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씨엔 역시, 아이스크림 총정리!

본격적인 더위와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빙과업체들의 전쟁도 치열해지고 있죠. 아이스크림의 최고 성수기가 지금입니다. 날이 더워지면 애나 어른이나 시원한 ‘하드’ 하나씩 물고 싶다고 하죠. 외출하고 돌아오는 가족에게 메로나 심부름은 현대사회의 예의기도 합니다.

업체마다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20%까지 인상하고 있습니다. 제조비용이 올라서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 참신함이라고는 전혀 없는 뻔한 레퍼토리입니다. 문제는 제품의 용량까지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질소를 사면 조금씩 넣어준다는 과자처럼 말이죠. 기형적인 유통구조로 제조사는 팔아도 골칫거리인 게 아이스크림입니다.

노벨상 시상식이 끝나면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이 나오죠. 최초의 아이스크림은 셔벗 형태였을 겁니다. 냉장고가 없던 고대에는 금수저만 먹을 수 있는 고급 간식이었습니다. 서양음식의 디저트로 이용됐지만 현대에 와서는 흔한 기호식품이 되었죠.

가장 기초적인 분류는 하드 아이스크림과 소프트크림입니다. 바닐라 향이 들어가면 플레인, 달걀노른자 성분이 많으면 프렌치 혹은 커스터드 아이스크림이라고 하죠. 세부 분류는 국가마다 다릅니다. 미국의 경우 유고형분 20% 이상, 유지방 10% 이상인 경우만 아이스크림이라고 표기할 수 있습니다. 다른 빙과류에는 ‘~bar’라는 이름을 달죠.

아이스크림의 유래에는 다양한 설이 있습니다. 16세기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요리사가 겨울에 샴페인을 밖에 놔두고 자버렸습니다. 다음날 얼어붙은 샴페인의 맛에 놀라 셔벗이 시작됐다는 설이 하나 있죠. 하지만 아이스크림의 유래는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마르코 폴로가 원나라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는 기록도 있고, 시저와 알렉산더 대왕이 눈에 우유와 꿀을 섞어 먹었다는 설도 있으니까요.

네로 황제가 만년설을 갈아서 과일과 섞어 먹었다는 것이 가장 유명하죠. 아랍의 음료인 샤르파르가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 들어왔는데 이걸 에트나산 꼭대기에 있던 만년설로 얼려먹은 게 원조라는 설도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 시장에서도 아이스크림을 팔았다고도 하죠. BC 400년 페르시아에서 파스타에 장미수를 버무리고 과일을 섞은 후 보관했던 눈을 얹어 먹은 것이 가장 오래된 얘기입니다.

요즘과 같은 아이스크림은 18세기 영국에서 시작했습니다. 200년 동안 부유층만 먹을 수 있던 아이스크림은 20세기 들어 냉동기술이 발전하면서 대중화됩니다. 미국의 제이콥 푸셀이 뉴욕과 워싱턴에 공장을 세웠죠. 아이스크림콘이 선을 보인 것은 1904년 만국박람회였습니다. 와플장수와 아이스크림 장수가 콜라보레이션으로 만든 것이었죠. 그릇 대신 와플에 아이스크림을 담은 게 시작입니다.

워낙 지방과 당분이 많아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에게 좋지 않죠. 살찌는 음식이란 거 모르는 사람 없습니다. 운동하고 나서 많이 먹는데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죠. 차가운 걸 먹다보니 잠깐 시원해도 삼투압 때문에 더 심한 갈증을 느낀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우리가 안 먹나요? 이온 음료도 함께 사서 마시면 됩니다.

무엇이든 거침없이 대충 정리해서 배달해 드리는 내 손안의 지식인, 총정리! 71화의 주제는 ‘이런 날씨엔 역시, 아이스크림’입니다.

-아이스크림의 역사와 종류,척척 정리해 드립니다.

-아이스크림,아이스밀크,셔벗,저지방,비유지방,그리고 빙과,복잡합니다.

-서주아이스주,바밤바,돼지바,죠스바,스크류바…전설 공개!

-아이스크림 가격의 비밀,대체 왜 때문일까요?

