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부부인데 임신했어요

결혼 전부터 아이 낳을 생각 없었고 남편도 합의 봤어요.

저희가 대단한 결혼 한것도 아니고 양가 집안이 풍족한것도 아니라서요. 양가 용돈 조금씩 드리고 있고 저희 부부 한달 수입은 650정도 됩니다.

그래도 이 돈으로 서울에서 아이낳고 집 유지하며 살기 어려울 것 같고 저보다 아이를 더 먼저 생각하고 사랑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근데 기가 막히게도 임신을 했습니다.


남편은 정관수술 했고요. 혹시 갑자기 풀릴수도 있다는 루머를 듣고 와서 콘돔도 매번 썼고

혹시나 해서 위험일에는 관계를 갖지 않았습니다. 근데 생리도 규칙적이었고 몸도 건강한 편이었는데 저번달 생리를 안하고 몸이 너무 안좋아서 물혹 의심하고 간 병원에서 임신 진단을 받은 거예요.


임신 아니라고 박박 우겼는데 제 눈으로 결과 확인하고 왔는데 기가 막히더군요

아이 생각이 없었던지라 기쁘기는 커녕 무서워서 손이 덜덜 떨리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처음부터 든 생각이 아이를 지우자는 생각이었고 또 완벽하게 피임을 해왔는데 임신이 됐으니

여기서 읽었던 거처럼 남편이 친자가 아니라고 의심한다거나...


그런 여러가지 생각들이 갑자기 떠오르면서 너무 무서워지기 시작했어요


남편한테 카톡으로 먼저 알렸는데 남편이 뛸듯이 기뻐해서 이상하다고 우리 임신이 될수가 없는데

했더니 가끔 이렇게 모든 걸 이겨내고 나오는 아이가 있다고 자긴 너무 기쁜데 당신이 속상해하는거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더군요


근데 얼마 전에 알았어요 남편이 혼자 가서 풀고 왔다는거요. 저는 수술할때 남편이랑 같이 갔기 때문에 푸는 것도 보호자가 있어야 되는건줄 알았어요


근데 법적 배우자가 동반하지 않아도 풀고 올수 있나보죠? 남편은 처음엔 정관수술에 콘돔까지 꼈는데도 생긴 아이니 하늘이 주신 아이라나 뭐라나 해가면서 절 납득시켰고 저는 기가 막혀도 그냥 억지로 이해하려 애썼는데 진짜 지금 당장 병원 가고 싶습니다


수술여부와 상관없이 콘돔도 꼈었는데 제 생각엔 남편이 거기에도 손을 대지 않았나 싶습니다


정말 충격적이고 화가 나고 무섭기까지 합니다. 저 사람한테 화가 나는 걸 넘어서서 무서워요.

그냥 저를 부인이 아니라 애 낳는 도구정도로만 여겼던 거고 임신하고 출산하고 하는건 제 몫이니

나머지는 니가 알아서 해라 이런 거잖아요?


뻔뻔스럽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퉁치고 그래도 당신 닮은 아이 보고싶었다는 하는데 진짜 죽여버리고 싶어요


아이 낳아서 어쩔 건데요? 그 다음에도 대책따윈 없는 남편놈이 그냥 자기 몸에 생긴 자식 아니라고

저렇게 편하게 행동하는 걸 보면 진짜 싶은데...


심한 표현 죄송합니다. 근데 제가 할 수 있는 욕중에 최대한 순화시켜서 말한 거고...

진짜 애 관련해서 떠들고 설득하려 들때마다 목을 비틀어버리고 싶어요



+후기ㅡ

오래된 글인데도 조언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게 후기가 될진 모르겠지만 ..


남편이랑은 진짜 잘 지냈었어요 임신 후에도 잘 지내야만 했어요..

그리고 시댁에는 알리지 말라고 했어요 혹시 유산하게 되면 속상하지 않으시겠냐

안정기에 접어들때까지 비밀로 해달라..


시간을 일단 벌어야 했어요. 제가 여기서 더 제 성격대로 화내고 하면 남편이 양가에 제 임신사실 알려버릴까봐요


정상적으로 지내면서 다만 밤에 잠을 잘 못자니 각방쓰고 싶다고 그래서 각방만 썼구요

밤새도록 잠 안자고 이것 저것 알아봤었어요..


