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협상에서 메이의 강점

https://www.thetimes.co.uk/article/even-now-may-holds-five-key-brexit-cards-2ftng8kdk#_=_


공식 명칭은 벨파스트 협정(Belfast Agreement, 1998)이지만, 왠지 어감때문에 성금요일 협정(Good Friday Agreement 혹은 GFA)으로 더 잘 알려진 북아일랜드 내란(...) 종식 협정이 있다. 영국과 아일랜드, 그리고 북아일랜드 내 정파들이 모여서 이제는 평화롭게 지내자, 국경 없이(!?) 지내자는 내용이다.


여기서 협상 주역은 중재자로서 토니 블레어가 있겠고, 가톨릭 쪽의 Gerry Adams, 개신교 측의 Ian Paisley(그의 경우는 얼스터-장로교)가 있었는데, 여기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협상 기간은 10여년이었고 마지막 협정 체결 자리를 놓고, 10년간에 걸친 협정이 깨질 위기가 닥쳤다.


개신교측 : 마주보고 앉아야 함(그래야 여전히 경쟁자로 보임).


천주교측 : 나란히 앉아야 함(그래야 대등하게 보임).


양측은 고집을 부렸다. 어떻게 해야 협상을 살릴 수 있을까? 영국 정부는 기똥찬 아이디어를 하나 내는데... 마름모꼴 탁상을 준비한 것이다. 그러면 옆에 앉았으면서 마주볼 수 있었다(참조 1).


----------


즉, 상황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해결책이 나온다는 결론이다. 달리 말하자면, 터리사 메이 총리가 가진 현재의 숱한 약점이, 관점을 달리 해서 보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저자는 다섯 가지로 나눠서 풀이했다.


1. 브렉시터들은 그녀를 제거할 수 없다.


거의 매일 논란이 터지고 있는 메이를 제거하려면 1922 위원회(참조 2)부터 발동을 넣어야 할 텐데, 이제까지 왜 발동이 안 걸렸을까? 자기들 스스로 표가 부족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2. 메이를 제거한 들 달라질 건 없다.


메이를 제거하면 갑자기 EU가 영국과 협상하려들까? 그래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하드 브렉시터들의 국회에서 갑자기 다수를 점유할 수 있다는 말인가? 메이의 협상 계획을 그들이 좌초시킬 수는 있어도, 그녀 자체를 좌초시켜봤자 달라질 게 없다는 사실을 그들도 알고 있다.


3. 협상이 없으면 브렉시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 총선에서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 한 덕택에(?) 메이가 가진 무기다. 게다가 강경파들이 계속 혼란을 부추기고 있으므로, 딜이 없을 경우에는 두 번째 국민투표나 총선으로 갈 수밖에 없고, 거기서 브렉시터들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진다.


마이클 고브가 데이비드 데이비스 혹은 보리스 존슨과 행동을 같이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4. 노동당의 딜레마


노동당은 브렉시트 투표 때부터 뜨뜻미지근했고 조기 총선을 위해 메이 협상안을 부결시키려 할 것이다. 보수당 하드 브렉시터들과 노동당히 뜻을 합세하여 두 번째 국민투표를? 혼란은 사다리...라는 의견이라면야 찬성이겠지만 말이다.


5. EU의 딜레마


아일랜드가 그리 중요하지 않으면 아일랜드 국경 협상은 EU가 타협안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아일랜드가 그리 중요하다면, 그렇기 때문에 EU는 타협안을 내야 한다. 꼭 그래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말이다.


----------


어떠신가? 메이가 이 칼럼을 읽으면 좀 힘이 날까? 물론 저자의 논리에 약점이 없지 않다. 위에서 말했지만 위 다섯 가지 포인트는 메이의 약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메이가 가진 국내적 약점은 곧 영국 협상력의 약점이고, EU는 아일랜드에 대해 영국보다 잃을 것이 더 적다(GFA를 체결한 건 영국이지, EU가 아니다. 브렉시트라는 혼란을 스스로 만든 것 또한 영국이지 EU가 아니다).


게다가 메이의 계획에 반대표를 던진다고 하여 자동적으로 국민투표나 총선이 trigger되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절대과반수 이상(참조 3) 의원들의 지지가 필요한 일이다. 다만 아일랜드 백스톱이 EU로서 딜레마인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종료시점을 정하지 않음으로써, 협상이 안 끝날 경우 종료가 안 된다 함은 하드 브렉시터와 EU 모두를 곤란하게 하기 때문이다(참조 4). 남는 건 역시 댄스.


Dance, Theresa, dance!


----------


참조


1. 저자에 따르면 Negotiating the Impossible: How to Break Deadlocks and Resolve Ugly Conflicts (without Money or Muscle)이라는 책에 해당 내용이 나와 있다: https://www.amazon.com/dp/B01COQ0IXQ/ref=cm_sw_r_tw_dp_U_x_-uSXBb91FD3R2


2. 메이에게 남은 열흘(2017년 6월 18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10155322543844831


3. Fixed-term Parliaments Act 2011에 따라 절대과반수, 즉 재적 2/3 이상의 지지가 필요하다.


4. 좀 설명이 필요해서 주석으로 쓴다. 하드 브렉시터들은 "기한 없는" 백스톱이 EU에게 협상을 안 끝낼 근거를 마련해준다고 본다. 질질 끌 것이라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EU 입장에서는 "기한 없는" 백스톱은 단일시장에 뒷구멍을 계속 남겨둔다는 의미다. 즉, 아일랜드 백스톱에서 나오는 "정해진 기간이 없음"은 메이의 상당히 영리한 전술이다.

Follow
4.7 Star App Store Review!
Cpl.dev***uke
The Communities are great you rarely see anyone get in to an argument :)
king***ing
Love Love LOVE
Download

Select Collections