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실험 원숭이의 생생한 증언… “우리도 존엄하게 죽고 싶어요”

Fact


▲우리 원숭이들을 대상으로 배기가스 실험을 한 사실이 드러나자 폭스바겐이 사과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참 웃기네요. ▲피해를 본 건 우리 원숭이들인데, 폭스바겐은 누구한테 사과를 했다는 거죠? ▲인간들은 우리를 대상으로 온갖 실험을 해왔어요. ▲우리에게 죄가 있다면 사람과 비슷한 생물학적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 뿐인데. ▲사람들은 장기 이식, 신약 개발, 비만, 당뇨병, 바이러스 치료 등 끔찍한 일에 우리를 동원하고 있어요. ▲이상한 주사를 놓고, 알 수 없는 약을 강제로 먹이고, 이유 없이 살을 찌우죠. ▲우리 엄마가 한번은, 하루 종일 먹기만 하는 원숭이들을 봤는데, 배가 땅에 닿을 정도로 튀어나와 있었다고 해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부탁합니다. ▲끔찍한 원숭이 실험을 제발 중단해주세요. ▲우리도 존엄하게 죽고 싶어요. 



View


나는 원숭이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실험용 원숭이죠. 사는 곳은, 아니 사육되고 있는 곳은 중국 시골의 한 농장입니다. 농장에는 나 같은 실험용 원숭이가 수백 마리쯤 됩니다. 어린 나는 비좁은 철창에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채 하루를 보내죠. 


나는 이름도 없습니다. 농장 사람들은 그냥 호우즈(猴子)라고 부르지요. 중국어로 원숭이라는 뜻입니다. 농장에는 가끔 키가 크고 눈이 파란 사람들이 찾아와요. 그 사람들에게 우리는 스이엔호우(实验猴)라고 불려요. 실험용 원숭이라는 뜻이죠. 그들은 실험에 사용할 원숭이들을 살펴 보기위해 오는 사람들입니다.


실험용 원숭이 몸값, 마리당 500만원


농장 사람들은 파란 눈을 가진 사람들에게 ‘타스쩌리쭈이찌엔캉더’(他是這里最健康的; 이 놈이 여기에서 제일 건강합니다)라고 말해요. 또 흥정을 하면서 ‘쨔꺼쓰이즈량완우따오싼완위안런민삐’(价格是支2万5至3万元人民幣; 가격은 한 마리에 2만5000 위안~3만 위안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우리 몸값이 430만~500만원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요 며칠새 농장 친구들이 꽤나 술렁거렸어요. 이상한 소리를 들은거죠. 미국에서 실험용 원숭이들이 자동차 배기가스 실험에 동원됐다고 하더군요. 독일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겁니다. 우리를 가스실에 밀어 넣고 자동차에서 나오는 가스를 들이 마시게 했대요. 같은 영장류인 우리에게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가 있죠. 세계 2차 대전 때 독일 나치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유대인들에게 독가스를 살포하던 것과 뭐가 다르죠. 그렇게 학살당한 인간들이 수백만 명이라던데요. 


당시 나치가 사용했던 독가스가 ‘치클론-B’라는 물질이라고 해요. 이건 원래 원숭이 몸에 기어 다니는 이를 잡는 살충제라고 들었어요. 잡으라는 이는 안 잡고 대신 사람들을 무더기로 죽인 거죠. 어이없게도 이번에 배기 가스 실험을 한 회사도 독일 회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배기가스 실험이 2014년에 일어났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내 엄마도 그때 외국으로 팔려 갔으니까요. ‘혹시나 엄마가 배기가스 실험에 동원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그랬다면 엄마가 너무 불쌍하잖아요. 


엄마가 팔려갈 때 기억이 생생해요. 엄마는 내 손을 놓치 않으려고 발버둥쳤지만 사정없이 내동댕이 쳐졌어요. 나는 울부짖으며 철창에서 펄쩍펄쩍 뛰었죠. 머리에 심한 상처가 났지만, 아픈 줄도 몰랐어요. 엄마는 이후 돌아오지 않았죠. 


엄마가 그때 그랬어요. “중국이 전 세계에 실험용 원숭이의 90%을 가량 수출한다”고 말이죠. 한 마리에 수백만원에 팔린대요. 엄마가 이렇게 말해 줬어요.


