처리는 데이터 분석가와 코칭 스태프 사이의 유대감 형성에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감독과 코치진에게 전해지는 경기 보고서에는 기초 데이터가 아닌 인사이트 도출을 위한 해석이 들어갑니다. 특히 경기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고 미리 언급했던 데이터들 (기회 창출 및 차단, 공수전환, 세트피스 등)에 대한 분석이 추가됩니다.


(레스터 시티의 경기분석 보고서 / 사진 = optasportspro.com)



최근 경기 후 보고서에는 팀 유닛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됩니다. 예를 들면 레스터 시티 2명의 중앙 미드필더는 2명의 유닛에 대한 보고서를 받을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스스로 경기를 되돌아볼 수 있습니다.


레스터 시티 모든 선수가 데이터 분석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며 선수들이 데이터 분석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주기 때문에 선수들을 소집해 분석된 데이터의 인사이트를 충분히 이야기해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선수들이 경기 후 개인 보고서에 대해서 피드백하는 것이 지금 수준까지 도달하는 데까지 무려 2시즌이 소요되었고 그것은 라니에리 감독 아래서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라니에리 감독에게는 비디오 영상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보충 설명해주기 위한 데이터가 필요하며 그러한 통계 자료들은 선수들에게도 전달됩니다. 그리고 선수들은 그 자료들을 활용해 자신의 퍼포먼스를 스스로 평가하게 됩니다.


또한, 레스터 시티의 데이터 분석팀은 클럽에서 데이터 분석에 대한 어떤 분위기를 형성하는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데이터 분석가뿐만 아니라 감독, 코칭 스태프, 스포츠 과학자, 선수 영입팀, 선수들 모두가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아래처럼 말합니다.


“설령 논의할 사항이 사소한 것일지라도 매일 아침 모든 부서가 같이 회의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감독이 가능한 많은 것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정보가 준비되어 있도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항상 주도적으로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자료들을 준비해 놓습니다. 주도적으로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우리 팀 퍼포먼스에 영향을 준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감독과 코칭 스태프들로부터 일방적인 지시를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가까이서 호흡하며 데이터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선수들을 데이터에 자주 노출하는 것은 이 클럽의 문화 중 하나입니다. 선수들은 점차 데이터에 익숙해져 가고 있으며 자연스레 데이터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 있습니다.”


레스터 시티의 데이터 분석팀은 선수들에게 지속해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기초 데이터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 혹은 상대 팀 선수와의 비교자료, 시즌 평균과의 비교자료,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분석된 자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이 그 분석을 활용하여 경기장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이게 유도하고 있습니다.


다른 클럽도 마찬가지로 레스터 시티처럼 데이터에 기초한 분석을 시행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레스터는 데이터 활용에 대해서 굉장히 진취적인 태도를 지닌 클럽이라는 것이며 데이터 분석과 활용에 대해 연구할만한 아주 뛰어난 클럽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각 부서가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데이터에 기반을 둔 분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각 과정을 축적된 데이터에 기반하여 지속해서 관리 및 평가하고 있습니다. 레스터 시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데이터 분석은 당당히 클럽 운영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분명 레스터 시티의 우승 신화에는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대활약, 기존 강호들의 부진, 그리고 약간의 미신들이 어느 정도는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레스터 시티는 프리미어 리그 여느 클럽보다 적극적으로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며 레스터 시티만의 승리 해법을 찾아 나가는데 필요한 데이터 기반의 인사이트를 발견했습니다.


그 결과, 정확하고 치밀한 단거리 패스 중심의 전략을 구사하는 선두팀과 달리 개별 선수들의 강점을 최대한 끌어내며 결정적 순간의 장거리 패스를 통한 역공 전략으로 차곡차곡 승점을 쌓으며 선두팀들의 추격을 떨쳐냈습니다. 이러한 레스터 시티의 우승 신화는 기존의 프리미어 리그의 성공 공식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뒤집었다는 점에서 프리미어 리그 역사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레스터 시티의 성공 스토리가 한정된 재원으로 수많은 디지털상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도출해낸 인사이트를 적재적소에 활용해야 하는 스타트업들에게 귀감이 되는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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