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권력 vs 前前 권력 '충돌'…결과는 MB가 불리


다스·특활비 검찰 칼날 턱밑까지…지지기반도 취약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직접 거론하며 정치보복을 운운한 데 대해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포문을 열면서, 검찰 수사를 둘러싼 전·현직 대통령간 정면 충돌은 불가피해졌다.


문 대통령이 '분노'라는 감정적 표현을 사용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사법질서에 대한 부정'이라고 규정한 것은 이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프레임에 걸려들지 않고 법과 절차에 따라 적폐청산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 靑 "과거방식으로 검찰 이용한다는 게 가장 모욕적"


문 대통령은 "마치 청와대가 정치보복을 위해 검찰을 움직이는 것처럼 표현한 것도 우리 정부에 대한 모욕"이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을 역임하신 분으로서 말해서는 안 될 사법질서에 대한 부정, 정치 금도를 벗어나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전날 이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궤멸을 겨냥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고 언급한 것을 정면으로 받아친 셈이다.



청와대는 일단 추가 대응은 자제한다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고 청와대 내 참모진들 모두가 분노했다"며 "문 대통령이 이런 기류를 반영해 아침 회의에서 메시지를 낼 것을 전격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한 데 대한 분노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과거 방식으로 검찰을 이용해 정치보복을 한다는 프레임이 가장 모욕적이었다"며 "하지만 정확한 메시지를 낸 만큼 추가 메시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수사 칼날이 '다스'의 실소유주 파헤치기에 이어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특별활동비 상납 수사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면서 법에 따른 적폐청산이냐, 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이냐를 두고 '살아있는 권력'과 이전 정권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 전 대통령 측근인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에 대한 한풀이 내지는 복수"라며 "우리도 폭로할 게 있다. 이전투구를 한번 해 봐야겠나"라고 엄포를 놓는 등 확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 검찰 수사 방향·속도 MB에 불리…여론도 만만찮아


하지만 판세는 이 전 대통령에게 결코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특히 국정원 특활비 상납과 관련한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의 검찰 진술이 예사롭지 않다.


이 전 대통령의 '일정표'라고 불렸던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 전 실장은 또 "2011년 10월 이 전 대통령의 미국 순방 때 달러로 환전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이 전 대통령 측에 전달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인 1997년부터 비서관으로 인연을 맺어 서울시장과 대통령이 될 때까지 16년 이상을 보좌한 핵심 측근이었다.


여기에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검찰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국정권 특활비 상납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진술한 것도 이 전 대통령에게는 뼈아프다.


불법성을 인지했는지 여부에 따라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MB의 영원한 집사', '금고지기' 등으로 불렸던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구속된 것도 이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검찰 수사 칼날이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것과 다름없다.


검찰의 '다스' 실소유주 수사 역시 이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다.


김성우 전 다스 사장 등이 과거 검찰과 특검 수사 때와 달리 이 전 대통령의 관여를 적극 진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난 2012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사건 폭로자였던 장진수 전 주무관의 입을 막기 위해 청와대가 지급한 '관봉'(조폐공사가 한국은행에 신권을 납품할 때 보내는 돈다발) 5000만원에 대해 검찰이 상납된 국정원 특활비일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벌이는 점도 부담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검찰을 권력의 수족처럼 부리며 정치 수사를 자행했던 과거의 적폐를 청산한다는 차원에서 검찰로부터 특정 사건 수사보고를 일체 받지 않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도 검찰에 대한 수사지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이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오히려 측근 진술과 증거에 따른 엄정한 검찰 수사로 내몰리게 됐다.


무엇보다 여론도 이 전 대통령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이 전 대통령의 비위 혐의가 측근들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는 데다, 적폐청산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목숨을 바친다"던 '충복' 장세동이 있었지만, 이 전 대통령 주변에는 청와대 가신 그룹 몇 명만이 남는 등 지지기반도 취약해 보수대결집도 요원하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퇴임후 지지층이 더욱 단단하게 결집했지만 이 전 대통령에게는 충성도 강한 골수 지지세력이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있는 이른바 '아스팔트 보수'도 없다. 이 전 대통령을 적극 엄호하고 자발적인 여론전을 펴줄 이른바 'X빠', 'O빠'도 없다.


다만 "이명박 정부도 5년 집권했는데 집권이란 것은 모든 사정기관의 정보를 다 들여다볼 수 있는 것"(김효재 전 정무수석), "올해가 개띠 해라고 저희도 이전투구를 한번 해 봐야겠나"(김두우 전 홍보수석) 등 집권 당시 검찰을 정치적으 활용해 정보를 모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참모 몇몇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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