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아직 시작도 안했다... 사랑을...

나는 그녀의 얼굴을 넋을 놓은 채 바라보다가 그만 물을 뜰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그러자 그녀가 물병을 든 채 나를 멀거니 쳐다보는 게 아닌가. 물을 줄 테니, 컵을 앞으로 내놓으라는 것이었다. 나는 ‘고맙다’는 말을 건넨 후 컵 가득 물을 받아 여러 번에 걸쳐 나눠 마셨다. 그때가 그녀와 처음으로 말을 나눈 순간이었다. - 이익상, <여행지에서 만난 여자> 중에서 빼어난 미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개성 있는 얼굴을 좋아하는 내게는 퍽 끌리는 면이 있었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볼이 도드라져 귀염성이 있었고, 눈은 둥글고 컸다. 하지만 얼굴 한쪽에 음영이 져 있는 것이 마치 비극의 여주인공 같았다. - 채만식, <고운 유혹에 빠졌다가> 중에서 나는 정신 잃은 사람처럼 한동안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소중한 것을 갑자기 잃어버린 듯도 했고, 머리를 문지방에 부딪친 사람처럼 멍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맛보지 못했던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맛본 듯했습니다. - 이광수, <연분> 중에서 이름도 모르는 그녀를 두고 뇌이고 또 뇌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속절없는 노릇 아닌가. 그런데 그녀가 나의 유일한 ‘잊을 수 없는 여인’ 노릇을 할 줄이야! 그녀 역시 꿈에도 몰랐으리라. - 현진건, <교섭 없던 그림자> 중에서 십여 일 유숙하는 동안 쓰야꼬의 쐐기 때문에 세 사람의 관계는 세 귀를 실로 팽팽하게 얽은 것과도 같이 움직이지도 아니하고 발전도 없는 균등하게 긴장된 관계가 되고 말았다. 마치 이등변삼각형처럼. 이등변삼각형의 절정에 있는 나로서는 한쪽 실을 버티고, 한쪽 실을 늦출 수도 없었다. 단정한 삼각형이 이지러지면 좋지 못한 결과를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 이효석, <이등변 삼각형의 경우> 나는 이제 너를 떠나는 슬픔을, 너를 잊을 수 없어 얼마든지 참으려고 한다. 하지만 언제라도 좋다. 네가 백발일 때도 좋고, 내일이라도 좋다. 만일 네 마음이 흐리고 어리석은 마음이 아니라 네 별보다도 더 또렷하고, 하늘보다도 더 높은 네 아름다운 마음이 행여 날 찾거든 혹시 그러한 날이 오거든, 너는 부디 내게로 와다오─. 나는 진정 네가 좋다. 웬일인지 모르겠다. - 이 상, <정희에게> 중에서 그의 눈에선 조금도 눈물이 흐르지 않았습니다. 그의 입은 조금도 열리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손은 아무것도 잡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그 순간, 그는 나의 모든 것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 그는 우리의 아름다운 운명을 축복하며 처음으로 울었습니다. - 임 화, <내 애인의 면영> 중에서 김현미가 엮은, <소설가의 사랑> 중에서 : 폭풍처럼 몰아친 사랑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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