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30. 썸이 확실하다.

“그 뒤로…연락이 없다고?”
“엥? 들어보니 딱 고백 각이었는데?”



로라는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매장을 찾은 로라의 친구들. 한껏 우울한 얼굴로 그간의 기태와의 ‘썰’을 풀고 있는 로라였다. 정말 기태는 그 날 이후, 로라에게 연락 한 통 없었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먼저 연락이라도 해볼까 싶었지만, 그날도 그렇게 급한 일이라도 생긴 것 마냥 되돌아간 터라 로라는 선뜻 연락하기가 망설여졌다.



“3일 됐다고 했지?”
“응….”
“요기 바로 앞이잖아 병원? 오다가다 못 봤어?”
“응…도통 보이시지두 않구…진짜 무슨 일이라도 생기셨나.”



이젠 걱정이 앞서는 로라였다. 로라는 턱을 괸 채 멍하니 쇼윈도 밖을 바라보았다. 그때, 기태가 말쑥한 차림으로 로라의 가게 앞을 지나쳤다. 로라는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차 선생님…”



차 선생님이란 로라의 말에 친구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로라를 바라보고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정말 기태가 로라의 가게 앞을 지나쳐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로라는 멍하니 사라져 가는 기태의 모습만 바라보았다. 로라의 친구들은 그런 로라를 바라보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저 기집애 눈빛 봐라, 눈빛…”
“아련 터지네, 아주.”
“그러니까. 춘향이가 몽룡이 쳐다보듯 보고 있다. 미치겠네.”



친구들이 뭐라 하던 로라는 아련 터지는 눈빛으로 멀어져가는 기태의 뒷모습만 바라보았다. 심장은 여전히 쿵쾅 거렸다. 무어라 달려가서 기태를 붙잡고서 말이라도 붙여보고 싶었지만, 그럴 건더기조차 없었으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로라는 무표정한 얼굴로 휴대폰만 만지작였다. 혹여나 기태에게서 연락이 올까, 기태가 사라져버린 곳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때, 땡그랑- 매장 문이 열렸고 로라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뭐하냐 오호라. 고기 먹으러 가자!”



* * *



“얘, 왜 이렇게 저기압이래?”
“야. 요래 잘생긴 연하남을 옆에 두고 죽을상을 하고 있냐? 어?”



갑작스레 가게로 찾아온 도헌은 로라와 로라의 친구들을 끌고 근처 고기 집으로 왔다. 하지만 로라는 도통 고기를 먹지도 못하고 젓가락만 깨작거리고 있었다. 시무룩한 얼굴로 말 한 마디 하지 않은 채. 묵묵히 고기를 굽던 도헌은 피식 웃으며 로라의 친구들을 향해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보였다.



“냅둬요. 오춘기라 그래요.”



도헌의 말에 로라의 친구들은 피식 웃으며 로라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로라는 웃지도 먹지도 않고 젓가락만 깨작거리고 있었다. 도헌은 물끄러미 그런 로라를 바라보다 로라의 빈 접시에 고기를 한 점, 올려주었다.



“오호라. 궁상맞게 고기 앞에서 뭐하는 거야.”
“…….”
“씁. 안 먹어?”



안 먹어,란 도헌의 말에 그제야 로라는 정신을 차리고 도헌을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로라는 휴-, 긴 한숨을 내쉬며 도헌이 준 고기를 입에 넣고 우걱우걱 씹었다.



“그나저나 둘은 무슨 사이래요?”
“그러니까. 나 예전부터 되-게 궁금했거든.”
“오로라 이 년이야 뭐, 지금 벤츠남한테 푸욱-빠져가지고 그렇게 있다만.”
“도헌 동생은 여자 친구 있어?”
“이상형은 뭐야?”



도헌에게 쏟아지는 질문에 도헌이 어색하게 웃으며 어버버, 거리고 있던 그때, 심드렁하게 고기를 씹고 있던 로라가 콜라 잔을 소리 나게 탁, 놓으며 로라의 친구들을 바라보았다.



“시끄러워. 관심 가지지 마.”



그러곤 다시금 시무룩해져서는 젓가락을 깨작거렸다. 도헌은 그런 로라의 말에 피식 웃으며 로라의 빈 접시에 고기를 다시금 놓아주었다.



“오호라 누나가 오춘기라서 그래요. 이해하자구요, 우리가.”



도헌은 벙쪄있는 로라의 친구들을 향해 소곤소곤 그렇게 얘기하며 다시금 고기 굽기에 열중했다. 로라는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멍하니 울리지 않는 휴대폰만 바라보다 퍼뜩, 무슨 생각이 떠오른 듯 자세를 고쳐 앉곤 도헌을 바라보았다.



“야, 구도발. 너 왜 그때 차 선생님 봤다고 그랬지?”
“언제. 그 날 밤에?”
“응.”
“응. 봤죠. 왜?”
“급한 일…있어 보였어? 막 허겁지겁 돌아간 거야?”
“…글쎄요.”
“아, 니가 봤다매. 돌아가더라매? 그니까 급하게 가더냐고.”
“그렇겠죠, 뭐.”
“야. 그렇겠죠, 뭐가 아니라. 잘 생각해 봐봐. 봤다며? 응?”



‘또 차기태지?



