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함속 화려함, 경주#2

달빛아래, 조명 위 산책

불국사와 석굴암처럼 푸른 하늘 아래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고 경주시내에서 목적지 없이 돌아다니다, 어느덧 어둠이 뒤덮은 저녁이 되서야 안압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검은 하늘을 배경 삼아 주황빛의 은은한 조명이 안압지를 비추는 모습이 마치 데칼코마니를 한 것 마냥 위 아래가 똑같았다.

별다른 포토샵으로 작업할 필요가 없다. 밤하늘이 연못까지 물들여 조명의 빛을 살려주고 있었다.

안압지 연못을 둘러싸고 있는 산책길을 걸으면서 안압지를 다양한 각도로 감상할 수 있었다. 길을 걷는 모두의 시선이 연못과 안압지로 향해 있고, 발걸음도 조금 걸어가다 멈추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삼각대 위에 대포같은 카메라를 어깨에 둘러메고 사진 포인트를 찾는 사람들을 따라가 그곳에서 바라보니 왜 멈춘 것인지 이해가 간다. 그래도 굳이 대포같은 카메라로 찍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잘 나오니, 안압지는 두 손과 마음을 가볍게 오는게 좋을 듯 하다.


상하가 똑같은 모습을 보다보니 오히려 물어 비친 모습이 더 진짜같고 예뻐보이기도 했다. 불국사의 산중의 고즈넉함에, 안압지 연못의 조용한 화려함과 함께 하고 나니, 좀 춥긴해도 좀 더 걸어서 산책하고 싶어졌다. 급하게 뛰는 것도, 횡단보도의 녹색불이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해도 오히려 빨간불에 잠시 쉬는게 좋았다

깜빡이는 신호등 앞에서 조급하게 뛰지 않는 것

숙소로 돌아가는 길도 조명으로 쭉 뻗어 있다. 어딘인지 몰르겠고 주인이 누구인지도 모르겠는 고분에도 어김없이 조명이 밝게 비추고 있었다. 밤중에 등대와 같이 조명들이 있지만, 근처에 조심하라는 신호의 등대와는 달리 근처로 오도록 유혹하는 불빛같다. 조명을 받아 마치 자체발광하는 것 처럼 보이는 첨성대도 산책길을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다. 단순히 조명만 보고 걸어가다간 이상한 길이 나오고 멀리 돌아가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할 사항이다.

여행만큼은 급하지 않고 여유롭게, 의무감에 물든 여행이 아닌 시간을 즐기는 여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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