-스포,반갑아이스크림이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아이스크림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막대 아이스크림, 즉 하드와 소프트아이스크림 정도는 쉽게 구분합니다. 소프트는 하드와 달리 경화과정을 거치지 않고 반동결한 것이죠. 여기에 더해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친구 생일날 가끔 먹잖아요?

그 외에 수제로 먹는 게 진짜인 이탈리아의 젤라토는 공기 함유량이 적고 칼로리도 낮죠. 손님을 놀려먹는 재미로 파는 것 같은 터키 아이스크림은 돈두르마라 부릅니다. 에스프레스를 끼얹는 아포카토, 컵에 담은 파르페는 카페에서 팔죠. 과일이나 초콜릿을 올린 선디는 일요일에 주로 팔다가 생긴 이름입니다. 윤종신이 좋아하는 빙수도 있죠.

한국 식약처가 분류하는 아이스크림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복잡합니다. 먼저 아이스크림류와 과자류로 나누는데 아이스크림류는 축산물가공품으로 분류합니다. 원유 유가공품이 원료이기 때문이죠. 여기에 다른 식품과 식품첨가물을 더해 단단하게 얼려 만듭니다. 아이스크림은 유고형분 16%이상, 유지방분 6%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유고형분은 우유에서 수분을 뺀 것이고 유지방분은 우유에서 지방 성분만 분리한 것이죠.

아이스크림류는 아이스크림, 아이스밀크, 셔벗(샤베트), 저지방아이스크림, 비유지방 아이스크림의 다섯 가지로 구분합니다. 아이스크림은 월드콘이나 구구콘 같은 것이죠. 아이스밀크는 유지방분과 유고형분이 더 낮은 빵빠레나 메로나, 설레임, 말랑카우바 같은 겁니다.

샤베트는 우유에서 수분을 증발시키고 남은 고형분에서 지방을 제외한 무지유고형분이 2% 이상이어야 합니다. 빠삐코가 대표적인 샤베트죠. 빠삐코처럼 비닐튜브에 얼려서 빨아먹는 빙과류를 우리는 흔히 쮸쮸바라고 부릅니다. 쮸쮸바의 하이라이트는 꼬다리를 쪽쪽 빨아먹는 것이죠. 떠먹는 요구르트 뚜껑 핥듯 성스럽게 먹는 게 포인트입니다.

조안나 같은 저지방아이스크림은 조지방 2% 이하, 무지유고형분 10%이상을 말합니다. 조지방은 전체 중성지방을 의미하죠. 비유지방아이스크림은 조지방 5% 이상, 무지유고형분 5%이상입니다. 붕어싸만코, 매그넘 같은 게 있습니다. 아, 붕어싸만코의 ‘싸만코’가 일본어라는 썰이 있는데 제조사는 ‘싸고, 많고’의 합성어라고 밝혔습니다.

과자류에 속하는 아이스크림은 빙과류죠. 먹는 물에 식품이나 식품첨가물을 섞어서 얼린 것입니다. 스크류바나 탱크보이, 폴라포, 더위사냥 같은 것이죠. 그런데 아이스크림류의 샤베트인 빠삐코와 빙과류인 탱크보이, 아이스밀크인 메로나와 빙과류인 스크류바가 뭐가 다른지 바로 느낌 오시나요? 복잡하니까 그냥 맛있는 거 먹자고요.

1960년대까지 한국은 조악하게 만든 아이스께끼가 전부였습니다. 사카린 푼 물에 과일이나 향신료를 넣고 얼린 얼음과자였죠. 물뼈다귀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1962년 전설의 ‘삼강하드’가 출시됩니다. 국내 최초로 위생설비에서 대량생산한 아이스크림이죠. 2015년에 다시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1973년 설립된 서주산업은 처음으로 종이팩 우유를 만든 회사입니다. 녹색과 흰색을 로고로 사용했는데 이 디자인으로 포장된 서주아이스주를 출시합니다. 자판기에서 먹는 우유 혹은 가루분유의 향과 함께 달콤한 맛이 일품이죠. 이걸 기억하면 빼박캔트, 아재 맞습니다. 말랑카우와 비슷한 맛이죠.

1974년에는 해태제과에서 누가바가 나옵니다. 땅콩버터로 코팅한 것을 이로 깨물거나 살살 녹여먹으면 안에 있는 누가 크림이 나오죠. 녹차맛과 딸기맛에 이어 레몬치즈맛까지 출시되었습니다. 20대 이하는 싫어한다고 하네요.

