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잠] 언제나였습니다. 아버지는 내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일어나서 학교가는 나의 뒤모습까지 바라봐 주셨고 아버지는 내가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제서야 눈을 붙이곤 했습니다. 아버지의 잠든 모습을 거의 못보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은 건 어처구니 없게도 고등학생이 된 후였습니다. 내가 눈을 뜬 세계에는 언제나 아버지가 있었고 아버지가 잠에 든 세계에는 언제나 잠든 내가 있었던 것입니다. 아버지가 나보다 더 오래 잠드는 모습을 본 건 세상을 떠나신 후였습니다. 어쩌면 영원히 잠에 들지 않는 시간을 만드신 건 아닐까 빈자리를 느낄 때마다 궁금해 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