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년차 유부여자의 다툼이란,

연상 훈남과 작년에 결혼해 이제 맞벌이부부 1년차가 되어가는 20대의 나.

만난지는 1년 반, 아직도 서로를 몰라 다툴때가 많은데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나와 그가 한 지붕 한 공간 안에 '공존' 하려는 밑바탕(?)을 그리기 위해 당연한 과정이라 여긴다면 더 큰 싸움으로 번질 소지가 있고 서로 마음에 안드는 부분만 눈에 들어오는 삶이 계속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그래서 엄마가 결혼식날 편지 낭독때 서로 태교하는 마음으로 살아달라고 한건가 갸웃거리기도.


어제 저녁, 먼저 퇴근해서 연락 온 신랑에게 난 주말에 장 본 재료로 파스타를 만들어주겠다 했고 (하루에 한 끼 먹는 집밥인 저녁만큼은 꼭 해주려 노력하는편이다.) 신랑은 집 오는것도 힘들텐데 그냥 내가 반찬 대충 놓고 차릴까_라면서도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2년간 월급 빵빵히 받으며 즐겁게 다녔던 회사를 한순간만에 때려치고 나와서 새로운 일을 하겠다며 거리도 40분이나 더 멀고 연봉 400이나 깎으며 이직한 지금의 2주차 회사를 신랑은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격려 해주며 매일매일 나를 치켜올려주었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집까지 날아가 뽀뽀로 인사하며 파스타 삶을 물을 올렸을지도 모른다.


...근데 왠걸.

싸웠다.


아, 모르겠다. 진짜 미웠다.

지난번엔 외식하러 갔다가 두번이나 테이블 밑으로 내 발을 치고 밟아놓고 미안하다는 말은 1도 없이 다리가 길어서 그렇다는둥 농담으로 치부하려는 태도에 화가 나서 젓가락을 뙇!!! 내려놨었는데 이번엔 뭐가 문제였을까.


강아지들 패드를 그대로 둬서? 화장실 바닥을 닦지 않아서? 새로 산 파스타를 제일 높은 곳에 올려둬서? 유리병으로 된 올리브도 많았는데 굳이 한번으로는 안끝날 양의 캔으로 된 블랙올리브를 사놓고선 락앤락에 담지 않아서?


좋은 마음으로 파스타 만들기를 시작했지만 다진 마늘을 버터에 볶다가 난 짜증이 풀리지않아 플레이팅 다 된 접시를 큰 소리나게 놓고 잔소리를 시작했다.


화장실 바닥에 배변해놓은거 치우랬잖아.

나 집 와서 화장실 안갔어. 노트북 켜놓고 일했는데.

그럼 눈에 보이는 패드는 왜 안치운건데. 한번 쓰면 바로바로 치우기로 했잖아.

일하느라 못봤다고.


계속 된 변명에 화 폭팔.


본인이 캔으로 된 올리브를 샀으면 최소한 포장된거 뜯어놓기라도 하던가. 나 파스타 만들동안 어제 장보면서 샀던 베이크도 오븐에 좀 돌려놓고. 아니, 냉장고에서 꺼내주기라도 하던가.

하다못해 포크라도 놔주면 안되는거야?


신랑도 나름의 이유를 대며 반박하긴 했지만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은채 이유가 먼저라면 그건 변명밖에 될 수 없다는 내 의견을 핑계로 난 계속해서 화를 냈다.


...사실 내가 급하다던 빨래는 이미 다 널어져 있었는데. 늘 머리카락 가득하던 작은방 바닥도 깨끗했는데. 소파에 노트북이랑 각종 서류들도 막 흩어져 있었는데...


꼭 저렇게 묵묵히 집안일 혼자 다 해버려서 괜히 내가 다 미안해진다.

화도 못내게 만드는 평화주의자같으니라고!!!!!!!!

여러모로 짜증나 정말 ㅠㅠㅠ


만난지 한달 반만에 둘이서 용감히 식장을 잡았던 커플. 많은 사람들의 놀라움과 염려를 받으며 반년만에 결혼식을 올린 후 현재 꽃다발을 과자처럼 사오는 로맨티스트 신랑과 1년째 투닥중인 나 28유부는 오늘 저녁메뉴나 생각해놓으련다...


닭볶음탕...?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