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사람 이야기 / 김설하

​두사람 이야기 / 김설하


그 여자는

머리를 자르고 싶었어

사각사각 머리카락 잘리는 소리가

귓전을 할퀴고 후드득 바닥에 떨어지면

우울이 슬픔을 부르고

슬픔이 눈물을 생성하는 일

그렇게 버릴 수 있거든


그에게 물어보지 않았는데

하는 생각이 퍼뜩 떠올랐지만

머리를 잘라야지 하고 나섰다가

저만치 가리개가 처진 미용실 문이 보이자

길바닥에 발이 저당 잡혀 꼼짝 안하는 거야


그가 머리를 왜 잘라 하는것 같아

기어이 돌아서는 걸음이 더 헐거워

부는 바람에 가슴속 참빗질하면

어느새 헝클어진 맘이 다소곳해져서

머리는 왜 잘라 하며 피식 웃지만

그래도 묻고 싶었어


나 머리 자를까

반쯤 접어서 올려 보이며 물었을 때

머리는 왜 잘라

지금이 예뻐 그랬는지 그냥 둬 그랬는지

자르면 이상해 그랬는지

슬몃 올렸던 팔을 내리며

웃는 백치의 여자


그 남자가

나 머리 잘랐는데 어때

라고 물었을 때

긴 머리가 더 좋아

곧바로 대답하는 내게 보내는 뜨악한 시선

많이 서운했던가봐

짧아진 머리가 익숙하지 않았을 뿐

변함없는 당신인걸


우리 처음 만났을 때처럼

똑 같은 모습

똑 같은 마음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사랑하고

오랫동안 그리워하며 살아갈 사람이야


당신은 특별히 세세하진 않아도

변함없이 내 마음 안에 있고

긴 세월 함께 할 사람이라서

언제나 그 자리에서 그 모습이었으면 해


나 머리 기를까

왜 기르고 싶은지 물었더니

그냥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다고 그랬는지

느낌을 바꿔보고 싶다고 그랬는지

가발을 쓸까 그랬는지

눈빛 마주치자

피식 웃는 싱거운 남자


사랑해

하늘만큼 땅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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