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추석민심 르포] 선거 풍향계 '충청'…與로 쏠린 '눈'

지난 3일 대전중앙시장은 추석을 앞두고 손님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모습이 아닌 평일의 시장 모습처럼 한산했다. / 대전중앙시장 홈페이지 갈무리

[더팩트 | 대전=김경진 기자] 충청권은 역대 선거마다 전국 표심의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내년 6·13 지방선거를 8개월여 앞두고 지역 민심은 여권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광역단체장 후보 자리를 놓고 벌써부터 내부 경쟁이 달아올랐다.


추석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오후, 대전을 대표하는 대형 전통시장인 중앙시장에서도 이를 감지할 수 있었다. '추석 대목'은 실감할 수 없었지만,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 체감할 수 있었다.


시장 입구에서 만난 상인 김모(49) 씨는 "평소와 다른 게 있다면 우리의 들뜬 마음이죠"라면서도 "현재 매출이 평일과 비교했을 때 정말 조금 올랐다. 이러다 준비한 물건들 제대로 처리를 못 할 정도다. 건어물이 말라비틀어지다 못해 썩겠다"고 토로했다. 김 씨의 말처럼 과거처럼 인산인해를 이루는 시장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평일의 시장 모습이었다.


'최장 10일 간의 '황금 추석 연휴'로 인적이 드문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씨는 "아니다. 10일나 되는 긴 연휴고 대목인 추석이라 기대를 많이 한 영향도 있겠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고 덧붙였다.


서민 경제의 지표인 시장 민심은 지방선거에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인물'을 뽑는 것이었다. 박근혜 정부 탄핵 사태 이후 여권으로 관심이 쏠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충청권에서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도는 20%P대 이상 차이가 났다.


대전시장 선거의 경우 권선택 현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대법원 최종 판결이 변수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권 시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시 되며, 박범계 의원, 이상민 의원과 허태정 유성구청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충북지사는 이시종, 충남지사 안희정, 강원지사 최문순 현 지사의 3선 도전이 이목을 끈다. 반면 한국당은 마땅한 후보가 없어 인물난을 겪고 있다. 옆


에서 취재진과 김 씨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이모(56) 씨는 "지역 경기 살릴 사람을 뽑아야 하는 건 당연한 얘기고, 권 시장이 불출마하면 무주공산이라 선거판이 재밌어질 것 같다"며 "판세는 좀 더 두고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씨는 추석 경기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그는 "이게 모두 김영란법 때문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는 "원래 명절 1~2주 전부터 선물 포장 주문이 빗발쳐야 하는데 그 법 때문에 사람들이 선물하는 것을 기피하지 않냐"며 "이러니 우리가 힘든 거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옆 생선 가게를 향해 "○○아, 오늘 몇 명이나 왔냐. 10명은 넘었냐"고 묻자 "이러다 생선으로 배 채워야겠다. 3명 와서 6손(12마리) 팔았다"는 목소리만 들려왔다.

지난 3일 중구 태평시장에서도 '활기차다'라는 느낌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저 평일의 시장 모습이었다. /대전태평시장 홈페이지 갈무리

중앙시장 생선골목을 10여 분 간 걸으면서 수없는 시장 상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다들 목소리는 컸지만 힘이 없는 듯한 느낌이었다. 수십 년간 흥정을 해왔지만, 손님이 없어 의욕이 생기지 않는 듯했다.


지하철 4정거장 거리에 있는 중구 태평시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저 평일의 시장 모습이었다. 어딜 봐도 민족 대명절이자 대목인 추석을 앞둔 전통시장의 모습이 아니었다.


시장 입구에서 야채를 팔던 박모(68·여) 씨는 "아예 손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추석이란 느낌은 전혀 없다"며 "그냥 평일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옆에서 분식을 판매하던 김모(44) 씨는 "학생들도 안 보여서 우리는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며 "이러다 내일 쉬는 날인데 떡볶이 다 버리게 생겼다"고 밝혔다.


지방선거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물었다. 김 씨는 "우리 동네는 아니지만 충청 쪽은 안희정 충남지사 3선 도전 여부가 관심사 아니냐. 뭐 안나오면 여권 쪽 사람이 한자리 하겠지"라고 언급했다.


시장 안으로 들어서니 몇 곳은 셔터를 내리고 영업을 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과일 가게 강모(56) 씨는 "신발이나 옷 파는 곳들은 일찌감치 기대를 접고 집에 들어갔다"며 "저분들이야 공산품이니 상할 것도 없겠지만 우리는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한다. 추석 대목이라 손님이 많을 줄 알고 상당한 물량을 준비했지만 이러다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남으면 오히려 손해가 날 가능성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시장 어딜 가도 상인들은 일손을 놓은 채 손님만 기다리는 모양새였다. 어느덧 해가 지고 있어서 그런지 상인들 표정은 더욱 어두워져만 갔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은 이번 추석 때만큼은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 속담으로 보인다. 강 씨는 더 이상의 손님을 포기한 듯 한숨을 쉬며 매장 정리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namubox@tf.co.kr

신개념 종합지 더팩트가 한 발 빠른 뉴스, 재미있는 뉴스, 감동이 있는 뉴스를 전해드립니다. http://www.tf.co.kr/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