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앞이 보이지 않는다면 늘 어둠 속에서 살겠지.
일상처럼 받아들이던 아침의 햇살도
여기저기 돋아난 이름 모를 꽃들도
시끌벅적한 번화가의 어지러운 풍경도
까만밤을 밝히는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불빛도
은은하게 채워진 고즈넉한 밤하늘 보름달도
늘 곁을 지켜주던 사랑하는 사람들도
한 순간에 잃어버리겠지. 고통스런 상실감.
기억들에 의존해서 어렴풋이 떠올리던 것들도
결국 시간 속에서 무뎌지고 희미해지겠지.
삶이 다할 때 내 주마등에는 어떤 장면이 떠오를까.
과연 스쳐지나갈 장면이 있긴 할까.
부디 마지막 순간까지 암흑으로 물들긴 싫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