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은 달걀이 익어가듯이

1. 영화에 대해 아무 정보 없이 무작정 봤다. 기대작이라기에 그냥 예매했다. 오픈 크레딧을 보니 길예르모 델 토로였다. 이렇게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보는 것도 오랜만인듯. 2. 이물과의 사랑이라는 익숙한 소재. 시간 순으로 진행되는 단순한 이야기 구조. 그러나 엮어낸 발상은 나름 참신하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동화같다. 미녀와 야수와 인어공주가 섞였는데 성 역할은 영 딴판이다. 3. 1940년대 미국. 농아 일라이자는 미항공우주국에서 일한다. ..청소부로. 그녀는 누구나 그러하듯이 규칙적으로 지루한 일상을 보낸다. 어느 날 일터에 특별한 실험체가 오고,

그녀는 자꾸만 관심이 가는데... 3. 미지근하지도 못한 맹물처럼 무료한 일상을 보내던 일라이자. 당연하지만 실험체로 인해 그녀의 삶은 변한다. 마치 달걀이 삶아지는 일과 같이. 끓어오르고 싶던 그녀의 삶에 느닷없이 들어온 '날것'은 더 이상 '날것'이 아니게 된다. 4. 그건 그녀와 그를 서로 바꿔도 마찬가지. 실험체로 인해 그녀도 더 이상 혼자 끓어오르거나, 미숙한 상태로 보존되지 않아도 된다.


제목을 상기해보면 또 다르다.

영화는 사랑이든 사람이든 물의 형태와 같다고 말하는 듯하다. 담기는 대로 그 모습 그대로인 물과 같으므로. 5. 영화에서는 상위권력, 혹은 그들의 신념에 의해 유린 당하는 객체들을 계속 보여준다. 주인공이 괴로워야 이야기가 진행될 테니까,

일라이자든, 실험체든 괴롭다. 주변인물들도 그렇다. 일라이자는 상관에게 성희롱을 당하고, 실험체는 그 상관이 갖는 우월감으로 인해 (인간이야말로 신과 유사하다는) 끔찍한 고문을 당하며 목숨이 위태롭다. 이런 시대착오적인 맹신이 설득력을 얻는 건 영화의 시대배경이 1940년대이기 때문일 테다. 5. 아니, 잘못 생각했다. 형태만 다를 뿐, 지금도 유효한 정서이므로 그럴 테다. 시대착오는 한편으로 바뀌어버린 시대에

남겨진 것이기도 하니까. 생각해보면, 그 모든 시류를 탈 정도의 훌륭한 '서퍼'들을 찾아보기란 어렵다. 시류를 잘 타면 어른이고 그러지 못하면 꼰대가 될 일. 서글프게도 나도 점점 그 갈림길에 다다름을 느낀다. 앞으로 나의 형태는 어떻게 될는지..

영상매체를 좋아하는 소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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