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인&아웃] 재계서열 16위 부영이 대통령 간담회서 ‘오뚜기’에 밀린 이유

▲ 자산기준 재계서열 16위인 부영이 오는 27, 28일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기업인 간담회에서 참석대상 명단에 빠지자 뒷말이 많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뉴스투데이


다른 참석기업은 자산기준 재계서열 순서대로 결정


농협 빠진 자리에 부영 대신에 90위권 오뚜기 포함



오는 27, 28일 이틀간 청와대에서 열릴 예정인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간 첫 간담회 참석대상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청와대가 23일 발표한 참석대상에서 재계서열 16위인 부영이 빠지고 90위권인 오뚜기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특히 부영은 대한상의가 문 대통령과 경제인 회동 의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11일 소집한 간담회 멤버에 포함돼 있었으나 정작 청와대가 선정한 참석대상에서는 이름이 빠져 그 배경에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다.




부영은 왜 참석대상에서 빠졌을까


청와대가 밝힌 문 대통령과 기업인간 간담회 참석대상은 삼성, 현대기아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두산, 한진, CJ, 오뚜기 등 15개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오뚜기를 제외하곤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기준으로 정한 대기업 서열(2016년 기준) 1~15위권(공기업 제외)에 해당한다. 농협이 12위권에 해당하지만, 금융그룹인 관계로 그 빈자리를 16위인 부영이 대신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더욱이 대한상의가 사전준비를 위한 간담회에 부영을 포함시킨 상황이어서 재계의 예상과 청와대의 선택이 달라진 이유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부영은 2016년 기준 총자산이 21조7155억원으로 공정위 추산 재계 서열 16위에 해당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만 해도 4747억7734만원으로 2015년 대비 2000억원 이상 증가한 알짜기업이다. 그런 부영이 자산 1조6500억원(2017년 3월 연결기준)에 불과한 오뚜기에 밀려 이름이 빠졌으니 뒷말이 없을 수가 없다.


오뚜기는 자산만 놓고 보면 재계서열 90위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매년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을 발표하는데, 지난해의 경우 카카오가 5조1000억원으로 65위(공기업 포함)에 턱걸이했다.


오뚜기의 자산은 1조3400억원, 연결기준 1조6500억원 수준의 중견기업으로 음식료업종에서도 CJ제일제당, 롯데칠성, 롯데제과, 하이트진로, 농심, 대상, 삼양사, 오리온홀딩스에 이어 9위에 그치고 있다. 시가총액으로는 2조5628억원으로 코스피 상장사 중 98위에 해당한다.


반면 부영은 34개 계열사(해외 포함)를 거느린 자산규모 21조7000억원대의 대기업이지만 계열사 전부가 비상장사인 특이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수년간 논란의 중심에 선 부영


부영은 최근 수년간 여러 차례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사회공헌에 적극적인 이중근 회장의 선행처럼 긍정적인 일도 많았지만 부정적인 이슈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는 공격적인 부동산 매입이다.


부영은 최근 2년간 2조원 이상의 자본을 투입해 부동산을 매입했다. 부영은 작년 1월 삼성그룹의 상징으로 불리는 삼성생명의 세종대로(옛 태평로) 사옥을 매입한 데 이어 작년 9월에는 삼성화재의 을지로 사옥까지 사들였다. 삼성생명 사옥은 5750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고,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은 4390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영은 또 작년 11월 3000억원을 들여 인천 송도에 있는 포스코건설 사옥인 포스코이앤씨타워를 사들였다. 올 들어서는 지난 6월 서울 중구 을지로의 KEB하나은행 본점 건물(옛 외환은행 본점) 매입에 뛰어들기도 했다. 부영은 인수의향서를 낸 6곳 가운데 가장 높은 9000억원대 초반을 입찰가로 써낸 것으로 알려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부영은 또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골프장을 갖고 있는 골프장 부자기업이기도 하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출간한 레저백서2017에 따르면 부영은 국내 7곳(144홀), 해외 2곳(45홀) 등 9곳의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홀수는 189홀로, 삼성 전 계열사가 보유한 홀수(162홀)보다 많다.


부영이 소유하고 있는 골프장은 제주부영CC, 무주덕유산리조트, 순천부영CC, 나주부영CC, 오투리조트, 마에스트로, 더클래식 등 국내 7곳과 라오스 부영라오씨게임, 캄보디아 시엠레아프 골프장 등 해외 2곳이다.


임대주택으로 성장해온 부동산 전문기업인 부영이 투자 관점에서 대기업 사옥을 매입하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부영이 서민아파트 임대료 수익을 바탕으로 막대한 부를 쌓아 올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부영은 지난해에만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000억원 이상 증가했는데, 그 이면에는 임대료 인상이 연관돼 있다는 비판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 22개 기초단체, 부영과 임대료 인상 둘러싸고 마찰


부영은 최근 임대아파트 임대료 인상을 놓고 전국의 많은 기초단체와 마찰을 빚고 있다. 부영은 전라북도 전주시 하가지구 임대아파트 보증금을 지난 2015·2016년 연이어 법정 상한선인 5%씩 인상한 데 이어 올해도 일부 지역에 비슷한 수준으로 임대료를 인상하기로 결정, 입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 11일 전국 21개 자치단체와 함께 ‘임대주택 과도한 임대료 인상에 공동대응을 위한 전국 시·군·구 연대회의’를 결성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임차인 권리 보호를 위한 법 개정과 임대건설업체 부당 행위를 근절할 수 있도록 전국 지자체와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원회룡 제주지사도 전국적으로 임대료 인상문제로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는 부영아파트 논란에 대해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 14일 서귀포시 혁신도시 부영아파트에서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고 “민간임대주택의 임대료를 매년 꼬박꼬박 5%씩 올릴 수 있도록 한 법의 개정이 시급하다“며 “제주도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원회룡 제주지사(왼쪽)가 지난 14일 서귀포시 부영아파트 주민과의 간담회에서 임대료 인상에 강경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제주도청


부영 측은 이에 대해 “임대주택법에 따라 규정대로 임대조건을 변경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부영을 둘러싼 논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결과, 부영그룹의 이중근 회장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흥덕기업 등 7개 소속 회사의 현황자료를 누락했고, 광영토건 등 6개 회사의 주주현황을 실제 소유주가 아닌 차명 소유주로 허위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공정위는 지난 6월 이중근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청와대는 기업인 간담회에서 부영이 빠진 이유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번 명단발표가 서민 주거안정을 꾀하는 문 대통령의 주택정책에 역행하는 부영의 행보에 청와대가 불쾌감을 노골화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뉴스투데이= 이진설 경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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