“아!”
“아 왜 대답 안 해!”
“아 몰라요. 급하게 갔는지, 느리게 갔는지! 내가 그것까지 자세히 봐야 해?”
“봤다며? 그럼 딱 봐도 보일 거 아냐? 급하게 돌아갔는지?”
“아 그럼 누나가 물어봐요, 전화해서 직접. 그 날 급하게 갔는지 천천히 갔는지.”
“야,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냐?”
“말 아닐 건 또 뭐래?”
“죽을래, 구도발?!”
“맨날천날 차기태 얘기지.”



둘의 투닥거림을 가만히 보고 있던 로라의 친구 둘은, 서로 속삭였다.



“썸…이구만?”
“그러니까. 썸이 확실하다.”



* * *



마감 시간이 다 되어 갔다. 하지만 로라는 멀뚱히 테이블에만 앉아있었다. 마음 한 편이 자꾸만 우울해져갔다. 맛있는 걸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고 재미있는 걸 보아도 웃음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 모든 우울의 원인이 ‘차기태’라는 사실에, 로라는 더욱 슬퍼졌다.



“하…진짜 왜 이러냐, 오로라.”



몇 시간 째, 휴대폰만 만지작이고 있다. 먼저 연락을 해볼까, 말까. 3일 동안 고민 중이었다. 사귄 것도 아니고 뭘 해본 것도 아닌데. 단지 연락이 안 된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걱정이 되고 우울하다니. 낯선 자신의 모습이 로라는 혼란스러웠다. 턱을 괸 채, 이미 어둠이 잔뜩 내린 쇼윈도 밖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로라는 한숨을 크게 내쉬곤 집으로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터덜터덜 가방을 챙겨 불을 끄고 매장 밖으로 나섰는데. 자꾸만 축축 처졌다. 로라는 쭈그리고 앉아 가게 문을 낑낑대며 잠갔다.



“아이 참, 오늘 따라 왜 이렇게 문이 안 잠겨.”



잔뜩 인상을 쓴 채 한참 문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그때,



“…….”
“……?”



누군가가 로라 곁으로 다가와 로라가 쥔 열쇠를 조심스레 쥐었다. 로라는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곤 한 걸음 물러나 그 누군가를 바라보았는데,



“차…선생님.”



기태였다.


기태가 무표정한 얼굴로 로라가 낑낑대며 잠그던 열쇠를 단 번에 잠그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곤 벙쪄 있는 로라의 손에 열쇠를 쥐어주곤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로라를 내려다보았다. 여전히 깔끔하고 젠틀한 모습 그대로였다. 핑-, 로라는 눈물이 도는 것만 같았다. 코끝이 찡해졌다. 겨우 3일 만에 마주한 그였지만. 로라는 사실 아주 많이 그가 그리웠다.



“죄…송합니다.”



3일 만에 로라 앞에 선 그가, 맨 처음 꺼낸 말이었다. 로라는 죄송하단 그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꾹 깨물고 말았다.



“…….”
“기다렸…을지, 아닐 진 모르겠지만.”
“…….”
“나는 참…”
“…….”
“오로라씨가 많이…보고 싶었습니다.”



기태의 말에 로라는 그만 고개를 푹 숙이고 말았다. 이상하게 마음이 아팠다. 이상하게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이별을 했다 다시 재회한 연인도 아니었건만, 고작 3일, 보지 않고 연락 않았던 것뿐인데. 왜 눈물이 나려 하는 걸까?


다행이라서? 영원히 끝이 아님에 안도해서? 아니면 그동안 걱정 끼친 것에 대해 화가 나서? 마냥 그립고, 마냥 보고 싶게 내버려둬서? 알 수 없었다. 이 북받쳐 오르는 감정이 무얼 뜻하는 지, 로라는 알 수가 없었다.



“무슨…일이라도…생기신 건가…걱정했어요.”
“…아무 일은 없었는데.”
“…….”
“정리를 할 것도 있고…생각도 좀 할 것도 있고 해서…연락 못했습니다.”



기태의 말에 로라는 고개만 끄덕였다. 슬퍼 보이는, 그러나 여전히 반짝이는 로라의 눈동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기태는 로라의 손을 조심스레 쥐었다.



“연락을 할까, 말까 많이 망설였습니다.”
“…….”
“그 날 그렇게 가버린 것도 저였고, 급한 일이 있다 돌아가 놓고 로라씨의 답장을 무시한 것도 저였으니까요.”
“…….”
“생각 많이 해봤어요.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나는.”
“…….”
“그런데. 이젠 조금 알 것 같아서.”
“…….”
“그저께도 그랬고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습니다.”
“…….”
“로라씨한테 가볼까 말까, 몇 번이고 걸음을 옮겼다, 말았다 반복했습니다. 그러다 저 멀리서 로라씨 일하는 모습만 몇 번이고 지켜보고 돌아가기만 했습니다.”
“…….”
“그러면서 알게 된 것 같습니다.”
“…….”
“로라씨.”
“…네?”



기태의 눈빛이 어쩐지 슬퍼보였다. 로라는 그런 기태를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저…”
“…….”
“로라씨를 많이…”
“…….”
“좋아하고 있는 가…봅니다.”



* * *

아직제가 이나이에,,대학생이라,,방학되면,,,,

여유가 생겨,,,

지금보단 빠른 업뎃할 수 있겠져ㅠ_ㅠ

늘 늦어서 죄송해요,,,,ㅠ

나아갈 진, 여물다 숙, 진숙입니다! 소설 문의 메일 : shinhwa2x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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