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맛봐야 할 ‘진짜 수도원 맥주’ 12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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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는 종교가 지배하던 시대였다. 엄격한 규율을 지닌 종교 단체는 당시 최고의 지성집단이자, 절대 군주 이상의 힘을 가진 권력집단이었다. 때로 종교는 문맹률이 높았던 서민 집단을 옭아매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서민들에게는 위안거리가 하나 있었다. 맥주였다. 맥주는 비단 서민들 만의 술이 아니었다. 격리된 공간에서 생활하던 수도원의 수도사들에게도 단비 같은 음료였다. 

수도사들 하루 5리터씩 마셔

중세 수도사들은 맥주를 많이 마셨다. 1인당 하루 5리터씩 배급을 받아서 다 마셨다고 한다. 요즘으로 치면, 5000cc의 맥주를 매일 마신 셈이다. 엄격한 신앙 생활을 했던 수도사들이 맥주를 즐겼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유럽맥주견문록’이라는 책의 저자 이기중 교수(전남대 인류학과)는 이렇게 말한다.

<맥주는 단식 기간의 영양보충을 위해서 만들어졌다. 수도사들에게 사순절(예수가 광야에서 40일간 금식한 것을 기리는 기간)에 수분을 취하는 것이 허락됐기 때문에 물보다는 영양가가 있는 맥주를 마셨다. 수도사들에게 맥주는 말 그대로 ‘액체 빵’인 셈이다.>

수도사들이 즐겼던 ‘액체 빵’

일본의 맥주 전문가 무라카미 미쓰루는 ‘맥주, 문화를 품다’라는 책에서 “당시 가톨릭교회의 고문서에는 ‘액체 섭취는 금식에 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고 했다. 그는 책에서 이렇게 썼다. 

<수도원에서 예수의 도를 수행하는 동안, 부속 양조장에서 맥주 양조에 종사하던 수도사들은 맥주를 액체라고 해석했다. 수도사들은 금식 기간 동안 맥주로 영양을 보충했고, 그것은 생명수이자 활력의 원천이었다. 맥주를 ‘액체 빵’이라고 부르게 된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수도원에서는 맥주 때문에 종종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수도사들 중 태만하여 훈계를 무시하고 맥주를 과음하는 자가 많았다”는 것이다. 무라카미 미쓰루는 “따라서 엄격한 계율이 필요했다”고 썼다. 영국 수도원의 계율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혀가 꼬일 정도로 마시면 12일간 속죄

<성가를 부를 때 혀가 꼬일 정도로 술을 마신 자는 12일간 빵과 물로만 지내며 속죄해야 한다. 술을 토할 정도로 마신 자는 30일간 속죄하라. 성스러운 빵을 토해낼 만큼 마신 자는 90일간 속죄한다.>

그렇다면, 왜 성스러운 수도원에서 맥주를 만들게 된 걸까. “과학적으로 맥주를 양조할 수 있는 환경에 수도사들이 처해 있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중세의 수도원장은 교양이 뛰어난 사람으로 고문서 해독이 가능한 사람들이었다. 무라카미 미쓰루는 “그들이 고문서에서 맥주 양조 기술과 비결을 찾아내, 제자들에게 강의하고 함께 실험하면서 맥주 양조를 체계화 했다”고 썼다. 

진짜 ‘수도원 맥주’는 12종류 뿐

중세의 수도원 맥주는 현재까지도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벨기에의 ‘트라피스트(Trappist) 맥주’가 대표적이다. 이 맥주는 트라피스트회에 소속된 수도원에서 수도사가 직접 만들거나, 이들의 통제 하에 만들어지는 맥주를 뜻한다. 

국제 트라피스트 협회에 의하면, ‘진짜’ 트라피스트 맥주를 생산하는 곳은 세계에서 12곳에 불과하다. 벨기에 6곳, 네덜란드 2곳,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오스트리아가 각각 1곳 씩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트라피스트 맥주에는 진품을 의미하는 ATP(Authentic Trappist Product) 로고가 붙는다.  


국제 트라피스트 협회(International Trappist Association)가 인정한 트라피스트 맥주는 ▲벨기에의 △아헬(Achel) △시메이(Chimay) △오르발(Orval) △로슈포르(Rochefort) △베스트말레(Westmaiie) △베스트블레테렌(Westvleteren) ▲네덜란드의 △라 트라프(La Trappe) △준데르트(Zundert) ▲오스트리아의 엥겔스첼(Engelszell) ▲미국의 스펜서(Spencer) ▲이탈리아의 트레 폰타네(Tre Fontane) ▲프랑스의 몽 데 카(Mont des Cats)의 12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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