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 김수영

여름밤 / 김수영


지상의 소음이 번성하는 날은

하늘의 소음도 번쩍인다

여름은 이래서 좋고 여름밤은

이래서 더욱 좋다


소음에 시달린 마당 한구석에

철 늦게 핀 여름 장미의 흰구름

소나기가 지나고 바람이 불 듯

하더니 또 안 불고

소음은 더욱 번성해진다


사람이 사람을 아끼는 날

소음이 더욱 번성하다 남은 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던 날

소음이 더욱 번성하기 전 날

우리는 언제나 소음의 2층


땅의 2층이 하늘인 것처럼

이렇게 인정(人情)의 하늘이 가까워진

일이 없다 남을 불쌍히 생각함은

나를 불쌍히 생각함이라

나와 또 나의 아들까지도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다 남은 날

땅에만 소음이 있는 줄만 알았더니

하늘에도 천둥이, 우리의 귀가

들을 수 없는 더 큰 천둥이 있는 줄

알았다 그것이 먼저 있는 줄 알았다


지상의 소음이 번성하는 날은

하늘의 천둥이 번쩍인다

여름밤은 깊을수록

이래서 좋아진다

사랑과연애 ・ 순수예술 ・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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