“인간들은 우리를 대상으로 온갖 실험을 해왔어. 우리가 죄가 있다면 인간과 비슷한 생물학적 구조를 갖고 있다는 거지. 그래서 장기 이식, 신약 개발, 비만, 당뇨병, 바이러스 치료 등 끔찍한 일에 우리가 동원되고 있어. 이상한 주사를 놓고, 알 수 없는 약을 강제로 먹이고, 이유 없이 살을 찌워. 한번은 하루 종일 먹기만 하는 원숭이들을 봤는데, 배가 땅에 닿을 정도로 튀어나와 있었어.”




만화영화 보여주면서 배기가스 마시게 해


뉴욕타임스


<2014년 알버커키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특이한 실험을 진행했다. 밀폐된 공간에 원숭이 열 마리를 넣고 만화영화를 보여주며 폭스바겐 비틀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를 마시게 했던 것이다. 실험에는 의학 실험에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사이노몰거스 마카크’(cynomolgus macaque=긴꼬리원숭이) 종  원숭이 10마리가 동원됐다. 가스는 희석이 되어 원숭이들이 있는 밀폐실로 들어갔다. 원숭이들은 4시간 동안 배기가스를 마셔야 했다. 소란을 피우지 않도록 하기 위해 TV로 만화영화를 보여 주었다. 이 실험의 책임자인 제이크 맥도날드는 “원숭이들이 만화영화를 좋아한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사이노몰거스 마카크’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라고 해요. 긴꼬리원숭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실험실에서는 ‘사이노몰거스 마카크’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주로 동남아시아 열대 밀림에서 실험용으로 포획되고, 중국 등지로 수출된다는군요. 


배기가스 실험 이후 담배 연구에 다시 동원


가디언


<러브레이스 연구소는 중국으로부터 11마리의 원숭이를 마리당 3500유로(466만원)에 구입해서 데려왔다. 디젤 배출가스 실험으로 죽은 원숭이는 없으며, 이후에는 ‘담배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데 이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치명적인 연구에 동원된 우리 친구이들은 실험 도중에 대부분 죽는다고 합니다. 살아 남으면 안락사를 시킨다고 하네요. 죽고 난 다음에는 위령제를 지내준다고 하는데, 도대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는 거죠?






우리에서 탈출 감행 속출… 먹이로 유혹해 다시 잡아


앨버커키 지역 방송(krqe.com)


<알버커키 공군기지 연구기관이 보유한 원숭이들이 작년 한 해 동안 여섯 차례 우리(cage)에서 탈출했다. 미국 농무성 직원들은 “우리를 탈출한 원숭이들을 모두 다 다시 잡았다”고 조사 과정에서 밝혔다. 연구원들은 주로 음식으로 유인해서 원숭이들을 우리에 다시 가둘 수 있었다.


2014년 6월 당국에 따르면, 탈출한 원숭이들 중 한 마리는 위험한 질병과 독극물 연구에 이용됐다. 또 다른 탈출 사건의 주인공은 ‘리수스 마카크’라는 종인데, 연구원들이 우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도망쳤다. 원숭이는 건물 기둥 위에서 45분을 버텼다. 그물로 잡으려던 시도는 실패했고, 결국 음식으로 유도해서 가둘 수 있었다.


2014년 10월에는 덩치 큰 마카크 수컷이 우리의 잠금장치를 부수고 탈출했다. 연구원들이 뒤쫓아 달려가 잡을 수 있었다. 연구소에는 커다란 원숭이를 수용할 튼튼한 우리가 없었다. 연구소는 그 후 새 잠금장치를 마련했고, 탈출을 막기 위한 훈련도 강화했다.>


실험실에 있던 우리 친구들이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오죽했으면 죽음을 각오하고 탈출을 했을까요. 그 친구들은 실험에 동원되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겁니다. 멀쩡한 우리 원숭이들이 언제까지 사람들의 질병 연구에 동원돼야 나는 건가요? 배기가스 파문이 일어나자 폭스바겐이 사과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참 웃기네요. 피해를 본 건 우리 원숭이들인데, 폭스바겐은 누구한테 사과를 했다는 거죠? 


인간들에게 다시 한번 부탁합니다. 끔찍한 원숭이 실험을 제발 중단해주세요. 우리도 존엄하게 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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