같은 해에 빙그레가 미국회사와 제휴한 투게더가 나옵니다. 생우유를 넣은 고급아이스크림으로 인기가 엄청났죠. 80년대 중산층이 원하는 모습, 퇴근하는 아빠가 사온 투게더를 ‘식탁’이나 ‘소파’에 앉아 온 가족이 정답게 먹는 이미지로 어필했습니다. 거실 옆에 피아노도 있으면 더할 나위없죠. 꼬꼬마 때 천 원이었는데 지금은 6,500원이군요.

1975년에 나온 비비빅은 팥 아이스크림을 대표합니다. 이건 아이들이 아니라 엄마를 위한 것이었죠. 1976년 나온 해태 바밤바는 밤맛 아이스밀크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바밤바 맛은 몰라도 3행시는 알죠. 바밤바로 시작해서 ‘바’로 끝나는 모든 아이스크림으로 이어지는데 처음 들으면 빵 터집니다. 물론 다들 아시겠지만 몇 개만 소개해드립니다.

- 바밤바: 바밤바 / 밤맛 나는 / 바밤바
- 누가바: 누가바 / 가만 보니 / 바밤바
- 돼지바: 돼지바 / 지금 보니/ 바밤바
- 비행기: 비행기에 탑승한 여러분 / 행복한 여행되세요 / 기내식은 바밤바
- 캔디바: 캔 유 스피크 잉글리시? / 디스 이즈 / 바밤바


1979년 출시한 쌍쌍바는 혁명이었습니다. 친구나 연인, 가족과 갈라먹을 수 있었죠. 하지만 정확히 반으로 자르기 어렵죠. 더 길게 자른 쪽을 가져가면 우정과 사랑이 파괴되기도 합니다. 맛은 그냥 초콜릿 잠깐 담근 물을 얼린 것처럼 밍밍한 정도인데 같은 값에 두 개를 먹을 수 있기에 인기가 많았죠.

1981년 삼강 빠삐꼬가 출시되고 전설이 시작됩니다. 가성비도 훌륭했고 88년 나온 CM송은 중독성이 강했습니다. 영화 놈놈놈이 개봉됐을 무렵 한 디시유저가 놈놈놈 주주제가와 빠삐꼬 CM송을 합성한 ‘빠삐놈’이 인터넷에 퍼집니다. 자다가도 환청이 들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죠. 덕분에 빠삐코 매출은 40%가 올라갔습니다.

1983년에는 돼지바가 출시되었죠. 샤베트의 겉을 바삭한 쵸콜렛과자로 덮어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삼겹살이 들어간 것도 아니고 돼지와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죠. 사장이 제안한 이름이었는데, 처음에는 모두가 반대했지만 결국 대박을 쳤습니다. 역시 CF 덕분에 21세기에도 차트를 역주행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10대가 아는 돼지바는 안에 딸기잼이 들어간 것이죠.

같은 해에 또 다른 전설인 죠스바가 나옵니다. 겉은 남색이고 속은 빨갛습니다. 원래는 검은 색소가 남아돌아 어디에 처치할까 하다가 영화 죠스를 보고 진한 색 하드를 개발한 것이죠. 덕분에 이걸 먹으면 혀가 새파래졌죠. 서로 혀를 내밀고 자랑했고 수줍은 아이들은 집 거울을 보고 혀를 내밀며 좋아했습니다.

역시 83년생인 폴라포는 운동하고 나서 반드시 섭취해야하는 필수요소였습니다. 얼음알갱이를 가득 채우고 포도쥬스를 녹여 넣었죠. 나중에는 다양한 맛이 나왔는데 처음 먹을 때는 밍밍하지만 아래로 내려갈수록 진한 맛이 나는 게 특징입니다. 예전에는 뚜껑을 따고 힘차게 눌렀다가 통째로 튀어나오는 바람에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죠. 이제는 옆으로 돌려 뜯을 수 있으니 아재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985년에는 이상하게 생긴 스크류바가 나옵니다. 채시라가 등장했던 CM송 역시 전설이 되었습니다. 사과맛 딸기맛이 들쑥날쑥하게 꼬였는데 핥아먹어야 제 맛입니다. 워낙 단단해서 한입만 먹는다고 깨물다가 이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죠. 이걸 먹으면 혀가 빨개집니다. 그래서 죠스바를 먹고 혀가 파래진 남자와 스크류바를 먹고 혀가 빨개진 여자가 키스를 하면 보라색 혀를 만들 수 있죠!(그런 거 없다.)

