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에서 비혼으로

지금은 익숙한 비혼이라는 단어가 처음에는 다소 낯설었습니다. 비혼이라는 말보다는 '지금은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결혼을 할 것'이라는 뜻의 '미혼'이 더 친숙했죠. 결혼은 그만큼 우리 삶에서 당연시되었던 단계였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습니다. 결혼을 안 하는 사람도 많고,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제 결혼을 전제조건으로 단, 미혼이라는 단어는 시대에 맞지 않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많은 분들이 깨닫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한다는 것,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 부모로 살아간다는 것, 아이가 커서 결혼을 하고 그 손주의 재롱을 보며 노후를 보낸다는 것. 어쩌면 삶의 공식처럼 내려왔던 것들이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생각은 변했는데 여전히 사회의 모습은 그렇지 않은 듯합니다. 비혼을 인정하거나 또 다른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배척하고, 틀렸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변한 것도 결국은 사회의 변화에 따른 것인데 말입니다.


어쩌면 사회는 비혼을 인정할 수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국가를 오랫동안 유지하려면 결혼이 필수이기 때문이죠.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출산이 필수인 것이죠. 인구의 유지는 결국 국가의 유지이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와 소비자 역할을 해 줄 사람이 있어야 하니까요.


지구상의 몇몇 나라처럼 혼인을 하지 않고 아이를 키워도 '사실상 혼인'으로 이를 인정해주면 되는데 그렇지 못한 나라가 넘쳐납니다. '결혼 - 출산 - 양육'이라고 하는 공식을 깨고 싶지 않은 듯합니다.


 동녘의 책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고요?!>는 비혼을 선언한 사람, 비혼을 고려하는 사람, 비혼은 생각하지도 않고 있는 사람 모두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여전히 강요되고 있는 결혼에 대해서 시원한 사이다를 들이켜는 듯한 짜릿함을 책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일본의 유명한 페미니스트의 글답게 분석적인 통계와 시대적인 변화에 대한 통찰이 돋보입니다.


  이 책의 가치는 그저 감정적인 측면에 맞춰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객관화할 수 있는 다양한 통계자료를 토대로 울분을 토해내고 있어서 설득력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고요?!>는 일본의 사회를 꼬집고 있지만 많은 부분이 그러하듯이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이 가능합니다. 이질감이 없다고나 할까요?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구요?!>의 저자이자 70세까지 비혼 중인 도쿄대 명예교수의 우에노 지즈코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의 증가는 사랑이 사라졌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단지 결혼이 사라질 뿐인 거죠. 하지만 사회는 결혼의 감소를 사랑과 낭만의 감소로 연결합니다. 비혼이 화두가 되면 그에 맞게 사회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적용시키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사회 특유의 보수성일까요? 아니면 기득권자들의 위기의식일까요?


  인간은 감정적 동물이고, 즉흥적 요소를 배제할 수 없지만 그래도 합리성은 가지고 있습니다. 비혼으로 살아가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고, 비혼을 선언하는 이유도 매우 다양합니다. 개인과 사회는 별개의 개념이 아닙니다. 개인이 모여서 사회가 이뤄지죠. 그 개인의 삶을 그냥 인정해주면 안 될까요? 동녘의 책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고요?!>는 결혼을 강요하고 정답으로 인식시키는 사람들에게 맞설 수 있는 단단함을 키워줄 것입니다. 아울러 비혼 내면에 숨어있던 불안감도 잦아들게 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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