아침엔 그대로 출근했으니까 거의 몇주는 하루에 잠 두시간도 안잤어요

너무 피곤하고 힘들다던데 불쌍하게도 애가 순한 건지 제가 독해빠져서인지 피곤한 줄도 몰랐어요


아이를 그것도 합법적인 관계에서 생긴 아이를 한국에서 지우는 건 거의 불가능하더군요

요즘 산부인과는 분만이나 수술센터가 없는 곳이 많고 대형병원에 가야하는데 그런곳은 중절 자체가 안돼요


추천해주신 약도 구해보려 했으나 제가 잘 못하는 건지 잘 구해지지가 않았어요. 또 그걸 구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고 처벌 대상이라고 하네요


알아본 것들이 하나씩 실패할 때마다 남편 방에 들어가서 자는거 한참 보다가 나왔어요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고 싶다


진짜 남편 목 조르는 생각만 수십번씩 하고 저도 사람인지라 아이는 싫어도 뱃속 아이는 불쌍해서

퇴근길에 갑자기 주저앉아 운 적도 있어요. 죄책감도 느껴졌는데 왜 이걸 저만 느껴야 하죠?


정말 답답한 건 임신한건 나고 원치 않은 임신을 했는데 내가 내 몸에 대한 결정권이 없다는게

너무 화가 납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이것도 알아보고 저것도 알아보고 근데 제가 제 몸에 뭔가를 하려 하면

처벌을 받아요. 직장도 당연히 피해를 보겠죠


제 몸은 제 것이 아닌가요? 나라에 귀속된 몸인가요?


중절 수술을 할 수 없게 법제화 해놨으면 모든 피임도 생명윤리를 어긴 거니 처벌을 해야죠

성행위와 관련된 많은 행위들은 다 합법으로 해놓고 그 결과물인 임신에는 왜 선택권을 박탈하나요?


사람 죽이는 과정은 합법인데 살인은 처벌 대상이다 이건 좀 이상하잖아요..


말도 안되는 비교인거 알지만 제 심정은 딱 저래요


이런 얘기하면 다들 욕하시겠지만 그래도 너무 화가 나서.. 이 곳에서라도 털어놓고 싶었습니다


처벌을 받으라면 받겠습니다. 근데 아이는 혼자 잉태하는 것이 아닌데 제가 지워서 처벌을 받는다면

공동 책임자인 제 남편도 처벌을 같이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부부가 아이를 지우는 경우 둘 다 처벌을 받는진 모르겠지만 의료법을 뒤져봐도 '낙태를 한 자'와 '낙태 시술을 한 자'에만 한정되어 있어서..


어떤 방법도 없으니 정말 너무 답답했습니다


지금 결론은.. 아이는 없습니다


몸을 엄청나게 혹사시켜서 그런가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런가 유산했어요


산부인과에서 뭐라뭐라 말해줬었어요 주의사항같은거 하나도 안 들었고 안 들렸어요 하지 말라고 했던 거만 골라서 했나봐요. 입원중인데 지금 욕을 얼마나 먹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남편은 그렇게 애 싫다싫다 하더니 제가 애를 죽였다네요. 저처럼 소름끼치는 여자는 처음이래요

저도 남편처럼 소름끼치는 남자는 처음이었어요


친정 식구들이 오셨고 남편이 화가 너무 많이 나서 저희 부모님께 대들었다가 오빠한테 끌려나가기도 했어요. 제가 고작 선택한게 저런 남자라니 죄책감과 화 때문에 견딜 수가 없어요


한편으론 왜 남편은 저렇게 당당하지?

같이 만든 아이가 지워졌으면 남편도 살인자 아닌가요?


화가 너무 많이 납니다


친정 부모님은 지금까지의 일은 모르고 오빠만 알게 되서 오빠가 소송 관련한 건 알아봐 주기로 했습니다. 오빠는 남편이랑 별 일 없었다고 하지만 남편이 오빠한테 뭐라고 또 막말한 것 같아요

몸조리 끝나고 본격적으로 소송 준비할 겁니다.. 임신 후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녀서 남편 수술여부

제 임신진단날짜 이런것들 전부 증거로 갖고 있고 임신 후 남편이랑 대화한 것들도 전부 녹취해 놨어요


근데 잘 될지는 모르겠다네요..

부부간 일이라 아직까지는 법이 소극적이라고 하네요


여튼 잘 헤쳐 나가겠습니다..


+베플

ㅊㅊ - 네이트판


이정도면 남편 걍 사기꾼 아님..?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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