다음 해에 출시된 수박바는 빨간색과 초록색 중 아래에 있는 초록색이 더 맛있었습니다. 그래서 빨간색을 다 먹고도 동생이 초록색을 베어 먹으면 억울했죠. 맛이 어떠냐고 물으신다면 끝내주는 메가톤바 역시 달달한 캐러멜 맛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1992년 출시된 메로나는 부드러운 맛이 일품으로 해외에서도 잘 팔리고 있습니다. 메로나로 만드는 칵테일도 있죠. ‘올 때 메로나’라는 희대의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컵 바닥에 작은 수저가 달린 더블비얀코, 얼음조각이 씹히는 보석바도 출시되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제값주고 먹는 사람은 거의 없죠. 편의점이나 슈퍼에 가면 반값 아이스크림을 열심히 팔고 있으니까요. 조금 큰 매장에 가면 60%, 8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팔고 있습니다. 반값이라는 말도 어폐가 있는 게 원래의 가격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이스크림 가격을 담합하여 인상한 4개 업체를 적발해서 과징금을 부과하고 적발했습니다. 예전에는 권장소비자가격이 있었는데 2010년 오픈 프라이스에 아이스크림이 포함되었습니다. 정부는 가격경쟁으로 값이 떨어질 줄 알았는데 반대였죠. 그러자 아이스크림 회사들이 정찰제를 도입했습니다. 권장소비자 가격을 낮췄죠.

그러니까 유통업체가 반발합니다. 슈퍼와 편의점 사장들이 마진이 낮아졌다고 들고일어난 것이죠. 아이스크림 제조사 가격에 거품이 끼어있다며 불매운동까지 벌입니다. 그러자 정찰제는 슬그머니 뒤로 물러났어요. 그리고 제조사는 다시 가격을 올립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지금 아이스크림의 판매가는 공급가에서 30% 정도의 마진을 붙인다고 합니다. 권장소비자가격이 800원인 돼지바나 메가톤바를 아이스크림 제조사는 할인점에 300원을 받고 공급하죠. 그러면 할인점은 마진 100원을 붙여 우리에게 400원에 팝니다. 100원에는 할인점의 운영비와 인건비가 포함됩니다.

그런데 할인하지 않고 권장소비자가격에 팔면 100원이 아니라 500원을 남길 수 있죠. 즉 권장소비자가격으로 파는 소매점은 할인점보다 다섯 배의 이익을 남긴다는 겁니다. 여기에 제조사의 공급가 300원 역시 유통업체의 협상력에 따라 고무줄입니다. 마트나 편의점처럼 대량을 구매하면 싸게 들여오고 작은 가게에서는 비싼 값에 사는 거죠.

반값 아이스크림이란 건 제조사에게도 좋을 리 없습니다. 그래서 아예 가격을 낮추고 싶은데 대형 유통업체에서 놔두지 않습니다. 반값으로 아이스크림을 파는 게 효과적인 미끼 전략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높게 표시된 가격을 놔두라고 제조사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반값 아이스크림이라는 기괴한 형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빙과 시장 규모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주 소비층인 아이들 인구가 줄고 있죠. 어른들은 아이스크림 대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십니다. 실제로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빙과류의 소매점 매출은 24%가량 감소했습니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아이스크림 시장이 붕괴되면 누가 손해일까요? 보석상이 백만 원 손해인가요?

제조사는 다른 제품군인 과자와 음료수, 패스트푸드, 냉동식품에 집중하겠죠. 유통업체는 또 다른 미끼상품을 찾아 제조사를 압박할 것입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치킨과 비슷한 결과를 낳겠죠. 소비자와 영세상인만 피해를 볼 겁니다.


날도 더운데 자꾸 열 받네요. 아이스크림이나 하나 사먹어야겠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짜증을 줄여주는 뇌파가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하니까요.

- 이글은전체방송의일부분만다루었습니다.

- 무엇이든 정리해드리는 "총정리"

- 아래 주소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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