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과 나 2

"놀라셨다면 미안한데. 너무 씨끄러워서 제가 정리를 할수가 없네요."

그 회색정장이 그러는거지.


나는 너무 놀래서 가슴이 내려 앉았는데 여기는 회사고 생각해보면 누가 있나없나 확인 못한 나도 잘못이지만 내가 분명 다 둘러봤는데.


미안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짜증도 났었어.


그리고 아무리 내가 노래를 막 불렀다고 해도 저렇게 무안주면서 표정없이 말하기 있어?

후..

일단 나는 사회초년생이고 수습기간이니까 일이 커지면 안될것같아서 사과하려고 말하는데


"죄송합니다. 계신지 몰랐어요. 제가 분명 아까 봤을" "네. 수고하세요." 라고 가방을 들고 나가버리는거여!! 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

내가 진짜..수습기간이라서 참는다!! 라고 생각하고 다시 앉아서 일을 시작했지.

근데 시간이 갈수록 부끄럽고 민망해서 ㅋㅋㅋ 일을 하는데 자꾸 한숨이 나오는거야.


헛. 헛 이러면서 혼자 실실 쪼개다가 창피해서 발을 막 구르다가 그렇게 20분이면 끝날일이

1시간이 걸리고 끝났지..


그리고 다음날.

출근을 했는데 그 사선에 그 회색정장이 앉아있는거야.

못본척하고 그냥 지나가고 다른 선임들과 팀원들께 인사드렸지.


오전 팀세션에서 팀장님이 그 회색정장이 임금님이고 제주도 출장갔다가 복귀했다고

인사시켜주는데 어제 내가 한 행동이 실수같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땅만보고 인사했지.

잘부탁한다고 중저음 목소리로 말하는데 어제의 어..가 생각나서 혼자 히죽거렸어..


재밌더라고..,,, 저 목소리가 어제는 어찌나 무섭던지 웃기고 재밌고.

그렇게 임금님이랑은 인사만 하고 거의 6개월동안은 인사만 하는 사이였어.

나 정직원됐을때 팀회식을 했는데 우리팀은 술회식이 아니라 문화회식을 하는 편이라서

거의 친한사람들하고만 대화하는 타입이야.


그래서 인사할 일도 없었고 친하지도 못했어. 점심도 먹는 무리가 다르고 임금님은 외근이 잦아서 친해질일이 없었지.


한번은 엘리베이터를 둘이 타게됐는데 7층까지 서로 말한마디 없이 왔다니까?

나는 핸드폰만보고 내릴때 나 먼저 내리라고 어색하게 쳐다보면서 손짓하는데 그때 경보로 걸어갔던듯.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흐르고 워크샵이 다가왔지.

사내 워크샵이라 팀별로 피티도 하고 회의도 하고 아침에 구보도 하고? 저녁에는 고기를 구워먹었어.

그때 회사에서 두번째 술을 먹었지. 참고로 나는 술이 정말 세.

소주 3병은 거뜬히 먹을수 있거든.


하여튼 워크샵에서 팀별로 발표준비를 할때 나는 거의 작은 일만하고 선임들이 자료를 만들고 했는데 발표를 임금님이 맡았어.


목소리가 가장 좋은 것도 있지만 사람들이 뭘 시키면 거 네. 하며 하는 타입이더라고.


준비를 다 마치고

호텔에 마련된 회의실? 중회의실? 같은 곳에서 피티를 하는데..마이크를 타고 목소리가 울리는데 진짜 좋은거야. 낮은 톤이고 안정감 있는데 웅얼거리지도 않고 발음도 좋더라고.

피부도 좀 흰편인지 파란색 후드티도 잘 어울리고. 목에 단 사원증도 잘어울리고 응?

오~괜찮다. 싶었던거지.


피티를 하면서 여기저기 시선을 두는데 내쪽에 시선을 두는데 좀 심장이 쿵! 하길래


아. 나 금사빠는 아닌데 관심이 가더라고.

그렇게 오후 내내 각 팀의 피티를 다 듣고 메모도 하고 (팀별의 가능성등등을 적는 레포트 같은게 있었음.)


자료를 제출해야했는데 무기명으로 내는거라 나는 거기 이렇게 썼지. 3팀 임금님. 목소리가 정말 좋아서 귀에 쏙쏙 들어와서 더 집중이 잘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일정이 끝나고 저녁은 호텔뒤편에서 바베큐를 해먹었어.


나는 막내라서 접시랑 젓가락같은거 옮기고 술도 옮기고 바빴어.

선임들이 피티준비하느라 바빴으니 나는 이런거라도 꼭 해야지 싶어서 더 열심히 했고.


나는 사실 첫째라서 이렇게 챙기는 걸 잘해. (시키는것도 잘하고 ㅋㅋ)

물품을 나르다가 아르바이트시절이 떠올라서 손가락 사이사이에 소주를 세병끼우고 반대편에도 맥주를 세병끼우고 왔지.


오오씨~일 잘하는데~이런소리 들으면 쑥스러운 척도 좀 해주고 ㅋㅋ


그렇게 나름 열심히 하는 와중

소주병이 미끄러지면서 팍!! 하고 깨져버렸어.

내 신발바로 옆에서 깨져서 내 발에 소주도 튀고 유리조각도 튀고 그랬어.

순간 시선집중을 받았고 얼굴이 씨뻘개져서 어! 이러고 서있고


주변에서 사람들이 휴지어딨어! 휴지!! 봉지가지고와 봉지! 이라고 진짜 민폐녀가 된 기분이었어!!!!!!! 정말..부끄.. (이렇게 잘 창피해하지 않는 편인데 글을 쓰다보니 툭하면 창피해하네 허허허허허)


그때 임금님이 와서 내 손에서 술을 받아서 다른팀 테이블 위에 두고 자기 후드티 팔쪽에 손을 집어넣더니 후드 면으로 내 발쪽을 턱턱 털어주는거야.

https://freesta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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