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를 든 아가씨

https://www.ilpost.it/2018/07/06/incipit-la-ragazza-con-la-leica-janeczek/


"이 사진을 보기라도 하면, 그들로부터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행복해 보인다. 너무나 행복해 보인다. 그리고 그들은 영웅에 어울리듯 젊다.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아름다움을 부정할 수는 없으리라.


아니, 그들은 전혀 영웅처럼 보이지 않는다. 가까운 눈길로 이빨을 드러내는 웃음의 죄악때문에, 전혀 포토제닉하지 않지만, 그만큼 솔직담백하게 그들을 아름답게 해준 미소이다."


2018년 이탈리아 스트레가 상(Premio Strega, 참조 1, 참조 2)을 받은 Helena Janeczek(폴란드 출신의 이민자이다)의 소설, "라이카를 든 아가씨(La ragazza con la Leica)"의 첫 대목을 번역해봤다(이 기사에 나와 있다). 바로 이 사진(참조 3)을 묘사한 문장들이다.



자, 이 소설은 라이카를 들고 스페인 내전을 누볐던 (아마 공식적인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 게르다 타로(Gerda Taro)의 일대기를 르뽀와 증언, 소설을 짬뽕해서 쓴 "소설"이다. 아니 게르다 타로가 누구인가요?


이 답변은 간단하다. 앙드르 프리드만(참조 4), 더 유명한 이름은 로버트 카파의 연인이자 사진가이다.


물론 게르타 포오릴레(Gerta Pohorylle)의 인생은 간단하지도, 순탄하지도 않았다. 카파처럼 그녀 역시 독일에서 나치의 탄압을 받고 파리로 옮겨왔었다. 그때가 24살, 그녀는 파리에서 앙드르 프리드만을 만났고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는 그로부터 촬영에 대해 배웠다. 둘은 신문에 보도 사진을 팔았는데...


실제 이름과는 좀 다른 이름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좌우를 막론하고 잘 팔리려면(!) 역시 미국인 행세하는 편이 낫다고 봐서다. 그래서 프리드만은 로버트 카파로, 게르타 포오릴레는 게르다 타로(타로는 파리에서 활동하던 일본 예술가, 오카모토 타로에서 따왔다)로 바꾼다. 그리고는 계속 그 이름으로 활동, 둘은 내전이 일어난 스페인으로 건너간다.


스페인 내전에서 게르다 타로가 촬영한 사진은 (역시?) 매그넘에 정리되어 있다(참조 5). 카파는 주로 (직사각형 사진을 촬영하는) 라이카 카메라를, 타로는 주로 (정사각형 사진을 촬영하는) 롤라이 카메라를 들고 활동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제목은 라이카를 든 아가씨. 전형인가?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참조 6). 롤라이플렉스(Rolleiflex Old Standard Model 622+무코팅 카를 짜이스 예나 렌즈)를 사용해서 스페인 내전 사진을 촬영했지만, 라이카(처음에는 Leica II(Model D), 후에는 Leica III(Model F)) 카메라가 훨씬 작고, 가볍고, 민첩하게 촬영할 수 있어서였다. 롤라이가 보다 둔탁하고 느렸다. 게다가 라이카 쪽이 교환 가능한 렌즈가 훨씬 더 많았다. 참고로 로버트 카파가 사용한 카메라가 Leica III(Model F).


다시 소설 얘기로 돌아가자면, 게르다 타로는 1937년에 공화군쪽 탱크에 깔려(!) 사망한다. 끝까지 촬영을 고집하다가 당한 사례인데, 여기에 대한 음모론이 물론 존재한다(참조 7). 스페인 내전에서 소련이 딱히 공화군을 열렬히 돕지 않았던 탓이 있었다. 당시 소련은 스탈린의 일국사회주의였고, 스페인 좌파는 인터내셔널이었기 때문인데, 소련이 사주하여 (공화군 프로파간다의 중심인) 그녀를 죽였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다.


그녀의 유해는 파리로 이장됐고, 다른 이도 아닌 쟈코메티가 그녀의 묘에 새 조각을 하나 만들어준다(참조 8). 혁명은 실패했고, 전쟁도 패배(?)했지만 이야기는 남았고, 사진도 남았다. 그녀의 소설이 번역되기를 살짝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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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참고로 움베르토 에코가 1981년 장미의 이름으로 수상한바 있다. 현대 이탈리아 작가로 아마 제일 유명할(?) 엘레나 페란테는 아직 수상을 못...


2. Helena Janeczek e la storia di Gerda Taro, fotografa che creò il mito Capa(2018년 7월 16일): https://corrieredelveneto.corriere.it/veneto/cultura-tempo-libero/18_luglio_15/janeczek-storia-gerda-tarofotoreporter-che-creo-mito-capa-70f30d18-890d-11e8-9efd-5b42618f16a6.shtml?refresh_ce-cp


3. 작가의 트위터 인용(2017년 8월 18일): https://twitter.com/helenajaneczek/status/898265172824817664


4. 헝가리계이니까 성을 먼저 써서, 프리드먼 엔드레(Friedmann Endre)라고 불러야 하겠지만, 사실 로버트 카파의 주된 활동지는 프랑스였다. 앙드르 프리드만이라 적어도 된다고 본다.


5. Gerda Taro: http://pro.magnumphotos.com/C.aspx?VP3=SearchResult&VBID=2K1HZO47MX103K


6. GERDA TARO USED TWO DIFFERENT MODELS OF 35 MM LEICA CAMERAS WITH DIFFERENT LENSES BETWEEN MID FEBRUARY 1937 AND HER DEATH ON JULY 26 OF THAT YEAR(2011년 8월 21일): http://elrectanguloenlamano.blogspot.com/2011/08/gerda-taro-used-two-different-models-of.html


7. Accidental heroine(2008년 10월 9일): https://www.newstatesman.com/arts-and-culture/2008/10/gerda-taro-war-spain 그런데 이 기사에서 음모론을 제기한 가장 큰 인물은 다름 아닌 서독 총리를 지낸 빌리 브란트이다. 그는 당시 스페인 내전을 취재했고 타로의 친구이기도 했었다.


8. https://pro.magnumphotos.com/CS.aspx?VP3=SearchDetail&PN=14&IID=2S5RYDIYIYI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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