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글 안 쓴다..” “이런 글을 빙글에 남겨줘”

너의 아쉬움 가득한 소리에 쓰는 긴- 글.


이틀 전 만난 언니와 동생과 나누던 이야기 중 기억나는 말.

“기자가 되고 난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성격이 급해지고 여유가 없어졌어. 입은 짧아지고 어른들이나 높은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 능글맞아졌어.”

출근 길 갑자기 생각났다. 내 인생에 ‘여유’란 놈은 어딜 간 걸까.


출근하기 싫은 아침, 일어나서 ‘으악’소리와 함께 머리를 감으러 화장실로 들어가고, 비싸게 배운 화장은 대부분의 단계를 건너뛰고, 잡히는 옷을 입고, 1분이라도 마을버스를 빨리 타고 싶어 종종걸음. 만원 지하철로 풍덩 뛰어 들어가 ‘다행이다 빨리 탔어’라고 생각하는 자신이 그렇게 한심할 수가 없다. 지하철에서도 아침에 써야하는 조간신문을 찾아 읽고 와꾸(주제)를 잡고 생각한다. 그리고 환승. 밖으로 나와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로 향한다. 조금이라도 늦게 일어난 날은 아침커피를 생각할 수 없다. 물론 최근 긴축정책에 돌입한 나에게 3000원은 너무도 큰 사치지. 오늘은 커피 대신 6900원짜리 편의점 우산을 샀다. ‘결국 쓰는 건 매한가지네’라는 씁쓸한 생각도 잠시. 책상 앞에 앉아 모니터를 켜고 어제 닫지 않은 창들 위로 한글 창을 하나 더 켠다. 그리고 아침기사를 급하게 해치우기. 슬슬 사진을 찾고 제목을 정할 때가 되면 선배들 출근. 그렇게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기사를 제출하자마자 시작되는 데일리 회의. 들고 들어가는 수첩은 이미 너덜너덜하다. ‘이거 해보면 어떠니, 이거 디자인 작업 좀 해줘야겠다, 이번엔 이런 걸 시도해볼까 하는데..’라는 의견은 오롯이 막내인 나의 몫으로 돌아오기 때문. 잘 보이도록 빨간색, 파란색, 혹은 색연필으로 찍찍 그려놓은 메모를 보고 멋스럽다고 생각하면서. 회의가 끝나고 한숨을 돌릴 새도 없이 새로운 업무 새로운 기사 새로운 한글 창이 열린다. 취재 시작. 하려다보면 1시. 옷을 챙기며 ‘오늘 우리 뭐먹어’라는 질문에 답할 메뉴를 생각한다. 어제는 삼계탕이었으니 오늘은 국물 없는 걸로. 내가 먹고 싶은 걸 정하는 이런 선택권은 언제나 환영. 다시 자리에 앉으면 2시 혹은 2시 반. 적어도 5시까지는 기사를 적어내려 가야하니 그때부터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된다. 그날 답변을 받지 못한 것들은 내일로 패스. 이러니 하루가 짧게 느껴지지. 오늘같이 퇴근 이후 아이템을 찾아야하거나 발레를 가야하는 날이면 그 모든 것도 꽉 찬 스케줄로 느껴져 서글프다. 특히 몸이라도 아픈 날이면 모든 게 무기력해져서 침대에 눕고 과자나 뜯어먹고 싶은 마음 뿐.


그냥 1년이 훌쩍 흘러가 있으면 좋겠다. 그 사이 겪을 희로애락을 모두 포기해도 좋으니. 이런 무시무시한 생각을 하다보면 ‘나 왜 이러고 사냐’는 탄식이 푹푹. 카페에 멍하니 앉아 책을 읽다가 다이어리에 결심을 적거나 재정관리를 하는 걸 좋아했던 예전의 나는 사라졌다. 더 이상 과거랑 비교하기엔 지금 너무도 달라져 버린 생활이다. 그것도 4년 째. 여유를 찾는 건 일찌감치 포기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점점 흐릿해져 가는 건 정말 슬픈 일. 가끔 내 사랑이 일깨워주긴 하지만. “우리 옹동이 책 써야지”


심하게 우울한 하루. 생각. 문득 나만 보면 우울하고 슬프고 위로받으려하고 힘 빠지는 소리만 내뱉는 선배가 생각난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면 어떡하지. 너무 별론데 그건. 이런 것들은 입이나 표정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해. 다시금 마음을 꽉 동여맨다. 조금 천천히 하면 어때. 조급하지 말고 어차피 해야 할 것들이면 과정을 조금 더 즐겨보자고. 이게 그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신승리’. 내 인생의 찰나들을 우울감이라는 색으로 칠해버리는 멍청한 짓은 하지 말자고 스스로 같은 말을 몇 번이나 되뇌었다.


오늘 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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