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어느 두메 산골, 옛날부터 봄나물의 대명사는 불미였다.
봄이 오면 할매따라 다래끼 옆에 끼고
앞덤인 도탕골로 들어가 두물이나 만당골에서,
배양골로 들어가 어디비나 고망지 골짜기 끝에서.
특히 고망지(高望地)는 집에서도 오리넘게 떨어져 있어
우리 동네 사람들은 잘 가지도 않고
웃마을에도 가까이 밭이 있는 한집에서만 가끔 들락거리는,
6,25때 피난민들이 세평정도의 자연 바위굴 안에 토담치고 살았던
오지였지만 봄맞이 전령 참꽃(진달래)도 머슴의
땔감지게 위에 제일 먼저 꽂히고 불미며 불알나물(원추리 뿌리가 ? 처럼 여러개 달린데서)
부지깨이나물,비비추,고사리,떡쑥(에델바이스 비슷한데 쑥떡할 때 섞어 만듬)
가끔씩 마주치는 산돌개(산도라지),딱주(잔대) 등 없는게 없는 보물창고였다.
그 골짜기 끝에 천수답과 밭이 있어 도라지와 황금,씨오,소엽,작약 등 약초를 심다보니
밭매러(잡초 뽑으러) 가거나 약초 캐는 일, 모심고 나락 베러 가는 일이 많아
그 때는 가기 싫은 곳 첫번째였지만
그래도 봄이 오면 나물캐고 늦여름이면 등성이에서 비온 뒤 싸리버섯 따고
가을이면 익어 배가 터진 어름(으름)이 있던 곳
밭에서 일할 때 머얼리서 멧돼지 질주하는 소리를 들었던 그 곳
오십중반에 접어든 지금은 거의 가보지 않는 곳.
민들레 비슷하게 생긴 불미가 양지 바른 미뿌랑(무덤 근처)이나 풀밭에
있으면 먼저 꽃봉오리 따 먹고 이파리만 뜯어 챙겨
반찬 할 때 살짝 데쳐서 참기름에 무쳐 먹으면 하늘나라 두렵지 않았네.
사진이나 표준말이 무엇인지 인터넷에서 검색하기를 수천번
드뎌 찾은 말이 멱쇠채. 멱쇠는 물에서 잘 노는 놈인가? 그놈이 먹는 나물이?
여기서 지식 하나 추가요.
로제트형[rosette type] 식물
뿌리에서 직접 생긴 잎(根出葉)이 지면에 붙어난 잎.
겨울을 극복하는 생태전략으로 주로 해넘이 한해살이에서 흔하게 관찰되며,
지면에 퍼진 잎 모양이 장미꽃(rose) 조각처럼 생긴 데에서 유래하는 명칭.
(예로 민들레, 질경이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