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의 주모와 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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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참조 1)의 일반적인 모습을 보면 특징이 있다. 길고 뾰족한 모자와 빗자루, 그리고 검은 고양이다. 물론 뭔가를 열심히 끓이는 커다란 냄비도 있어야 하겠지만, 도대체 어째서 이런 스테레오타입이 생겼을까?


그 해답은 주모(alewife)에 있을지 모르겠다. 단어에서 보듯이 에일+와이프이다. 즉, 에일을 만드는 부인들이라는 의미인데, 이 기사의 헤드에 있는 그림을 보시면 알 수 있다. 뾰족 모자를 쓴 당시 유명했던 주모(참조 2)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마녀는 왜 주모의 모습을...?


맥주 양조는 생각보다 오래됐다. 크리스티앙 자크의 소설 “람세스” 시리즈를 보셔도 아실 텐데, 실제 맥주는 이집트보다도 더 오래 전, 메소포타미아에서도 발견된다. 수메르의 여신들 중에 맥주의 여신 Ninkasi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고대 이집트에서도 역시 맥주의 여신인 Tenenet로 연결된다. 남신이 아니고 여신임에 주의. 이집트 상형문자판에서도 짤방으로 맥주를 따라 마시는 여자들 모습이 보인다.


이는 중근동만이 아니라 북유럽도 마찬가지. 발트와 슬라브족 신화에도 Raugutiene라는 맥주의 여신이 있다고 한다. 핀란드에서는 Kalevatar라는 여인이 곰의 침과 꿀을 섞어서 맥주를 양조했다는 전설이 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현대 사회를 빼면 대체로 집안 일은 여자들이 담당했으니, 여자들이 술을 제조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도시의 물은 별로 위생적이지가 않기 때문에 맥주 제조는 필수였다. (이는 수도원의 맥주 제조로 이어진다. 참조 3)


당연히 이 기사는 영어이므로 영국 사례만 나오는데(참조 4), 1500년 전까지는 영국 가정 내 거의 모든 여자들이 맥주 양조법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에일을 만드는 부인이라는 단어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점차 노하우가 생기고 이웃과 같이 만들고 하면서 잉여(!) 맥주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걸 팔아보자!


바로 주막의 탄생이다. 주모들은 “마케팅”을 위해서 뾰족한 모자를 썼다. 대체로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키가 작으니 거리에서나, 혹은 술집에서나 누구에게 주문해야 할지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게다가 주막임을 알리기 위해 이들은 문 앞에다가 맥주 만들 때 휘젓는 빗자루 비슷한 막대기를 걸어 놓았다.


당연히 고양이는 필수다. 귀중한 곡물을 쥐에게 빼앗기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그림이 완성되지 않나?


일단 교회부터 이들을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참조 5). 주막에서 술만 파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you know). 맥주에 물을 많이 섞는다든지, 양을 속인다든지 하는 비난도 쇄도한다. 게다가 순진한(?) 남자들을 음주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자들이 주모들이었다. 이들을 이미지로 한 마녀 재판으로 이어지는 것도 자연스럽다.


게다가 흑사병 이후로(참조 4) 영국도 에일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산업화가 이뤄진다. 주막은 물론이거니와 산업 혁명 이후 맥주 회사를 세우는 사람들은 대체로 아재들이었다. 당연히 하이네켄 광고(참조 6)가 남자를 위주로 편성된 것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현대는 맥주 하면 아무래도 남자들이 엮여 있는데... 이렇게 된 건 대략 150년 정도 뿐이다. 이전의 맥주는 주로 여자들의 세상이었다. 여자들이 술 잘 마시는 것도 다 이런 역사적인 맥락이 있다는 주말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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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씐나는 마녀 생활(2017년 5월 13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10155205402364831


2. Mother Louise 혹은 Louse(기사에는 안 나온다)라고 불리운 유명한 주모다. 1650년도 그림이며, 영국 요크대학교의 논문에 언급이 되어 있다. http://etheses.whiterose.ac.uk/9864/1/423697_vol1.pdf


3. 독일의 수도원 맥주(2016년 3월 19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10153951403884831


4. 유럽 대륙 국가들의 경우도 여자들이 주로 맥주를 만들기는 했는데, 이게 맥주 길드가 생기면서 점차 여자들이 뒤로 빠지게 된다. +마녀 열풍으로 더더욱이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대륙의 경우 흑사병이 퍼지면서 맥주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위생 때문이었는데,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맥주 생산 및 판매의 대형화로 이어지고 이는 길드의 탄생이라는 결과를 만든다. 즉, 바깥 일을 하는 남자들이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5.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역사학과 교수, Judith M. Bennett 의 책, “Ale, Beer, and Brewsters in England: Women's Work in a Changing World, 1300-1600”에 묘사되어 있다.


6. https://youtu.be/S1ZZreXEq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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